도둑맞은 편지

Poe, Edgar Allan  

 

    지혜로운 자에게는, 너무 영리한 것처럼 해로운 것은 없다.
                                                                            ――소네카――

   18xx년 가을, 바람이 세차게 부는 어느 날 저녁 날이 저물어 어둠이 깃든 후에, 나는 파리의 교외 생·제르망의 뒤노街 34번지 3층에 살고 있던 친구 C·오규스트·듀팡의 조그마한 새재에서, 그와 함께 명상도 하고 해포석(海泡石)파이프로 담배를 피우는 두 가지 재미를 보고 있었다. 우리는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침묵에 잠겨 있었다. 우리 두 사람은 얼핏 보기에 방안 공기를 짓누를 듯한 연기의 소용돌이 속에 정신이 팔린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것은 모르그街의 사건과 마리·로오제의 살해사건 뒤에 엉킨 비밀이었다. 그러므로 방문이 활짝 열리고 우리가 잘 아는 파리의 경찰국장인 G씨가 들어왔을 때 나는 어떤 우연의 일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를 반가히 맞아들였다. 그에게는 멸시할 점도 있었지만 한편 재미있는 점도 있었다. 게다가 우리는 그를 몇 해만에 만나는 것이다.
   우리는 어둠 속에 앉아 있었으므로 듀팡이 남포 등에 불을 켜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G씨가 하는 말이 말이 매우 골치아픈 용무를 우리와 의논하려고, 아니 우리의 의견을 물으러 왔다고 하였으므로, 듀팡은 불을 켜지 않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만일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면 어두운제서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듀팡은 남포 심지에 불을 붙이지를 중지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또 당신의 그 묘한  버릇이 나놨군요.」
하고 경찰국장은 말하였다. 그는 무엇이든지 알 수 없는 것은 모두 <묘하다>고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묘한 것 투성이 속에서 사는 사람이었다.
  「그럼요.」
   듀팡은 그에게 담배를 권하고 의자를 내어밀었다.
  「그런데 그 골치아픈 사건이란 무엇입니까?」
하고 내가 물었다.
  「설마 또  살인사건은 아니겠지요?」
  「아닙니다. 이번엔 성질이 좀 다르지요. 실은 매우 간단한 사건이므로 우리까리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사건이 너무 묘하므로 듀팡씨도 그 사건의 내막을 듣고 싶으실 거예요.」
  「간단하고도 묘하다!」
하고 듀팡은 말하였다.
  「네 그래요. 그렇지만 또 반드시 그렇다고만 볼 수는 없지요. 사건이 실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알쏭달쏭하기 때문에 골치아프단 말씀예요.」
  「그러면 사건이 너무 간단한 것이 오히려 당신들을 괴롭히고 있군요.」

하고 나의 친구가 말하였다.
  「천만에!」
   경찰국장은 껄껄대며 즐거운 듯이 대답하였다.
  「그 괴상한 점이 너무 명백한 모양이군요.」
하고 듀팡이 말하였다.
  「이봐요!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어쨌든 지나치게 자명(自明)하단 말이죠?」
  「하, 하, 하……듀팡씨에게 절리면 꼼짝 못하겠는 걸.」
   경찰국장은 재미있다는 듯이 크게 웃어대었다.
  「대관절 무슨 사건입니까?」

하고 이번에는 내가 불었다.
  「그럼 말씀드리죠.」
   경찰국장은 생각에 잠겨 담배를 오래 빨더니 의자에 편히 앉아 대답하였다.
  「간단히 이야기하지요. 미리 말할 것은 이 사건은 비밀을 지켜야 해요. 만일 내가 누구에게 이야기했다는 것이 알려지는 날에는, 내 모가지가 달아날 거요.」
  「어서 애기해 보시죠.」

하고 내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시든지……」
   이건 듀팡의 말이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어요. 나는 어느 고귀한 분으로부터, 궁정(宮廷)에서 매우 소중한 서류가 없어졌다는 비밀정보를 받았어요. 훔친 사람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있지요. 이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훔친 걸 보았으니까요. 그리고 그 서류가 아직도 그의 손에 있다는 것까지 알고 있어요.」
  「그것을 어떻게 압니까?」

   듀팡이 물었다.
  「그 서류의 성질이나, 또 그녀석의 손에서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면, 다시 말해서 그가 이용하려 마음먹었던 대로 했을 때, 금새 나타날 어떤 결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분명히 할 수 있는 겁니다.」
  「무슨 말씀인지 얼른 알아듣기가 어렵군요. 좀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나는 또 말참견을 하였다.
  「그러면 그 문서가, 그것을 자긴 사람에게 어느 방면에서 어떤 권세를 부린다는 것 까지만 얘기하지요. 그 작용은 그 방면에서 매우 소중한 겁니다.」

   국장은 외교 용어를 쓰기를 좋아하였다.
  「난 아직도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걸.」
   듀팡이 말하였다.
  「아직도 모르겠어요?」
하고 국장이 말하였다.
  「이 문서의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만일 그들이 제3자에게 내 보이면, 그 고귀한 분의 명예가 훼손됩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그 문서를 가진 사람이 그 고귀한 분에게 큰 권세를 부리게 되고, 따라서 고귀한 분의 명예와 평화가 크게 위협을 받게 됩니다.」
  「그 힘이란 것은」하고 나는 말하였다.
  「그 서류를 잃어 버린 사람이 훔친 녀석을 알고 있다는 것을, 또 그 훔친 녀석이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감히……」
  「그 녀석은」하고 국장은 말을 있었다.
  「D장관입니다. 그는 남자로서 할 짓 못할 짓을 가리지 않고 다 하는 사람입니다. 훔친 솜씨는 교모하다기 보다 대담해요. 문서란 곧 편지인데, 도둑맞은 분이 혼자 궁정에 있을 때에 당한 것입니다. 그 편지를 읽고 있는데 마침 그 편지를 보여서는 안 될 어떤 다른 고귀한 분이 들어와서 그만 읽기를 중단해 버렸어요. 그래 다급히 서랍속에 넣으려다가 실패하자 편지를 편채 책상 위에 놓았어요. 그러나 수신인의 이름이 위에 있고, 내용은 보이지 않았으므로, 편지 내용은 눈에 뜨이지 않았어요. 이때 마침 D장관이 들어왔어요. 그의 괭이 같은 눈은 재빨리 그 편지에서 수신인의 이름을 보고 또 그 수신인이 놀란 안색으로 보아 거기에 무슨 비밀이 있다는 것을 곧 알아차렸어요. 그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사무를 빨리 끝내고 문제의 편지와 비슷한 편지를 꺼내어 읽는 체 하다가 먼저 편지 바로 옆에 그 편지를 놓았어요. 그리고는 다시 15분 쯤 공무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이윽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에서 자기에게 관계 없는 편지를 집어 들었어요. 그 편지의 수신인도 그것을 보았지만 바로 옆에 제 3자가 서 있으므로 차마 말할 수 없었어요. 장관은 쓸모없는 자기 편지를 책상위에 남겨놓고 급히 방에서 밖으로 나갔어요.」
  「그럼 인제……」
하고 듀팡이 나한테 말하였다.
  「자네가 묻던 그 권세를 부리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이 모두 나왔네 그려. 도둑맞은 분이 훔친 녀석을 알고 있는 줄을 그훔 녀석이 또 알고 있으니 말일세.」
  「그렇지요. 이렇게 해서 손에 넣은 권세는 몇 달 동안은 매우 위험할 정도로 어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해 왔습죠. 도난을 당한 분은 어덯게 해서든지 그 편지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공공연하게 찾을 수는 없고 헤서 실망에 빠진 끝에 결국은 나한테 모든 걸 맡겼어요.」
  「당신보다 더 현명한 일꿈은 바랄 수도 없고, 생각나지도 않았을 테지요.」
   듀팡은 담배 연기가 자욱한 방에 앉아서 달하였다.
  「너무 비행긴 태우지 말아요. 하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구장 말씀처럼 그 편지가 장관의 손에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할 테지요. 편지를 이용하면 세력은 없어지니까요.」
   하고 내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구장이 동의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생각으로 일을 추진해 왔어요. 우선 제일 큰 관심거리는 장관의 집을 철저히 수색하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장관 몰래 해야 하는 겁니다. 이것이 큰 골치거리였지요. 우리의 계획을 그가 눈치재면 재미 없을테니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런 수색쯤이야 국장님으로서는 식은 죽 먹길테지요. 파리 경찰은 이런 일에 대하여는 겸험이 많지 안아요?」
하고 내가 말하였다.
  「그야 그렇죠. 그러므로 나는 실망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장관은 이런 일을 하기에 편리한 습성을 갖고 있었어요. 장관은 언제나 집을 비워두거든요. 또 하인도 몇 사람 안되는 데다 주인 방에서 떨어진 곳에 거처하고 있었어요. 거의가 나폴리 사람들로, 웬만큼 술을 먹이면 곧 녹아떨어지더군요. 나는 파리에서는 뉘집 어떤 방이나 어떤 서랍이든지 열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어요. 석달 동안에 하룻밤도 내가 D 장관 집을 수색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내 체면에 관계되는 문제니까요. 그리고 이것은 극비이지만 보수도 엄청나요. 그러나 훔친 자가 나보다 훨씬 단수가 높다는 것을 알고 나는 그만 수색을 단념했어요. 편지가 숨겨 있을 듯한 곳은 샅샅이 뒤져보았어요.」
   「그러나 이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하고 내가 암시해 주었다.
   「그 편지가 아직도 장관의 손에 있다고 하더라도 집밖에 감춰 두었는지 알 수 없지 않아요?」
   「그건 안될 말이야.」듀팡이 입을 열었다.
   「궁중의 특수 사정이라든가 특히 D장관이 관련되어 있는 음모의 규묘로 보아, 편지를 당장에 이용해야 한다는 것, 즉 편지를 당장에 꺼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편지를 갖고 있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거든.」
   「당장에 내 놓을 수 있게 되다니?」
하고 나는 물었다.
   「다시 말하면 곧 찢어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거야.」
   「그렇다면 편지는 분명히 집안에 있겠군요. 대신 장관이 갖고 다닐테지요.」
   「그래요. 도둑인 체하고 두 번이나 그를 지키고 있다가 그의 몸을 뒤져 보았지요.」
하고 국장이 말하였다.
   「귀찮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하며 듀팡이 대답히였다.
   「장관도 바보는 아닐테지.  그것쯤이야 각오하고 있었겠지요.」
   「그야 바보가 아니지요. 그렇지만 장관은 시인이랍니다. 나는 시인을 바보의 이웃 사촌으로 간주해요.」
하고 구장이 대답하였다.
  「옳은 말예요. 나는 전에 엉터리 시를 써본 일이 있어요.」
   듀팡은 해포석 파이프를 길게 사려 깊이 한모금 빨아들이고 말하였다.
  「수색의 내막을 좀더 자세히 말씀헤 주실 수 없어요?」
하고 나는 구장에게 말하였다.
  「사실은 이래요. 나는 이런 일에 대하여는 경험이 많으므로 시간을 많이 들여 구석구석 낱낱이 찾아보았어요. 방 하나를 조사하는 데 이렛밤이나 걸렸지요. 이렇게 해서 방 하나하나 차례대로 집안을 전부 수색했어요. 우선 방마다 가구를 조사하고 서랍을 다 열어보았지요. 능숙한 경찰관에게는 비밀서랍이란 있을 수 없어요. 바보가 아닌 한 이러한 종류의 수색에 우리 눈을 속일 수 있는 비밀서랍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요. 일은 간단해요. 모든 서랍에는 일정한 용적의 부피가 있어요. 그리고 우리에게는 정확한 자가 있으므로 1라인(1인치의 10분의 1)의 50분의 1도 속일 수 없지요. 서랍 다음에는 의자를 조사했지요. 또 쿳숀 같은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그 가늘고 긴 바늘로 찔러 보았어요. 그리고 테이블은 그 위 판대기까지 뜯어 보구요.」
  「그건 왜요?」
  「테이블 위의 판대기나 다른 세간의 뚜껑을 뜯어 물건을 감추는 예가 흔히 있으니까요. 다리에 구멍을 뚫고 물건을 그 속에 넣은 후에 위 판대기를 다시 덮어요. 침대 판대기 위아래가 이렇게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요.」
  「그렇지만 구멍 같은 건 두들겨 보면 알 수 있지 않아요?」
하고 내가 물었다.
  「천만에요. 물건을 넣고 그 주위에 솜 같은 것을 잔뜩 틀어박으면 그만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는 소리를 내지 않고 일을 해야 해요.」
  「그렇지만 지금 말씀한 그런 식으로 감췄을 듯한 가구를 전부 뜯거나 조각을 낼 수야 없지 않아요. 편지 한 장쯤이야 얼마나 되겠어요. 똘똘 말면 크기가 큰 바늘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그렇다면 의자의 가로 막대기에 낄 수도 있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의자를 모조리 뜯어 볼 수는 없겠지요.」
  「그야 그렇지요. 그러나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조사했어요. 의자의 모든 가로 막대기와 가구의 틈바구니를 정밀한 현미경으로 조사했지요. 그래에 뜯어본 듯한 흔적만 있으면 눈에 띄게 마련입니다. 톱밥 하나가 사과만하게 보이니까요. 아교로 붙인 것이 약간 떨어져 있다든가 틈새가 좀 이상하게 뒤틀려 있기만 하면 대뜸 발각되지요.」
  「거울도 살펴 보셨겠지요? 유리와 판자 사이 말예요. 그리고 침대와 침구, 커어튼과 양탄자도 조사해 보셨겠지요?」
  「그야 물론이지요. 이렇게 하여 가구를 철저히 조사하고 나서 집 자체를 조사하기 시작했지요. 집 외부를 여러 구분으로 나누어 일일이 번호를 붙여 가지고, 그 집과 옆에 붙은 두 집을 포함해서 앞서 말한 현비경으로 세밀히 조사 했어요.」
  「옆에 붙은 두 집까지두요?」
하고 나는 소리쳤다.
  「거 참 굉장한 일이었겠군요.」
  「그럼요. 그렇지만 보수가 많으니까요.」
  「집 언저리의 뜰안도 살펴보았어요?」
  「마당에는 모두 벽돌이 깔려 있었어요. 그래서 힘이 덜 들었지요. 벽돌 틈의 이끼를 조사해 보았더니 별로 수상한 곳은 눈에 뜨이지 않았어요.」
  「물론 D장관의 서류와 서재의 책들도 조사해 보았겠지요?」
  「그럼요. 모든 꾸러미를 펼쳐 보았어요. 책도 단지 보통 경관들이 하듯이 그냥 흔들어 보지 않고, 책마다 한 장 한 장 씩 넘겨 보았지요. 표지도 세밀한 자로 그 두께를 재어보고 현미경으로 찰저히 조사했어요. 새로 제본에 손을 댔다든다 하면 곧 눈에 띄지요. 서점에서 최근에 도착한 몇 권의 책은 바늘로 세밀하게 찔러 보았어요.」
  「양탄자 아래 마루도 살펴보았어요?」
  「물론이지요. 양탄자를 죄다 벗기고 마룻바닥을 현미경으로 살펴보았어요.」
  「벽지는요?」
  「암 조사했지요.」
  「지하실도 보았나요?」
  「보았어요.」
  「그렇다면?」
하고 나는 말을 이었다.
  「무슨 오산이 있겠군요. 그 편지는 당신이 생각한 것처럼 집안엔 없어요.」
  「아마도 그런가 봐요.」
   국장도 동의하였다.
  「그런데 듀팡시는 어떻게 생각해요?」
  「집안을 다시 한 번 철저히 조사해야죠.」
  「그건 쓸데없는 일이예요. 편지가 집안에 없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건 내가 살아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분명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그 이상 더 좋은 의견이 생각나지 않는군요.」
하고 듀팡은 대답하였다.
  「그런데 당신은 편지의 모양을 잘 알고 있지요?」
  「암요.」하고 결찰국장은 수첩을 꺼내어 편지의 내용이며 겉봉에 대하여 더욱 상세히 콧소리로 읽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읽기를 끝내고 그는 가 버렸다. 나는 그때처럼 그의 낙심한 얼굴을 본적이 없었다.

   한 달쯤 지나 그가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는 그가 전에 왔을 때나 다름없이 담배 연기 속에 묻혀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 그는 파이프를 꺼내 물고 의자에 앉아 이 얘기 저 얘기를 시작하였다. 이윽고 나는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구장님, 그 도난당한 편지는 어떻게 되었어요? 장관은 당해내지 못하여 그만 단념해 버렸어요?」
  「그 작자 말예요, 말도 못해요. 나는 듀팡씨 말대로 한번더 조사 해 보았어요. 그러나 내가 예상한 대로 헛수고였어요.」
  「보수는 얼마라고 했지요?」
  듀팡이 물었다.
  「그야 엄청나지요. 아주 특별한 보수입니다. 분명히 얼마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만일 그 편지를 나에게 전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5만 프랑의 내 개인수표를 떼지요. 이것만은 이 자리에서 약속해 드릴 수 있어요. 이 편지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더 커져 요새 와서는 보수가 두 갑절로 늘었어요. 그렇지만 설사 세갑절이 된다 하더라도 나는 더 이상 손쓸 수가 없어요.」
  「아 그렇습니까?」
   듀팡은 해포석 파이프를 빨면서 천천히 말하였다.
  「나는 당신의 이 사건에 대하여 전력을 다하였다고는 할 수 없어요. 좀더 손쓸 여지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요?」
  「아무튼(뻑뻑 담배를 빨며)당신은 이 사건에 대하여 남의 충고를 좀더 들어야 했을 겁니다. 아버니디(John Abernethy-1764~1831, 영국의 유명한 와과의)의 이야기를 이십니까?」
  「몰라요. 어버니디란 어던 빌어먹을 놈입니까?」
  「그렇죠. 빌어먹을 놈이지요. 그런데 언젠가 인색한 부자가 이 아버니디한테 의학상의 의견을 슬거머니 물어보려고 했어요. 그래 어느 개인적인 회합에서 이야기 끝에, 가령 이런 환자가 있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하고 자기 병세를 이야기했어요. 그 구두쇠가 말하기를<그 사람의 병세는 이러저러하다고 생각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처방을 하시겠어요?>했더니, <그건 의사의 충고를 들어야 해요.>하고 아버디니가 말하더래요.」
  「그러나 나는 남의 충고를 들을 용의가 있어요. 또 이에 대한 보수까지도 제공하겠어요. 이 사건에 대하여 나를 도와 주는 사람에게는 틀림없이 5만 프랑을 드리겠어요.」
   국자은 약간 불안스러운 얼굴을 하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하고 듀팡은 서랍을 열고 수표책을 꺼내면서 말하였다.
  「지금 말씀한 액수의 수표를 써 주십시오. 그 수표에 싸인만 하시면, 곧 편지를 내드리겠어요.」
<다음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