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女人

CHEKHOV  ANTON  PAVLOVICH

 올렌카는 자기집 현관 층계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녀는 퇴직한 8등관인 플레먀니코프의 딸이었다. 그녀는 무더운 날씨에 파리까지도 짖궂게 덤벼들어 기울어져가는 해가 빨리 저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비를 지닌 검은 먹장구름이 때때로 생각난 듯이 습기찬 미풍을 일으키며 동쪽에서 몰려왔다.
  뜰안에는, 건너방에 세들어 잇는 치볼리 야외극장 지배인 쿠우킨이 하늘을 쳐다보고 서 있었다.
   <제기랄!> 그는 울상이 되어 투덜거렸다.
  「또 비야! 일부러 사람을 골려 주려나 보군! 허구한 날 비만 쏟아지니, 이건 내목을 졸라 매자는 건가! 날마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이러다가는, 파산이야, 파산!」
  그는 올렌카에게 손을 쳐들어 보이며 계속하여 불평을 늘어놓았다.
  「우리네 생활은 언제나 이꼴이랍니다. 울어도 시원치 않아요! 별의별 고생을 다하여 죽도록 기를 써봐야 무슨 소용이 있어요. 어떻거면 좀더 나아질까 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않으며 무슨 궁리는 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결국은 허사랍니다. 첫째 관중이 미개인이나 별반 다름없이 무지막지하거든요.  나는 그들에게 언제나 일류 가수들을 내세워 고상한 오페라나 무언극(無言劇)을 공연해 주지만, 그들이 관연 이런 걸 바라고 있을까요?  설사 구경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무엇을 이해할 수 있겠어요? 관중이 요구하는 것은 광대예요.   아무튼 저속한 것을 상연해야 좋아해요.  게다가 날씨까지 이모양이니 탈이군요. 그의 밤마다 비가 쏟아지지 않아요?  5월 10일부터 시작해서 6월 내내 장마가 계속되니,  이런 기막힐 데가 어디 있겠어요!  관중은 얼씬도 하지 않는데, 텃세는 물어야 하고, 배우들에게는 봉급을 줘야 하지 않겠어요? 」
   이튿날도 저물녘이 되자 먹장 구름이 몰려왔다. 쿠으킨은 미친 사람처럼 너털웃음을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글세 어쩌자는 거야?  마음대로 퍼부어대어라! 극장이 몽땅 물에 잠기고 나도 물속에서 허에나지 못하도록 마냥 퍼부어라! 이 세상에만 아니라 저승에 가서 까지 나를 못살게 굴겠다는 거냐! 배우들이이 날 걸어 고소해도 무방하다! 재판도 무섭지 않다! 시베리아로 유형을 보내도 좋고,  단두 대에 올려놔도 겁날 것 없다! 핫, 핫, 핫, 핫!」
  다음날에도 날씨는 여전하였다.
  올렌카는 쿠우킨의 넋두리를 가슴아프게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녀의 눈에서는 때때로 눈물이 글성거리기도 하였다. 드디어 쿠우킨의 불행은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야 말았다.  즉 그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곱슬머리에 얼굴빛이 누렇고 빼빼마른 키에 작달막한 사나이었다.  목소리는 가느다란 테너였으며, 이야기를 할 적마다 입을 실룩거렸다. 그리고 얼굴에는 언제나 절망의 빛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올렌카에게 순결하고 깊은 애정을 불러일으키게 하였던 것이다.

  올렌카는 언제나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였다. 어릴 적에는 아버지를 무척 따랐다. 아버지는 지금 어두운 방안에서 숨을 몰아쉬며 안락의자에 앉아 앓고 있었다. 또 그녀는 브란스크에서 2년만에 한번쯤 다니러 오는 숙모도 사랑하였다.  여학교 때에는 불어선생을 사랑하였다.  그녀는 고문 마음씨를 가진 착하고 동정심이 많은 여자였다.
  눈길은 조용하고 부드러웠으나, 신체는 매우 건강한 편이었다. 그 통통하고 불그레한 뺨하며, 부드러운 흰 살결에 까만 점이 박힌 목덜미,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때의 티없고 상냥한 미소――이러한 것을 보는 남자들은 으레 <꽤 잘생겼는 걸……>하며 자기네들도 어느새 빙그레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자 손님들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다가도, <어쩌면 저렇게 귀엽게 생겼을까!>하며 그녀의 손을 한번 잡아보지 않고는 못 견디는 것이었다.
  올렌카 그녀가 살고 있는 이 집은 도심지에서 약간 떨어진 츠이간스카야 슬로보드카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가 태어나서부터 줄곳 살아왔으며,  또 아버지의 유언대로 그녀의 명의로 되어 있는 집이었다.   이 집에서 치불리 야외그장이 얼마되지 않는 거리에 있으므로 저녁마다 늦도록 음악 소리와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곤 하였다.  그녀는 그런 소리를 들을 적마다 자기 운명과 싸워 나가며, 가장 큰 적인 무관심한 관중을 탓하고, 비난하고 있는 쿠우킨의 모습이 머리속에 떠올라, 달콤한 감동으로 하여 가슴이 뿌듯해 오는 것이었다. 그녀는 잠을 청할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었다. 새벽녘에 그가 집에 돌아오면 침실 창문을 가볍게 두드리며, 커어튼 사이로 얼굴과 한쪽 어깨만을 살짝 내밀고 방긋이 웃어 보이곤 하였다.
  이윽고 쿠우킨은 올렌카에게 청혼하여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었다. 그는 아내의 목덜미며 그 포동포동한 어깨를 볼 적마다 두 손을 번쩍 들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정말 당신은 아름답구료.」
  그는 행복하였다. 그러나 결혼식 날에도 종일 비가 쏟아진 것처럼, 그의 얼굴에서도 항상 절말의 빛이 가시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나서, 두 내외는 사이좋게 살아갔다. 올렌카는 극장 안의 여러 가지 일을 거들었다.  입장권을 팔기도 하고, 계산서를 꾸미기도 하고, 월급을 지불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그녀는 불그레한 그 두볼과, 맑고 귀여운 눈웃음을 매표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가 하면 무대 뒤나 구내식당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어느덧 자기 친지들에게 연극이야말로 인간의 생활에서 가장 가치있는 중요한 것으로,  인간은 연극을 통해야만 비로소 참된 위안을 느낄 수 있고 교양있는 인도주의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관중들이 과연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하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광대니까. 어제 파우스트를 개작하여 공연하였더니,  관람석이 텅비어 있지 않겠어요.  만일 우리 주인이나 제가 저속한 극을 공연했더라면,  대성황을 이루었을 거예요.  내일 주인과 저는 <지옥에서의 오르페우>를 상연하기로 했어요. 꼭 구경하러 오세요.」
  그녀는 이어서 연극이나 배우들에 대하여 남편 쿠우킨이 하던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었다. 즉 남편과 마찬가지로 예술에 대한 관중의 냉담과 무지를 탓하는가 하면 무대연습을 할 때, 배우들의 포즈를 고쳐 주기도 하며, 악사들의 태도를 살피기도 하였다. 혹시 지방신문에 연극에 대한 악평이 실려 있으면, 그녀는 눈물을 짜고 그 악평을 해명하기 위해 직접 신문사에 찾아가기도 하였다.
  배우들도 그녀를 좋아하였다. 그리하여 그녀를 <바니치카와나>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는 <귀여운 여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그녀는 배우들을 동정하여, 별로 많지도 않는 돈이면 고잘 꾸어 주기도 하였다. 설사 배우들이 지불 날짜에 약속을 어기더라도 남편에게 일러바치지 않고 혼자서 눈물을 찔끔거릴 뿐이었다.

  두 내외는 한 겨울에도 행복하게 지내었다.  이 야외극장에서는 시내에 있는 극단들이 공연을 하지 않는 대신에 소아시에서 흘러 들어온 소규묘의 극단이나, 마술사, 도는 시골 아마추어 연극 동호회 같은 데서 짦은 기간 동안 빌려 쓰곤 하였다. 오렌카는 점점 몸이 나기 시작하고 얼굴이 환해졌다.  그러나 쿠우킨은 얼굴이 노랗게 말라만 갔다. 그리고 겨우내 경기가 나쁘지 않았는데도 손해가 크다고 투덜대었다.  그는 밤마다 쿨룩쿨룩 기침을 하였다.  올렌카는 남편에게 딸기나 라임을 짜서 끓여 먹이기도 하고, 아데코른(香水)으로 찜질도 해 주었으며, 때로는 자기의 따듯한 쇼울을 씌워 주기도 하였다.
  「난 당신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쿠우킨은 사순제(四旬祭)가 되어 모스크바로 극단을 부르러 떠났다. 올랜카는 남편이 없어 잠을 이루지 못하여 들창가에 앉아서 별들만 버러보며 밤을 새기가 일쑤였다.  그럴 때면 그녀는 자기자신을 닭장에 수탉이 없으면 괜히 불안하여 밤새 잠을 자지 못하는 암탉에 견주어 보기도 하였다.  쿠우킨은 모스크바에 한동안 머물러 있었다.  편지를 보내어 부활절까지는 돌아갈 터이니 극장 일은 이러저러하게 하라고 일러 주었다. 그런데 부활절을 한주일 남긴 월요일 밤 늦게  불길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대문 밖에서 누가 커다란 나무통을 쿵쿵 두드리리고 있는 것 같은 소리였다.  식모가 눈을 부비며, 신발도 신지 않고, 물이 질펀한 뜰을 지나 대문으로 달려갔다.
  「문 좀 여세요!」
 밖에서 굵직하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댁에 온 전보요!」
  올렌카는 전에도 남편에게서 전보를 받은 일이 있지만,  이번에는 어쩐지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떨리는 소능로 전보를 펴 들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반 페트로비치 오늘 돌연 사망,  화요일 장례식, ×××지시를 바람>
  장례식 다음에 적힌 글자는 전혀 뜻을 알 수 없는 말이었다. 발신인은 가극단의 무대감독이었다.
  「여보, 이게 웬일이요!」
  올렌카는 흐느껴 울었다.
  「오, 나의 바니치카!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이오. 왜 나는 당신을 알게 되었을까.  왜 나는 당신을 사랑하엿을까? 이 가엾은 당신의 올렌카를 남겨 두고, 이 불쌍하고 불행한 올렌카를 남겨 놓고, 당신만 혼자 어디로 가 버렸어요?……」

  올렌카는 장례식을 화요일에 모스크바에서 치르고 이튿날 집으로 돌아왔다. 방에 들어서자 침대에 몸을 던지고, 한길에서나 이웃집에서도 들릴 정도로 통곡하였다.
  <가엾어라!>
  이웃사람들은 가슴에 성호를 그으면서 말하였다.
  「저 귀여운 올렌카가 저렇게 상심하다가 몸을 망치고야 말겠어!」
  그 후 석달이 지난 어느날, 수심에 찬 올렌카는 상복을 입고 미사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마침 이웃에 사는 바실리 아드레이치 프스토발로프를 만났다.  그도 역시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걷게 되었다. 사나이는 바바카예프라는 목재상 주인이었다. 머리에 밀집 모자를 쓰고 근시계줄을 드리운 흰 쪼끼를 입은 품이,  상인이라기보다는 시골 지주라는 인상을 주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은 모두가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시는데 따라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는 동정어린 목소리로 침착하게 타이르듯이 말하였다.
  「우리가 의지하고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서 설사 누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슬픔을 참고 그 뜻을 순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대문까지 올렌카를 바래다 주고 작별인사를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이런 일이 있은 뒤로 그녀의 귓전에서는 그의 침착하고 위엄있는 음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기만 하면 그의 검은 수염이 눈앞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드디어 그녀는 그를 몹시 좋아하게 되었다. 상대편에서도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잇는 것이 틀림이 없었다.  그것은, 며칠후에 안면 있는 어던 중년부인이 커피를 마시러 그녀의 집에 찾아와서,  식탁 앞에 앉자마자 프스토발로프의 이야기를 거내면서 그가 매우 착실하고 믿음직스러운 신랑감으로, 그 사람한테 시집을 가라면, 뉘집 색씨든지 혹할 것이라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간 사실만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 후 사흘이 지나 프스토발로프 자신이 그녀를 찾아왔다.  그는 한 십분쯤 앉아 있었을까,  그 동안에 말도 몇 마디 하지 않고 돌아갔다.  그러나 마치 열병에 걸린 사람처럼 들떠 있었다. 그리하여 날이 밝기가 바쁘게 그 중년부인을 불러들였다.  곧 혼담이 성립되어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을 하고 나서 두 내외는 사이좋게 지냈다.  남편은 대체로 점심때까지만 상점을 지키다가 그 후엔 일부러 밖으로 나가곤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올렌카가 주인을 대신하여 저녁때까지 계산서를 꾸미기도 하고, 목재를 팔기도 하였다.
  「너무 값은 해마다 1할씩이나 오르고 있읍죠.」
  그녀는 목재를 사러 오는 손님이나 안면이 있는 사람레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에는 이고장에서 나는 목재만 가지고도 뒤를 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 주인이 목재를 구입하려 해마다 모길레프현까지 다녀와야 할 현편이어요. 그 운임만 하여도……」
  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싸며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아주 어마어마하다니까요!」
  그녀는 어느새 오래 전부터 자기가 직접 목재상을 경영해온 것처럼 느끼고, 목재야말로 인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대들보, 석가래, 판자, 각재(角材), 창재(窓材), 기둥이니 톱밥이니 하는 말들이 어릴 때부터 귀에 익은 것처럼 정답게 들리는 것이었다.  심지어 잠을 잘때도 차곡차곡 쌓아 놓은 두텁고 앏은 판자 더미나, 시와로 나무를 싣고 가는 마차의 긴 행렬이나, 길이가 30척이 넘는 일곱 치 들보 각재(角材)가 곤두서서 재목 저장고를 행하여 군대처럼 행군하는 꿈도 꾸고,  통나무,  들보,   판자와 같은 마른 나무가 큰 소리를 내며 서로 맞부딪치며, 일시에 무너졌다가 다시 제바람에 쌍여지는 꿈도 꾸다가 자리에서 소스라쳐 깨어나곤 하였다. 그러면 프스발로프가 옆에서 어린애를 달래듯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올렌카! 왜 그래? 어서 성호를 그어요……」
  남편의 생각은 곧 아내의 생각이기도 하였다. 가령 남편이 방안이 너무 넓다거나,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자연히 그녀도 드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남편은 어떠한 오락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공휴일에도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올렌카도 마찬가지였다.
  「날마다 집안이나 사무실에만 밖혀 있지 말고, 더러 극장구경이나 가시지 그래.」
  그녀와 가까운 사람들은 때때로 이렇게 권해 보기도 하였다. 그러면 번번히
  「우리 바시치카와 나는 그런 데는 안가기로 하였어요.」
하고 그녀는 의젓한 어투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우리 상인들에게 그런 우스꽝스러운 구경을 하고 다닐 여가가 어디 있어요.  극장엘 가 봐야 뭐 하나 이로울 게 없지 않아요.」
  이들 내외는 토요일 마다 저녁 기도에 참석하고,  주일에는 아침 예배에 나갔다.  교회에서 돌아올 때면, 정다운 얼굴을 하고 나란히 걸었다. 그녀의 비단 옷은 사락사락 유쾌한 소리를 내었고, 남의 눈에도 두사람은 행복하게 보였다.  집에 돌아오면 버터빵에 여러 가지 쨤을 발라서 먹고, 차를 마시고 나서 과자를 먹었다. 날마다 점심때가 되면 이집에서는 수우프며, 양고기, 오리고기 등을 볶는 냄새가 대문밖 한길에까지 풍겨나오고, 육식을 금하는 소재(小齋)날에는 생선으로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그리하여 이집 문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군침을 삼치는 것이었다. 사무실엔 언제나 사모바르가 끓고 있었다.  그리하여 손님들에게는 반드시 차와 도너스의 대접을 하였다.  이들 내외는 한 주일에 한 번식 목욕탕에 갔다가 불그레하게 상기된 얼굴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집에 돌어오곤 하였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올렌카는 아는 사람을 만날 적마다 으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남들도 모두 우리 내외와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나님에게 가끔 기도를 드리지요.」
  남편이 목재를 사러 모길레프현으로 떠나면 다녀올 때까지 그녀는 몹시 적적해 하며, 밤잠도 별반 자자 못하고, 눈물만 짜는 것이었다.  저녁이면 그녀의 집 건너방에 세들어 있는 젊은 군수의관(軍獸醫官)인 스미르닌이 가끔 놀러 왔다. 그는 올렌카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도 들려 주고, 트럼프 놀이도 함게 하였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상당하 위로가 되었다. 특히 스미르닌의 가정 형편 이야기는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그에게는 아내와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아내의 행실이 고약하여 헤여졌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금도 아내를 원망하고 있었지만, 달마다 40루우불씩 아들의 양육비로 보내 준다고 하였다. 그녀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가 측은하여 한숨을 쉬며 머리를 흔들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구해 주시도록 빌겠어요.」
  그녀는 층계까지 촛불을 들고 와서 바래다주면서 말하였다.
  「심심한데 와 주셔서 고마워요.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건강을 허락하시고 또 성모마리아께서고……」
 그녀의 말시는 남편을 닮아서 침착하고 위업이 있었다. 그녀는 아래층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수의관을 세워 놓고 다시 이렇게 충고하였다.
  「부인과 화해하셔야 합니다. 아드님을 봐서라도 부인을 용서해 주셔야지요! 어린 자식의 마음에 그늘이 지게 해서야 되겠어요.」
  남편이 돌아오자,  그녀는 수의관의 불행한 가정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두 내외는 한숨을 몰아쉬고 고개를 저어면서, 그 어린것이 얼마나 아버지를 보고 싶어 하겠느냐고,  남의 일 같지 않게 동정하는 것이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