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성공의 원동력, 제품 뱅크를 만들어라
          >>준비의 부자가 되어라

 좋은 화장품은 좋은 원료에서 나온다. 제아무리 디자인이 세련되고 바느질 솜씨가 빼어나도 원단이 나쁘면 좋은 옷이 나올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우리는 초창기부터도 원료구입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외국에서 좋은 원료가 새로 개발되엇다는 소식이 들어모년 가격이 아무리 바싸도 말설이지 않고 구입했다.

 사실 의약품이나 화장품 원료는 처음 개발되었을 때부터 1년까지가 가장 비싼 법이다. 빨리 본전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엣센스 사이토케어에 들어간 사이토카인 성분만 해도 처음에는 1킬로그램당5백만원을 호가하는 원료였다. 그럼에도 부구하고 우는 더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이토카인을 사다 쓸 수밖에 없었다. 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는 제때제때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화장품 원료를 취급하는 외국회사에서도 새로운 원료가 나오면 동양권에서는 가장 먼저 참존을 찾게 되었다. 어느 정도까지는 값을 깎는 것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나는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가 없었다.

성공의 길에 끝은 없다
끊임없이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한다

 좋은 원료를 접하면 접할수록 언젠가는 우리 힘으로 그에 버금가는 원료를 개발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겨났다. 그것은 경영인으로서의 욕심이라기 보다는 기술인으로서의 욕심이었다. 프랑스의 파스퇴르 연구소 못지 않은 생물소재연구소를 만들어 고효능 저비용 신물질 개발에 전념하게 한다면 회사의 이익을 넘어 인류에 공헌하는 길이 될 터였다.

  나는 우선 92년 원주공장에 250평 공간을 할애하여 참존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원래 화장품회사는 법적으로 20평 이상의 연구실과 1인 이상의 연구원을 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참존 중앙연구소는 그런 의무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국가에서도 그점을 인정해 이듬해 참존 중앙연구소를 국가 공인 연구소로 승격시켜주었다.

 물론 중앙연구소는 파스퇴를 연구소 못지 않은 생물소재연구소를 세우겠다는 내 꿈을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나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생각으로 대를 기다려 왔다. 그런데 마침내 그'때가'가 왔다. 내가 내심 생물소재연구소 소자으로 점찍어두었던 미생물하계의 궈위자 정호권 박사가 97년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임을 맞게 된 것이다. 당시 우리는 정호권 박사가 재직 중이던 건국대학교에 연간 1억 5천만원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하면서 회이트닝 성분 개발을 의뢰하고 있었다. 그러나 96년에 시작된 연구는 그때까지 끝을 맺지 못한 상태였다.

  나는 97년 4월에 생물소재연구소를 열어놓고 연말에 정호권 박사를 만나 본격적인 스카우트에 들어갔다. 내 고향 선배이기도 한 그는 연구를 매듭짓지 못하고 퇴임하는 것에 대해 무척 미안해하고 있었다. 화이트닝 성분개발 건은 후임 교수에게 위임해놓았으니 아무 걱정 말라는 애기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단호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형님이 퇴임하시면 그 프로젝트도 그만둘 겁니다. 안 그래도 우리 연구소에서 해도 되는 걸 왜 건국대학교에 맡기느냐고 회사에서 만들이 많았습니다. 형님 한 사람 보고 맡긴 건데 형님이 퇴임하시면 굳이 거기다 맡길 필요가 없지요." 정호권 박사는 내 말에 무척 당혹해해는 눈치였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건가?"
  "형님이 시작한 일이니까 형님이 끝을 내셔야죠."
  "내일 모레 정년 퇴임할 사람이 어떻게 그 연구를 끝낸단 말인가?"

  내가 어깃장을 부린다고 생각했는지 짜증기마저 섞인 말투였다. 나는 마침내 벼르고 별렀던 말을 꺼내놓았다.
  "연구소를 하나 냅시다."
  순간 그의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솔직히 형님 같은 인재를 한 사람 길러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합니까. 그런데 정년퇴임이라는 명복으로 그동안 쌓아올린 지식과 경험을 하루아침에 사장시킨다는 건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해예요. 그러니까 활용을 해야지요. 그리고 형님이 아니면 인되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형님이 그 돌안 길러낸 수제자만 해도 몇입니까? 때가 되면 그 친구들도 다 불러 모아야지요."
 "그러면 나야 좋지. 하지만 연구소라는게 한두푼 가지고 되는 개 아니지 않나."

  그는 걱정스레 물어왔다. 하지만 내 대답은 자신감에 가득차있었다.
  "자금과 하드웨어 쪽은 제가 책임질테니 형님은 소프트웨어쪽만 맡아주십시오. 저 올봄에 씨 뿌렸다고 올가을에 열매 따먹기를 마라는 사람 아닙니다. 5년이 걸려도 좋고, 10년이 걸려도 좋습니다. 제가 언제까지고 뒷바라지해드릴 테니까 형님은 연구에만 신경 쓰십시오. 그래서 언젠가는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연구소를 한번 만들어봅시다."

  연구소에 대한 내 열정을 알아차린 그는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연구소장이 정해지자 인ㄹ은 일사천리로 전행되었다. 정호권 박사를 중심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일류국가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중앙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는 원주공장 공장장이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위한 응용연구소 설립 프로제트를 들고 왔다. 본처가 시앗을 시샘하듯 새로 생겨난 생물소재연구소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기 않겠다는 결의가 엿보이는 프로젝트였다.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응용연구소 설립을 수락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쪽 모두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내 믿음대로 세 연구소는 때로 경쟁하고 때로 협력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찾아갔다. 중앙연구소 하나만 운영할 때본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우수한 연구 성과들이 쏟아져나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생물소재연구소는 국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정해 산업자원부에서 벌서 2년째 연간 1억5천만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응용연구팀의 대표적인 영구성과물로는 98년 특허 출원한 갚잎 추출물과 99년에 특허 출원한 적포도 추출물 CRD-1이 있다. 미백과 수렵, 보습, 트러블 방지 효과가 뛰어난 감잎 추출물은 현재 스킨밀크엔ㅅ센스에, 탄력 강화와 보습, 트러블 방지효과가 뛰어난 CRD-1은 디에이지 제품에 주로 쓰이고 있다.

  내 남은 바람은 신소재 공장을 만들어 우리가 개발한 신물질을 세계 시장에 내다파는 것이다. 그것은 참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자 나아가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그래서 나는 연구원들을 독려할 때마다 "우리 연구소는 부유한 대한민국을 위해 설립되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거듭 강조하고 한다.<다음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