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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위기 속에 성공의 실마리가 있다
세계 역사를 보면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만드시 거쳐가는 단계가 전제군주 시대이다. 기업도 이와 다르지 않아 초창기에는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경영자가 전권을 틀어쥐고 경영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마치가 가벼우면 못이 솟아오른다'는 말도 있듯이 최고 경영자가 강단 있게 경영을 해나가지 못하면 회사의 기강이 흐트러지고 만다. 우리가 94년 부도위기를 맞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이점을 간과했던 탓이 크다.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솟아오른다 회사가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제자리를 찾아갈 무렵이었다. 회사 규모가 커지고 업무가 복잡해지자 나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역할분담을 해야 했다. 나는 임원진에게 영업과 자금관리를 맡기고 제품 개발과 홍보에만 전념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런데 대리점 수가 많아지고 매출이 늘어나자 임원진이 우리도 어음을 받아주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현금판매만으로는 더 이상 매출을 늘리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미 영업과 자금 관리는 임원에게 맡긴 터라 딱 잘라 거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음을 받아주기 시작하면서 눈에 보이는 매출은 늘어났다. 하지만 회사는 점점 속빈 강정꼴이 되어갔다. 거래 은행에 담보를 잡히고 어음을 교환하는 일도 부지기수로 생겨났다. 설상가상으로 94년도 들어서자 주력상품인 데이나이트 맛사지크림과 참존 클린싱워터가 판매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날이 매출은 줄어들고 외상은 늘어만 가자 급기야는 '밀어내기 전략'까지 스게 되었다. 대리점에 재고가 있거나 말거나 한달에 한번씩 물건을 밀어넣고 어음을 받아오게 된 것이다. 밀어내기 전략은 결국 제품의 부정유출로 이어졌다. 어음 결제일을 맞추기 위해 대리점 점주들이 우리제품을 덤핑으로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임원진은 제품의 부정 유출을 막는 다는 명목으로 한거번에 150명이되는 영업사원을 뽑아 전국 대리점마다 한두명씩 파견근무를 내려보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인건비가 낭비된 것은 물론이고, 회사 이미지도 많이 실추되었다. 대리점 점점주 입장에서 볼 때는 본사에서 감사자를 내려보낸 셈이니 간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4년 먼저 구조조정을 하다 94년 하반기에 접어들자 급기야는 참존 부도설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다.
그해 11월 나는 마침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내말이 떨어지자 250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나는 직원 한사람, 한사람을 내 보낼때마다 마치 팔다리가 잘련가는 아픔을 느껴야 했다. 이제 회사는 200명 남짓한 직원만 남아 있을 쁜이었다. 나는 남은 직원들을 모아놓고 호소했다. "끝까지 남아주신 여러분께 정말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운명공동체입니다. 우리모두 힘을 합쳐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도록 합시다. 남은 사원들은 1인 몇 역을 하면서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사람이 넘쳐날 때는 서로 미루기 바빴던 일도 자청해서 맡아하려는 분위기가 일기 시작했다. 나는 나대로 자구책을 강구했다. 우선 임직원에게 맡겼던 영업과 재정 업무를 돌려 받은 다음 어음결재를 중단하고 현금결제를 강행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차츰 회사 업무도 정상을 되찾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95년 1월이 되자 그 어음을 비롯해 각종 어음의 결제일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중국 출장을 다녀와보니 당장 막아야 할 돈이 30억 원에 이르렀다. 결국은 청담동 본사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도를 막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마지막까지 임원진에게 아무런 질책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94년 부도위기는 우리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면이 없지 않다. 남들보다 4년 먼저 구조조정을 하고 거품을 빼놓은 까닭에 정작 외환위기가 왔을 때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던 것이다. 2000년 현재 우리회사는 현금 판매로 돌아선 이후 외상장부도 채권관리부서도 사라졌다. 94년 부도 위기에 시달리던 회사가 고작 6년 만에 굳건한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위기의 순간에 과감한 결단을 내릴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헬렌 켈러가 남긴 말중에 이런 것이 있다. 나는 이말을 사업에도 적용하고 싶다. 사업이란 끝 없는 모험의 연속이다. 영원히 안전한 사업이란 없다. 다만 위기의 순간에 경영자가 얼마나 침착하게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느냐에 따라 그 모험이 지속될 것인지 아닌지가 결정될 뿐이다.
>>좋은 습관의 부자가 되어라 평소 나의 생활 습관 중에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첫째는 일기를 쓰는 습관이요, 둘째는 독서하는 습관이다. 내가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였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일기장을 대학교 대까지 헤아려보니 고리짝으로 두 짝이나 되었다. 너무나 안타까운 건 새로 집을 지으려고 물건을 옮기다가 그 일기를 몽땅 잃어 버린 것이다. 그걸 전부 모아두었가가 책으로 엮어냈으면 모르긴 몰라도 책 열두권은 더 나왔음직한 분량이었다. 그렇게 일기를 쓰면서 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굉장한 보물을 얻게 되었다. 사물을 궤뚫어볼 수 있는 관찰력과 사고력, 또 풍부한 어휘력을 갖게 된 것이다. "샘플만 서봐도 알아요"란 광고 문구를 자연스럽게 생각해낼 수 있었던 것도, 그리고 제품속에 들어가는 명품보증서를 내가 직접써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일기 쓰는 숩관에서 나왔다. 특히 나는 여행을 다녀오면 꼭 일기를 쓴곤 한다. 여행지에서 보았던 것들, 그곳에서 느꼈던 감회들, 그리고 문득문득 떠올랐던 새로운 사업 구상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나의 일기장 속으로 들어 간다. 그렇게 일기장에 담겨졌던 생각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왔다. <다음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