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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참신하지 않으면 과감히 버려라 >> 전략의 부자가 되어라
한때 모 자동차회사에서 달리는 자동차 지붕에 청개구리 한마리가 오도카니 서서 군형을 잡고 있는 광고를 내보낸 적이 있다. 그 광고가 방영되자
잚은이들 사이에서 이런 우스개소리가 나돌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이제 청개구리 하면 참존이라는 공식이 소비자의 머릿속에 뿌리를 내렸구나' 싶어 무척 흐뭇했다. 사실 나는 광고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었다. 일류 브랜드는 광고회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참존 화장품을 일류 브랜드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품질이었지 광고가 아니었다. 하지만 청개구리가 모델로 등장하는 첫 뻔째 광고를 찍으면서 광고에 대한 내 생각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맞았다. 그 광고를 통해 나는 '쟁이'와 '쟁이'가 만나 이루어낼 수 있는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경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라는 이후로 뽀족한 후속타를 내놓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아무리 광고보다는 품질에 승부수를 둔다지만 광고를 전혀 안 내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내 마음에 쏙드는 참신한 기힉안을 들고 오는 광고회사는 어디에도 없었다.
청개구리가 자동차 타고 바로 그때 웰커뮤니케이션(이하 웰컴)의 박우덕 사장이 연락을 해 왔다. 나를 한번 만나야겠다는 것이었다. 내평생 그렇게 도발적인 신청은 처음이었다. 물론 그 도발적인 데이트 신청은 처음이었다. 물론 그 도발적인 면에 마음이 끌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웰컴과의 만남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박사장은 내게 우리 제품을 꼼꼼히 분석해서 비디오로 만든 자료를 내밀었다. 이어 펼쳐진 프리젠테이션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이런 회사라면 우리 광고를 맡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광고 의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쟁사인 A화장품 광고를 10년째 맡아오고 있는터라 우리 광고는
맡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거절을 당하고도 기분이 나쁘지 않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이 회사가 점점 더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모처럼 배짱이 맞는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우리 광고쟁이들은 독특한 경열철학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성장해가는 회사를 보면 연구해보고
싶어지는 습성이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여기 있는 우리 이사도 참존 화장품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A화장품 광고를 하고 있으니까
A화장품을 쓰는 게 당연한데 말이죠. 그래서 참존의 어떤점이 우리 이사를 사로잡았는지 궁금했습니다." "솔직히 참존 광고를 보면 정말 어설프기 짝이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존을 알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죠. 도대체 어떤 전략을 쓰면 그렇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저희한테도 항 수 가르쳐주시지
않겠습니까?" 4시간 내내 나의 이애기를 깨알 같은 글씨로 그야말로 토씨 하나 안 빠뜨리고 받아 적었다. 그토록 진지하고 열정적인 친구들에게 우리광고를 맡길 수 없다는 사실이 아타까울 뿐이었다. 그런데 며칠 뒤 박우덕 사장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카피라이터 김태형 고문이 나를 만나보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카피의 대가'로 불리는 그는 한술 더 떠서 노트 8장 가득 메모를 해서 돌아갔다.
쟁이가 쟁이를 만나다 김태형 고문까지 만나고 나니 웰컴과의 인연이 이대로 끄타지는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웰컴 쪽에서 직접 우리회사를 찾아왔다. A사에 들러 우리 광고를 찍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가지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좋은 재료를 보면 작품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지는 것이 우리 쟁이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존만큼 좋은 재료도 드물지요. 어떻습니까? 광고 저희한테 한번 맡겨보시지 않겠습니까?" "사장님은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상식에 어긋나는 짓만 하고 계십니다. 매사에 남들과 반대로 행동하시죠. 그런 점이 영락없이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청개구리를 닮았어요. 그런데 이 청개구리가 나중에는 엄마 말씀 안들엇던 걸 후회하고 뉘우치잖아요 그점이 참존의 이미지를 창개구리로 형상화 하려면 미리 양해를 좀 구해야 할 것 같아서요. 어떻습니까. 어떻습니까. 청개구리로 밀고 나가도 괜찮겠습니까?" "괜찮고 말고요. 좋은 작품만 나올 수 있다면 저는 청개구리 아니라 홍개구리, 백개구리가 되어도
좋습니다." 내 허락이 떨어지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참존 화장품 청개구리편'은 화장품 모델 하면 으레 잘 빠진 미인을 연상하는 기존 광고판의 상식을 뒤엎는 작품이었다. '100명 중 99명이 검은 양복에 검은 모자를 쓸때 나는 희 양복에 흰 모자를 쓰겠다"는 나의 경영철학이 그 한편의 광고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듯했다.
드디어 청개구리 박사가 탄생하다 화장품 광고에 청개구리 모델을 쓴다는 참신한 발상은 소비자는 물론이고 광고계에도 엄청남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모 전자회사에서는 냉장고 광고에 고양일ㄹ 증장시켰는가 하면 모 컴퓨터 회사에서는 진돗개를 모델로 쓰기도 했다. 동물 모델붐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웰컴의 주가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문제는 웰컴에서 만든 우리 회사 광고가 93년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주는 화장품 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일어났다. 웰컴의 또 다른 광고주였던 A화장품 회사가 "참존이냐 우리냐 양자택일을 하라"며 제동을 걸어온 것이다. 같은 회사에 광고를 맡겼는데 우리 회사 광고만 연이어 히트를 쳤으니 그럴 만도 했다. 결국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때문에 10년 단골을 놓치게 할 수가 없었다. 광고회사를 바꾼 다음에도 계속해서 청개구리 모델을 밀고 나갔지만 반응은 신통치가 않았다. 여기저기에서 동물
모델이 많아 나오는 바람에 신선감이 떨어져 버린 것이었다. 사원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불만이 터져너오기 시작했다. "이제와서 왓던 길로 되돌아가자구? 그랬다간 웃음거리밖에 안돼. 그건 절대로 안돼. 청개구리 모델은
고수하도 보다 참신한 느낌을 줄수 잇는 광고를 한번 생각해 보자구." 그러나 기존의 미인 광고는 '저 화장품을 바르면 나도 저 모델처럼 예쁘지젰지' 하는 소비자의 기대 심리를 자극하는 것 이상이 아니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자 캐릴터 모델이 등장해 우리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을 짚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마침내 흰 가운을 입은 박사 청개구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97년 1월 나온 청개구리 박사의 도전편과 연구편은 실사를 이용한 광고 못지 않은 호으을 얻었다. 살아 있는 청개구리를 이용한 광고가 참신하고 창조적인 기업 이미지라는 무형의 재산을 안겨주었다면 청개구리 박사를 이용한 광고는 우리제품의 기능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 후 청개구리박사 캐릭터는 텔레비젼 광고며 인쇄광고, 마스코트에 이르기까지 두루 이용되고 있다. 차별화된 광고 전략이라는 포맷은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돈 안받은 전속 모델까지 덤으로 얻게 된 셈이다. 산업사회에서 제품을 대중에게 인식시킬 수 잇는 가장 손쉬운 통로는 광고이다. 그러나 30초 남짓한 광고 한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 그 돈은 물론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천개구리 박사라는 캐락터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광고비제작비 중에서도 가장 큰 비붕을 차지하는 모델료를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 그 절감된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환원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전략의 부자가 되어라 우리의 샘플 전략이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회사나 업계에서도 샘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 하지만 타 기업들의 경우 샘플 전략의 효과를 그다지 크게 체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야하면 샘플에 비해 광고의 비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샘플과 판매량과의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느끼기 힘들다. 반면에 우리는 각종 메체를 통한 광고보다는 샘플 비율을 높게 잡고 있다. 감히 단언하건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 상품 판매량을 올려 놓은 것은 샘플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광고만 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를 절대로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샌플에 투자하는 비용을 오히려 광고에 투지한다면 훨씬 더 많이 참존을
알릴 수 있지 않겠어요?" 라고.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다르다. 광고를 통해 아무리 참존을 많이 알린다고 해도 그것이 매출액과 직결죄지 않으면
'빛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