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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최초가 아니면 최고를 추구하라 >> 집중의 부자가 되어라
참존의 텔레비전광고 하면 거의 대부분은 청개구리부터 떠올릴 것이다. 벽을 기어오르는 청개구리, 앞으로 통통 튀는 청게구리 또 흰 가운에 까만 박사모를 쓰고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의 청개구리 등등. 참존이 뭘 하는 회사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청개구리 광고를 애기하면 '아하, 그거!'하는 분들이 꽤 많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청개구리 광고는 참존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 큰 몫을 해냈다. 하지만 사실 그 전에도 텔레비전 광고를 제작해 공중파를 탔던 적이 있다. 그때는 다른 화장품회사처럼
모델을 써서 광고를 만들었는데, 청개구리만큼은 아니었지만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라는 광고 문구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우리의 이미지를
이미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샘풀만 써봐도 알아요? 데이나이트 맛사지크림이 히트를 치면서 회사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이제는 광고 쪽에도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무명 모델을 기요한 첫 번째 광고는 반응이 신통치가 않았다. 방영이 가뭄에 콩 나듯 되는데다 모델의 인기도까지 떨어지다보니 반응이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었다. 그 다음번엔 좀더 나은 모델을 써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몇 번의 실패를 겪고 나자 광고 역시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지 않아도 남들이 열번 내보낼 때 우리는 한번밖에 내보내지 못하는 광고였다. 결국 한번을 내보내도 열번 내보낸 것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광고를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광고회사에 이런 내생각을 알라고 콘티를 짜보게 했지만 아무리 해도 마음에 쏙 드는 콘티가 나오지 않았다. 화장품 광고는 무조건 아름다운 모델로 승부해야 한다고 믿어왔던 그들에게 내 주문은 마치 남자더러 아이를 배어 낳아오라는 소리나 다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제주도에서 밤늦게 돌아와보니 광고 회사 직원 대여섯 명이 우리집 거실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다섯 평의 콘티를 내놓으며 그중 한편을 고르라고 다그쳤다. 다음날 새벽 5시부터 촬영에 들어갈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갖춰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섯 편의 콘티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은 단 한평도 없었다. 보여주는 쪽쪽 고개를 내젓자 그쪽에서도 약이 오를 때로 올랐다. "사장님, 지금 사람 놀리시는 겁니까? 내일 새벽 촬영에 못들어가면 저희는 돈 백만 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됩니다. 밴대를 하셔도 무슨 대안을 가지고 반대를 하셔야죠." "그러면 내가 부르는 대로 받아쓰세요. 자, 지금 여기는 방송국 분장실입니다. 막녹화를 마치고 나온 강부자씨가 화장을 지우고 참존 맛사지크림을 바르고 있어요. 그때 문이 살짝 열리면서 강부자 씨한테 "피부관리에 대해 한 말쓰미" 하는거예요. 질문하는 사람은 보일 필요도 없어요. 안면이 있는 탈런트나 기자 정도로 해두죠. 그러면 강부자 씨가 참존 맛사지크림만을 들어 보이면서 '저는 지난 3년 동안 이 참존 맛사지크림만 써왔습니다' 하는 거죠. 다시 질문자가 '참존 맛사지크림이 그렇게 좋아요?' 하고 물으면 강부자 씨가 '네, 제가 써보니까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아요.' 하는 거예요."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해놓고 보니 마지막 멘트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좀더 그럴듯한 멘트가 없을까
머리를 쥐어짜던중에 전광석화처럼 스쳐가는 한마디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였다. 나는 얼른 감독에게 정정을
요구했다.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 조금 촌스러운데요." 감독이 제동을 걸어왔지만 나는 뜻을 굽힐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샘플만 써보세요. 생플을 써보면 알아요. 샘플로 확인하세요... "그 말 안넣을 거면 이광고 찍을 필요 없습니다."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정해진 이상 모델은 누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은 부랴부랴
당시 MBC리포터로 활약하던 분을 섭외해 하루 만에 광고를 완성했다. 시간을 더 끌어봐야 득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그 말이 하룻밤 사이에 하늘에서 뚝 떨진 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의 오랜 광고 전략이지 생존 전략 그 자체였다.
샘플 전략의 모체는 창업 초기 제품을 만들어놓고 광고를 내보낼 여력이 없어 고심하고 있을 때였다. 애써 모집해놓은 대리점들도
날마다 광고를 하라고 성화였다. 그때 떠오른 묘책이 바로 샘플 전략이었다. 피보약국 시절, 우리 약국에는 일년 365일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조제약 샘플을 나누어주는 샘플 아줌마가 있었다. 많이도 아니고 하루에 딱 300개씩만 가지고 나가 뿌리는데도 텔레비젼 광고나 라디오 광고, 신문 광고가 샘플 아줌마의 위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당시 피보약국이 라디오 캠페인 협찬을 수년 동안 했는데도 그걸 듣고 찾아왔다는 사람보다 아줌마가 나눠준 샘플을 써보고 찾아왔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화장품도 그 방법을 이용하면 못팔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즉시 가진 돈을 모두 털어 샘플을 대량으로 만들어 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텔레비전 광고만큼 즉각적이지는 않아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샘플을 받아서 써본 사람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변변히 광고 한 번 못해본 마사지크림이 히트를 친것도 순전히 그 입소문 때문이었다. 대리점이나 소매점에서 광고하라는 소리가 쑥 들어간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 첫째, 샘플은 공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데 공짜 화장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둘째, 샘플을 통해 이 제품이 좋은지 나쁜지 자신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나름대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셋째, 샘플은 광고나 판매원에 의해 선택을 강요당하는 일 없이 원하는 제품을 골라 쓸 수 있게 도와준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래저래 버릴게 하나도 없는 광고인 셈이다. 그러나 샘플 전략을 구사하는 데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들이 "어라, 저회사 처음엔 샘플도 많이 주고 하더니 조금 잘나간다 싶으니까 금방 입을 싹 씌어 버리네" 하는 배신감을 느끼지 않는다. 몇 차례 찔금 주고 말아 버리면 오히려 애초부터 주지 않느니만 못하다. 우리는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부려 16년 동안 셈플 저략을 지속해 오고 있다. 그것은 판매 신장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를 세우는 데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확신하건대, 참존이 기존 화장품 업계의 아성을 뚫고 올라와 인정과 신뢰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은 샘플 전략이 있었가 때문이다.
>>집중의 부자가 되어라 우리 회사의 차별화 전략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광고의 차별화'이다. 그건 곧 샘플 저략을 의미하기도 한다. 초창기에 우리는 막대한 홍보비를 들여 신문이나 TV매체를 통해 광고하는대신 주부들에게 샘플을 직접 뿌리는 방식으로 홍보했다. 물론 우리가 샘플 전략을 펼치기 이전에도 이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샘플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스비스로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샘플은 그저 본품에 붙여지는 서비스 용품으로만 받아들여졌을 뿐이다. 우리처럼 샘플 자체를 본격적인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항간에선 샘플 제품이 본품에 비해서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왜야하면 샘플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값싼 원료를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럴 리는 없지만 말이다. 그 하찮게 여겨지던 샘플로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제품의 품질을 신뢰할 수 있었기 때문이며, 또 샘플 전략에 온힘을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음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