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신뢰하는 가정을 만들자

자문위원 이 수 식 (31세손 첨사공)

 건전한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면에서 살펴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차이점은 가족 간에 얼마큼의 신뢰를 가지고 있는가의 차이일 것이다. 가족들이 서로 믿고 신뢰한다면 이들 가정에서는 결코 반목이나 갈등은 있을 수 없을 것이며, 가족 간의 신뢰가 무너질 때 구성원 간의 불신은 깊어지고 서로를 미워하게 될 것이며, 결국은 가정의 해체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가족간의 신뢰성을 기르는 것에서 출발되어야 한다.

  신뢰성이란 성품과 역량으로 구정되어 있기 때문에 신뢰성을 기르는 방법은 가지변화를 통하여 위의 두가지 덕목을 배양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자신이 가족 간에 얼마만큼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를 개관적으로 알아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신뢰성을 기르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우리 가족들로부터 얼마큼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를 말아보기 위해서 감정은행계좌를 만들어보자. 은행계좌에 돈이 부족한 경우 부도가 나고, 돈이 많이 예금되어 있는 경우 사업이 잘되는 것처럼, 감정은행계좌에 신뢰가 부족한 경우 가정의 불회를 가져오고 많은 신뢰가 축적되어 있는 경우 가정은 화목하게 기능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자. 아버지로서의 나는 가족간에 얼마만큼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직선상의 죄표가 있다고 하자.

-10                 -5                    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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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이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하여 자신이 얼마만큼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위의 좌표위에 점을 찍어 보자. 만약 자신이 아버지로서 자식으로부터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다면 부자간의 관계는 원만한 것이며 부인으로부터 -10에 가가운 점수를 받고 있다면 부부간의 관계는 불화가 계속되는 관계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 가족 모두는 다른 가족으로부터 얼마만큼의 신뢰성을 갖추고 있는가를 알기위해서 감정은행계좌의 좌표상에서 자신의 현재의 객관적인 신뢰정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일단 가족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신뢰의 정도가 결정되었다면 지금부터는 자신의 변화를 통하여 신뢰성을 쌓아가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위의 예에서 자식과 관계는 현재와 같이 유지되어도 무방하지만 부부와의 관계는 지금의 관계를 그대로 지속하게 되면 가정의 파탄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신뢰성을 기르려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 신뢰성은 어떻게 하여야 얻어질 수 있는 것일까?

  감정은행계좌에 많은 신뢰성을 예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행동들이 필요하다.

 첫째, 친덜하고 예의 바른 행동을 하자.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행할 수 있는 작은 친절의 힘을 쉽게 잊어 버린다. 학교에서 돌아온 이들에게 '오늘 힘들었지'라는 말 한마디, 혹은 도시락과 함께 넣어둔 어머니의 쪽지 편지, 회사에서 집으로 걸려온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의 간단한 남편의 전화, 출근하는 아빠의 신발을 정리하여 주는 조그만 친절 등 하찮은 일로 생각한 모든 것들이 감정은행계좌에 신뢰를 예입시켜주는 길이된다.

  둘째, 잘못이 인정되었을 때는 지체없이 사과 하여라.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실 수는 있을 수 있고, 또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사람 사이에서 신뢰를 잃어 버리는 것은 실수와 잘못을 하는 것이아니라, 잘못을 알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데 있다. 우리들 가정에서 흔히 어른들이 실수나 잘못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가부장적 권위 때문에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럴 경우 감정은행계좌의 신뢰는 한꺼번에 인출이 됨으로서 가정 내에서는 가부장적 권위나 자존심보다는 구성원간의 사랑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권위나 자존심보다는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써 감정은행계좌에 많은 신뢰를 예입함으로서 가족 간의 사랑을 키워나가는 것이 건전한 가정의 필 수 조건이다.

  셋째, 등 뒤에서 험담 하지마라

  흔히 우리는 가족들의 허물을 덮어두기 보다는 가족들 간에 내어 보이려는 경향이 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대한 험담을 자식앞에서, 그리고 자식은 어머니의 험담을 아버지 앞에 털어 놓음으로서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키려고 한다. 이러한 경우 서로간의 감정은행계좌에 신뢰를 인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가족간에 있을 수 있는 허물은 가능한 한 덮어두려는 행동이 필요하다. 자신의 허물을 덮어주고 좋은 면 만을 칭찬해 주려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신뢰가 예입됩으로서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넷째, 약속을 지켜라

 우리는 흔히 가족 간에 많은 약속을 한다. 약속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기대하게 만들고 이를 위해 자신의 계획을 만들게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 자신의 기대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감으로써 절망감과 배신감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감정은행계좌에서는 많은 신뢰가 한꺼번에 인출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우리는 약속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나 약속을 한 경우는 반드시 지키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함게 식사하는 약속, 함께 여행가는 약속, 기타 등등 많은 부분에서 약속을 하게 될 것이고 약속이 되었다면 반드시 지키는 것이 감정은행계좌에 신뢰를 예입하는 길이다.

 좋은 가정, 건전한 가정은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도 누구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족 구성원들이 함게 노력하고 가꾸어 나가려고 할 때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앞에서 말한 네가지의 행동을 통하여 자신의 가정은행계좌에 많은 신뢰를 예입하였을 때 건전한 가정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조금도 변화하지 않고 세상을 원망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을 바꾸어 주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변화를 중지시킬 능력이 없다면 어차피 자신이 세상 따라 변하는 수밖에 없다. 건전한 가정은 자신이 먼저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가족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중 수 있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세상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할 때만이 건전한 가정이 만들어질 수 있다.

[경성대학교 교수 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