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문인들과의 우정
소개를 겸하여
9박 10일간의 호주, 뉴질랜드 문학기행에 참가하여 먼저 5일간의 뉴질랜드 남섬, 북섬 관광을 끝내고 시드니에 도착되다. 시원스레 생긴 모습만큼이나 친절한 가이드가 마음에 든다. 적도 바로 밑에 위치한 호주는 국토가 남한의 78배나 되는데, 인구는 고작 2천만에 불과하가고 하니' 그렇게 밖에?'하고 입이 벌어진다. 호주 정부가 내세우는 대표적 정책은 '그린(green)정책'이며, 또 복지정책의 모범국가로서 잘 알려져 있는 바, 호주 국민의 평균 수명이 남자 86세, 여자 89세라 하니 복지정책의 약발인가 싶다.
호주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의 수는 4만 9천 명인데, 그중 시민권 소지자는 3만 8천 명이니 1만여 명은 유학생들이 차지하는 모양. 우리나라와는 1970년에 수교국이 되었으며, 작년(2004)에 호주 이민 37주년 기념행사를 크게 했다고 한다. 약 40퍼센트의 교민이 자기 집을 갖고 있으며, 자영업이 많고 중산층에 속하는 편이라고 하니, 여기서도 우리국력의 발전상을 보는 듯하다. 호주의 국민소득은 2만9천달러로 우리나라를 훨씬 앞지른 편이며, 먼저들렀던 뉴질랜드와 마찬가지로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제조업은 일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한다고 하니 부럽기도 하다.
시드니의 명적은 남한의 8배나 되는데, 인구는 부산보다 약간 많은 450만이라 하니 아웅다웅은 없을 것 같다. 세계 3대 미항중 하나인 시드시는 유람선으로 1시간 반의 크루즈 여행을 해보니 군데군데 유명 영화의 촬영지가 있어 그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먼저 난내된 페더데일 야생동물원에서의 희귀동물들도 보기 드문 볼거리였고, 에코포인트 궤도열차 탑승도 스릴 만잠이었지만, 역시 블루마운틴은 확실히 시드니의 대표 관광지라 할 만하다. 산의 면적이 우리 남한 전체의 2분의 1이이나 된다고 하니, 우선 볼륨면에서 우리를 앞도하고도 남는다. 무한 대로 펼쳐저 있는 푸른 숲을 보고 있느라니 마치 해운대 바닷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다. 바로 수해(樹海)그것이다. 주종을 이루어 생성하고 있는 나무는 유칼립투스라고 하는데, 사시사철 푸르러 블루마운틴은 단순히 '푸른 산'이란 의미를 넘이 '항상 푸른 산'이라는 이미지도 담고 있다고 해야 하겠다.
블루마운틴에는 '세자매봉'이란 기암이 손짓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전설이 서려 있다. 옛날 마왕이 아름다운 세 자매의 소문을 듣고 손아귀에 넣어려고 하였는바, 몰란 세자매가 주술사 할머니에게 바위로 만들어 숨겨 달라고 소원을 하여 바위가 되는 하였으나, 마왕이 그 주술사를 죽여버림으로써 세 자매는 영영 인간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그대로 바위가 되어버럈다는 것이다. 그러니, 세자매는 지금도 우리에게 그 한을 풀어 달라고 아처럼 수많은 사람을 불러 모아 하소연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드니의 2일째는 유람선으로 시드니 항구 주변의 자연환경을 감상하면서 이곳이 명실공히 세계 3대 미항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쉬운 것은 그 유명한 오페라하우스까지는 갔는데 시간 관계로 관람은 하지 못하고 돌아온 일이다. 오후5시부터 시작되는 시드니 수필문학회 주최 수필문학상 시상식과 문학강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호텔로 돌아와 정장으로 갈아입고 시드니 한국회관으로 갔다.
시드니문학회는 처음 1994년 3월 시드니 교민신문에 '이효정이 보는 세상' 칼럼 독자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이 되었는데, 그 후 2000년 7월 시드니 수필문학회로 개칭과 동시에 창작교실 수료자를 중심으로 재출발을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활동상황으로는 매월 1회 정기적인 동인모임을 가지며, 격월간으로 간행물을발간하고 동시에 이것을 중심으로 한, 회원들의 작품 합평회와 독서토론회를 가짐으로써, 문학 창작력 향상과 회원간 친목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참가회원은 22명(남자:8명, 여자 14명)이며 2001년에 시드니 수필집 제1권을 내고, 2002년에 제2권, 2004냔에 제3권을 발간하였고, 제4권으 2006년 1월에 발간예정으로 있다. 2005년 8월 27일 제1회 시드니수필문학상 시상식을 가졌으며, 당링 한국수필문학가협회 강석호 회장을 연사로 초청,「글로벌시대의 수필문학의 정체성」이란 주제로 문학특강을 하였다.
나는 이날 한국에서 간 20여명의 문학기행단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하였는데, 이곳 문학회원을 비롯한 교민 100여명이 참석함으로써, 한국의 방문단과 호주 교민들과의 친선 교류의 밤을 방불케 하였다. 호주수필문학회의 이효정 회장을 중심으로 회원 30명이 단합하여 자신들의 취미 신장을 위한 문학활동은 물론, 교민들의 화합과 친목활동에도 기여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모임을 리드하고 있는 이회장의 역량과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교민들에게도 찬사를 보내고 싶어졌다.
사람이 어찌 이세상에 밥만 먹고 살기위해 태어났다고 할 것이가? 보다 인간다운 가치 있고 보람있는 삶을 위해 활동을 해야 한다고 할진대, 한 지붕 세계화시대를 맞아 비좁은 조국 땅을 벅어나 멀리 해외로 눈을 돌려 무한 대로 평쳐져 있는 새로운 삶터를 찾아가 나름대로의 정열을 쏟고 있는 동포들이야말로, 한 발 앞선 선진된 삶의 방식이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우리 한국의 앞날을 개척하고 빛낼 선구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날 밤 우리는 진심어린 환영과 마음으로부터의 축하를 서로 주고 받으면서 뜻있는 만찬의 자리를 함께 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이튿날에는 시드니올림픽공원엣 모여 그곳 문학회원들이 손수집에서 마련해 온 갈비와 김치 드으로 정성어린 오찬 대접도 감사히 받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소운동장에서 한·호 수필가들의 친선 '발야구' 경기로 웃음 속에 우정을 교환할 수 있었다.
이어서 잔디밭에 원을 그려 둘러앉아 가지 소개와 아울러 심중의 말 한마디씩 나눔으로써 '글수필'아닌, '말수필'을 한편씩 주고 받은 셈이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늦은 시간까지 함께 지내다가 헤어지고 보니 아쉬움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