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 완 느

Maupassant

  1

  이곳에서 백 리 안쪽에서는 트완느 영감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마슈블레라고 하는 투우르느방(바람굽이)의 술집 주인으로 몸집이 뚱뚱하고 술을 무척 좋아하였다.
  이 트완느 영감의 덕분에 이 조그마한 마을이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마을은 바다를 향해 기울어진 골짜기의 갈피 속에 묻혀, 도랑과 수목으로 싸여 있었으며, 노르망디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여나문 되는 가난한 농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농가들은 풀과 아죵 넝쿨에 뒤덮인 움푹 들어간 지대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신작로가 굽어 돌아가는 모퉁이 뒤라고 하여서 바람굽이(투우르느방)라고 부르게 되었다. 마치 폭풍이 불어닥치면 밭고랑 속으로 숨어 버리는, 새떼들처럼 이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피난처로 찾는 듯 싶었다. 이곳은 멀리 바다에서 소금기가 곁들여 불길처럼 휩쓸어 오는 바닷바람―겨울 서리와 같이 모두 말려 죽이는 그런 사나운 바닷바람을 면할 수 있는 피난처였다.

  그런데 이 마을 전체가 마치 트완느·마슈블레의 개인 소유처럼 생각되었다. 세상에서는 흔히 그를 부률로라고도 부르고, 또 트완느·마·핀느라고도 불렀다. 이것은 본인이 언제나 그렇게 쓰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었다.
  <마·핀느가(내 것이) 프랑스에서 제일이야.>
  여기서 내 것이란 그의 코냑주(酒)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는 20년 이래로 이 땅을 그 코냐크와 부률로(과일주)로 적시어 왔던 것이다. 사람들이 <트완느 영감님, 트완느 영감님, 우리 뭘로 할까요?>하고 물으면 그는 의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부률로로 하지 그래. 그 술은 배를 뜨뜻이 데워 주고, 머리를 깨끗이 씻어 준다내. 이렇게 몸에 좋은 술이 또 어디 있겠나.」

  그는 세상 사람들을 모두 <내 사위>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이미 시집을 보낸 딸은 물론, 앞으로 보낼 딸도 없었던 것이다.
 아무튼 트완느·부률로라고 하면 이 고장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는 뚱뚱한 몸뚱이에 비하면, 그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보는 사람은 저마다 저 몸뚱아리가 어떻게 저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하게 여기는 것이었다.(그는 하루 종일 그와 같이 문간에 서서 세월을 보내기가 일 쑤였다.)  손님이 나타나면 그도 집 안으로 들어가곤 하였지만, 그것은 트완느가 자기 집에서 마시는 술은 으레 한잔씩 시음할 권리가 있는 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를 청해 들이기 때문이었다.

 <친구들끼리의 회합은 이 주막으로!>―이술집 간판은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사실 이 트완느 영감은 이 고장 사람들의 둘로 없는 친구이기도 하였다. 또 폐캉이나 몽티빌에서도 트완느를 찾아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바탕 웃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그 뚱뚱보는 무덤 앞에 서 있는 비석이라도 웃길 수 있는 사나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화를 낼 일도 폭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특수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간혹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을 때에는 눈짓 하나로 너끈히 대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분이 좋으면 자기 손으로 자기 넓적다리를 툭 치는 버릇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누구나 웃지 않고 배길 수 없었다. 아무리 웃지 않으려고 애써도, 뱃속으로부터 웃음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었다. 또한 그가 술을 마시는데 태도가 가관이었다. 남이 권하는 술은 다 받아 마시면서, 그 교활한 눈으로 빙그레 웃는 것이었다. 그는 두 가지의 즐거운 생각에서 오는 기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두 가지 즐거움이란 이런 맛 좋은 대접을 받는 즐거움과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 자기 호주머니 속에 돈이 굴러 들어오는 즐거움을 가리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 중에서 농담하기를 좋아하는 축들이
 「트완느 영감, 마나님은 왜 삼켜 버리지 못하는 거요?」
  하고 물으면 트완느는 이렇게 대합하는 것이었다.
  「까닭이 두가지 있지. 첫째는 맛이 시고, 둘째는 병에다 넣어서 삼켜야 할테니까. 그렇지 않소? 그 몸뚱아리를 통째로 삼켰다가 내 배가 견뎌 나겠오?」
  그런데 이 사나이가 마누라와 싸우는 광경도 볼 만 하다. 그것은 관람료를 내어도 아깝지 않을만큼 훌륭한 희극이다. 두사람은 결혼을 한지 이미 30년이 되었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싸우지 않은 날이 없다. 싸움이 벌어지면 트완느는 재미있어 하지만, 마누라는 퉁퉁 부어오른다. 그 마누라는 농부의 딸로, 키가 훤칠하고 황새처럼 성큼성큼 걸으며, 언제나 성난 부엉이 처럼 고갯짓을 하곤 하였다. 그녀는 주막 뒤에 있는 조그마한 뜰 안에서 닭을 기르며 세월을 보냈는데 그 닭 기르는 법이 남달리 뛰어나, 그 때문에 유명하게 되었다.

  페캉시(市)의 상류 가정에서 연회가 있을 때면 음식 맛을 돋구기 위해 으례이 트완트 마나님이 기르는 앎탁 한 마리가 식탁 위에 오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마나님은 성미가 고약하여 무슨 일에 대해서나 불만이었다. 그리하여 온 세상일에 온통 화가 동하였으나, 특히 남편에 대하여 더욱 그러하였다.  남편의 기분이 좋은 것,  이름이 알려진 것,  몸이 거강하고 뚱뚱해지는 것, 등등 모두가 불만이어서 화가 치밀었다.
  그는 남편을 무용지물로 간주 하였다. 별반 하는 일 없이 동을 벌기 때문이었다. 또 밥버러지라고도 하였다. 보통 사람의 열 몫을 혼자서 먹고 마시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화가 치밀어 다음과 같이 욕을 퍼붓지 않고 넘어가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차라리 돼지우리 속에 쳐박혀 있으려마! 벌거벅고 있는 저 꼬락서니 좀봐. 전런 비계덩어리가 염통이 좋을 리 있노!」
  그리고는 남편의 변상에 대고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두고 보라지, 어떻게 되나. 꼴 쫗겠다! 곡식 자루 터지듯이 구멍이 뚫리고야 말걸. 이뚱뚱보 영감아!」
  그러면, 트완느는 손바닥으로 아랫배를 두들기며, 허리가 끊어지도록 한바탕 웃어젖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야, 이 암탉 어멈아! 다 내 자유랑께.  네 그 병아리들도 나처럼 쌀찌게 해 보려마! 용용 죽겠지!」
  이어서 그는 그 우람스러운 팔뚝 위로 소매를 걷어붙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자 우리 어멈아! 이 날개를 좀봐. 이 날개 어때?」
  그러면 술을 마시던 손님들은 일제히 탁자를 두드리고 몸을 뒤틀면서 웃는 것이었다. 영감은 미친 듯이 즐겁기만 하여, 정신없이 툇마루에 침을 뱉곤 하였다.
  그러자 늙은 마누라는 더욱 화가 치밀어 다시 욕바가지를 퍼부었다.
  「두고 봐,……어떻게 되나. 내사 두고 보란다. 곡식 자루 터지 듯이 구멍이 뚫리고야 말테니까.」
 그래도 마나님은 직성이 불리지 않아 노기가 등등한채, 술꾼들의 웃음 소리를 등 뒤에 남기고 획 나가 버린다.

  아닌게아니라, 트완느의 몸뚱이를 보면 놀라자 않을수 없었다. 날로 옆으로 퍼져 혈색이 빨개지면서 숨이 가빠 왔다.  그것은 마치 죽음의 신(死神)이 그 속에서 장난을 치면서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이를테면 어떤 간계를 써서 겉으로는 즐거운 체하고, 어리석은 체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며, 그 파괴의 작업을 여전히 계속해 나가면서도 남의 눈에는 우스운 장난으로 보이게 하는 괴물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흔히 죽음이 인간에게 나타날 때에는 흰 머리칼과 노쇠와 주름을 동반하는 법이다. 그리고 때때로,
  <놀라운 일이야, 꼴이 저렇게 달라질 수 있나!>
  하면서 몸서리칠 정도로 다가오는 노쇠 과정을 동반아기도 한다.
  그러나 이 사나이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 그 죽음의 신이 오히려 그에게 지방(脂肪)을 점점 늘려 주는 장난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하여 이 사나이를 무슨 괴물과 같은 우수운 물건으로 만들어 붉고 푸른 빛으로 광채가 나게하고, 공기를 불어넣어서 부풀어오르게 하여, 외관상 마치 초인(超人)과 같은 건강미가 흐르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죽음이 모든 인간에게 강요하는 그러한 변모(變貌)도 이 사나이게만은 불길하고 비참한 모습을 주지 않고, 짓궂고 웃음이 터져나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을 새롭게 하는 것이었다.
  「두고 보라지. 꼴이 어떻게 되나.」
  트완느 마나님은 끊임없이 이렇게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2

 어느날 트완느는 갑자기 뇌일혈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 거인은 점포 위로 장지 하나를 사이에 둔 조그마한 방에 드러누워 있었다.  옆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말소리를 듣고 친구들과 지껄일 수 있도록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비록 그 육중한 몸뚱아리는 움직일 수도 없고, 추켜들 수도 없었지만, 머리 하나만은 조금도 부자유스럽지가 않았다. 처음 한동안은 그 굵직한 다리만은 약간 기운이 소생될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으나, 이제 와선 그 희망도 완전히 사라지고 트완느·마·핀느는 밤낮 자리에 누워서 세월을 보내야 했으며, 그 잠자리는 한 주일에 한 번밖에 갈아 주지 않았다. 그것도 이웃 사람들이 넷이나 힘을 합쳐서 들어 주어야 했었다. 이들이 그의  네 팔다리를 쳐들고 있는 동안에, 또 한 사람이 그 짚으로 된 요를 뒤집어 까는 것이었다.
  그러나 트완느의 기분은 여전히 명랑하였다. 다만 그 명랑한 기분이 전과는 좀 달라서, 좀 소심하고 겸손하며, 그리고 마누라 앞에서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겁을 집어먹곤 하였다. 마나님은 언제나 큰 소리로 이렇게 투덜대었다.

  「이 돼지 같은 밥벌레 꼴좀 봐요. 이 무용지물 말에요. 이 무능하기 짝이 없는 술 항아리야. 꼴 좋다!」
  사나이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늙은 마누라 등 뒤에 드러운채, 눈을 껌벅거리며 저족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것이 그가 현재 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으로, 그는 <남으로 가!>혹은 < 북으로 가!>하는 구령에 맞춰서 이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지금 이 사나이의 가장 큰 즐거움은 옆방 술가에에서 떠드는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그것이 제 친구의 음성임을 알게 되면 벽을 사이에 두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을 건네었다.

  「아, 건 내 사위야. 셀레슬랭이야?」
  그러면 셀레스랭·마르와젤은 이렇게 대꾸하였다.
  「응 나야. 트완느! 아직도 토끼처럼 뛰어다니지 못하나?」
  그러면 트완느·마·핀느는 이렇게 대구를 하는 것이었다.
  「아직은 뛰지 못해.  그러나 조금도 살이 내리지 않았어. 워낙 바탕이 좋거든.」
  그는 친한 친구들을 곧 자기 방으로 불러들였다.
  친구들은 함께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을 몹시 서운하게 생각하면서 잠시 그의 말동무가 되어준다.  트완느가,
   「내 고통은 술을 먹지 못하는 거야. 제기랄, 딴 것은 조금도 겁날 것이 없지만, 술 못먹는 것만은 통탄할 노릇이야.」
  하면, 부엉이 같은 마나님의 얼굴이 창구멍으로 나타나면서 이렇게 소리지르는 것이었다.
  「저 꼴 좀 봐요. 한푼의 값아치도 없는 비계덩어리 말예요. 그렇지만 난 밥도 먹여주고, 몸도 씻어 주고, 자리도 닦아 준다오. 우리 속에 들어 있는 돼지처럼 말예요.」

  이윽고 늙은 마누라가 사라지면 때때로 날개가 붉은 수탉 한 마리가 창가에 뛰어올라 이상한 눈초리로 방안을 들려다보고는 꼬꾜오 하고 쟁쟁한 소리로 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때로는 암탉 한두 마라가 칩대 밑에 와서 마루마닥에 떨어진 빵 부스러기를 찾곤 하였다. 트완느·마·핀느의 친구들은 날마다 한낮이면 이 뚱뚱보의 침대를 에워싸고 좌담을 하기 위해 찾아오곤 하였다. 희극 배우 트완느는 꼼짝을 못하고 자리에 누워 있으면서도, 여전히 친구들을 곧잘 웃겼다.  이 장난꾸러기 영감 앞에서는 악마도 웃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하였다.

 날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친구가 세 사람 있었다. 셀레스랭·마르와젤은 그 중의 한 사람으로, 키가 크고 몸집이 깡마르고, 능금나무통처럼 약간 뒤틀린 사나이었다. 또 하나는 프로시페르·오르슬라빌이라는 사람으로 깡마르고 키가 납짝하며, 흰 족제비 코를 하고 농담을 좋아하며, 여우처럼 교활한 사나이었다.  또 한 사람은 쎄제에르·포멜르라는 입이 무거운면서도 놀기를 좋아하는 사나이였다.
   이들은 뒷뜰에서 판자를 하나 갖다가 침대 끝에 놓고 즐겨 도미노(바둑)를 하였다. 대개 두 시부터 다섯 시 사이에 열전이 벌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트완느 마나님에게는 매우 못마땅하였다.  그 무능하기 짝이 없는 뚱뚱보가 침대 위에서 도미노를 하며, 좋아하는 꼴을 그냥 내 버려 둘 수는 없었다. 그녀는 노름이 시작될 적마다 화가 치밀어 판자를 밀어전지고, 노름 기구를 움켜쥐고 가게 안으로 들어와서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이 비계덩이를 먹여 살리는 것만 해도 끔찍스러운데, 진종일 일에 부대끼는 나와 같은 인간에게는 언제나 코웃음을 던지며 노름까지 하는 꼴을 보아야 하다니!」
  이렇게 되면 셀레스랭·마르와젤과 쎄제에른·포멜르는 기가 죽어 얼굴은 수그리지만, 푸르스페르·오르슬라빌만은 노발대발하는 마나님에게 부채질을 하며 재미있어 하는 것이었다.
  그는 어느날 마나님이 유난히 화를 내는 것을 보자 이렇게 말하였다,
  「마나님, 나 같으면……내가 마나님이라면 말예요.」
  마나님은 사나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 올빼미 같은 눈으로 그를 뚫어지에 바라보았다.
  사나이는 말을 이었다.
  「주인의 몸이 가마솥처럼 뜨겁군요. 침대에 드러누워 꼼짝하지 않으니 그럴 밖에.」
  친구들이 놀러 왔다. 트완느의 병이 별안간 악화된 것 같았다. 꼴이 몹시 피곤해 보였던 것이다.
  이윽고 날마다 일과가 되다시피한 그 도미노 놀음이 벌어졌다. 그런데 트완느는 그 놀이에 조금도 흥미를 느끼기 못하는 모양이었다. 팔을 한번 내밀 떼에도 조심스럽게 천천히 하였다.
  「여봐, 팔을 꿰매 놓은 거야?」
하고 오르슬라빌이 물었다.
  「도무지 어깨가 무거워서 꼼짝을 할 수 있어야지.」
  트완느의 대답이었다.

  누가 별안간 가게로 몰려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 왔다. 놀음꾼들은 잠잠해졌다.
 면장과 서기가 나타났다.  두 사람은 술 두 잔을 주문해 놓고, 암을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트완느는 두 사람의 나지막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벽에 귀를 갖다 대느라고 알을 품은 생각을 깜박 잊어 버리고 <북으로 가!>를 되풀이하는 바람에 달걀이 모두 깨져 침상을 온통 오무렛으로 만들어버렸다.
  트완느는 저주와 비명이 뒤섞인 소리를 질렀다. 마나님이 뛰어왔다. 일을 저지른 것을 짐작하고 이불을 획 졎혔다. 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기가 막혔다. 화가 치밀어 견딜 수 없었다.  남편의 옆구리에 찐득찐득하니 붙어 있는 누런 계란 반죽을 바라보고 말문이 막혔던 것이다.

  그녀는 분노로 와들와들 떨면서 이 반신불수의 사내에게 달려들어 아랫배를 후려 갈기기 시작하였다. 마치 연못가에서 빨래를 할 때 방망이를 휘두르듯이, 두 손이 벌갈아 배 위로 내려 떨어지면서 펑펑 소리를 내었다. 또 그것은 토끼의 앞발이 북을 치는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하였다.
  트완느의 세 친구가 기가 막혀서, 웃고 기침을 하고, 재채기를 하며 법석을 떨었다. 침상에 드러누운 뚱뚱보는 쩔쩔 매며, 다른 겨드랑이 밑에 넣은 다섯 개의 계란이나마 마저 깨뜨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마누라의 매를 피하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