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     記

HEMINGWAY, ERNEST

    미국에서 노오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여섯 사람이 있다. 그중에서 예술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윌암·포오크너라 일러지고 있는데, 인간적으로 보아 재미있다고 할까, 더는 몰라도 우리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은 어네스트·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일 것이다. 헤밍웨이는 1961년 7월 2일, 자기가 애용하던 엽총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은 것으로 상상할 수 있듯이, 생애 그 자체가 일대 드라마였다.

  만일 리얼리스트의 포오크너는 미시시피주의 한 도시에서 그 생애의 태반을 보냈고, 그 작품의 대부분은 같은 주의 한 고을을 무대로 하고 있다. 그런데, 헤밍웨이는 고등학교를 나오자 곧 국외로 뛰어나가, 유럽 대륙을 비롯하여 아프리카, 아시아에까지 발을 뻗쳤고, 미국에 돌아와서도 대륙을 좁다 하고, 프로리다의 남단에, 또는 큐바島에, 나아가서 멕시코 灣流에까지 행동반경을 넓혀 갔다.

  우주여행이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오늘날에 있어서, 이토록 넓은 범위에 걸쳐서 행동하고, 그리고 또 그 결과를 작품이라는 형태로 결정시킨 인간은, 아마도 헤밍웨이밖에는 생각 할 수가 없으리라.

   <우리의 시대에>와 맹렬한 행동

  헤밍웨이는 1899년 7월 21일, 시카고 교외 오크·파아크라는 곳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았다. 수렵과 낚시질에 열정을 가지고 있던 부친의 감화는, 음악에 강한 관심을 보였던 모친의 감화보다 강한 모양으로, 어네스트는 일찍부터 스포오츠를 좋아했다. 아무튼 부친이 그에게 낚싯대를 쥐게 한 것은 세 살 때이며, 엽총을 준 것은 열 살 때라고 한다. 게다가 헤민웨이家의 서머·하우스가 미시간州 북부의 왈룬·레이크라고 하는 호숫가에 있었으므로, 어린 이들이 사냥을 하거나 낚시질을 하기에는 안성마춤이었던 것이다.

  헤밍웨이의 젊은 시절을 모델로 해서 마든 영화 <청년>을 보신 분은, 그 근방의 자연이 숲과 물이 풍부하고,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를 이셨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진실을 사랑했던 소년 헤밍웨이에게는, 기독교적 위선에 싸인 고향 오크·파아크의 생활이 불유쾌하여, 항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는 대자연에 마음이 끌린 것 같다.

  그가 오크·파아크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였다. 맹렬한 행동을 찾던 그는 군대에 지원했으나, 권투로 상한 눈 때문에 퇴짜맞고, 잠시 캔자스시티의 신문기자를 하던 끝에, 적십자사에서 모집하고 있던 상이병 운반자 종사원에 응모하여, 북이탈리아 전선에 종군하고, 거기서 박격포 때문에 구사일생을 얻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하여 쓴 것이 헤밍웨이의 최대 걸작으로 간주되고 있는<무기여 안녕>인데, 그 이전에 <세 이야기와 열의 시>, <봄의 奔流>, 출세작<태양은 또다시 뜨다>나, 답편집 <우리의 時代>, < 남자만의 세계>를 발표하고 있다.

  이 <남자만의 세계>에 여기에 수록한 <殺人者>가 담겨 있다. 이 <殺人者>는 原書로 겨우 몇페이지에 불과한 단편이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한시간 반짜리 영화가 제작되어 대성공을 거두 었다.

  題材에서 보더라도, 鬪牛, 권투, 전쟁, 목력, 연애, 수렵, 낚시질 등, 이 작가의 생활에 있어서 흥미의 중심을 이루고 있던 것이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간생활의 맹령한 局面을 있는 그대로 버러보려는 작가의 눈과, 그것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이 작가의 솜시일 것이다.
  가 지어냈고, 또 한때의 유행이 되었던「非情의 스타일」이 가장 많이 나타난 것은 後期의 장편보다도 오히려 初期의 단편들일 것이다.

       <태양은 또다시 뜨다>와 전쟁 시대

   헤민웨이는 부친의 뜻을 어기고 대학과정을 밟지 않았다. 대학보다도 전쟁에 참가하여, 남자로서의 맹렬한 행동 세계로 들어가 보고 싶었던 것이리아. 전후에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신문기자로서 유럽에 건너가, 파리를 중심으로 생활하며, 거기서 선배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던 가트루드·스타인 여사나 시인 에즈라·파운드에게 작품을 쓰는 공부를 했다. 그가 修飾語를 극도로 피한 문장을 스게 된 데에는, 신문기자의 경험도 경험이려니와, 이 두 사람의 영향도 적지 않다고 한다.

  <태양은 또다시 뜨다>는, 전쟁으로 인하여 이제까지 믿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 버리고 방황하는 유럽 젊은이들의 생활을 잘 포착하고 있는 점에서, 전쟁시대의 대표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생활 방향을 잃고 있으면서도 인간은 이기주의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는 것을 그들은 발견한다.

  이 작품의 중심은 뭐니뭐니해도 스페인의 투우 장면인데, 여기 수록한<불패자>가 투우사를 주인공으로 하여 씌어졌다. 이밖에 투우의 해설서로간주되고 있는 <오후의 죽음>이라는 저작이 있고, 또 1960년에 <라이프>誌에 연재했던 <위험한 여름>은 스페인의 투우사와의 交友錄이다. 아마도 헤밍웨이에 있어서는, 투우는 단순한 스포오츠가 아니라, 삶이 죽음과 직면하는 엄숙한 祭典이며, 또 예술이기도 했으리라.

    <무기여 잘 있거라>와 전쟁

   헤밍웨이는 커다란 세 정쟁에 참가했다. 제1차 세계대전, 스페인의 내란, 제2차 세계대전이다. 언제나 군인으로서 참전한 것은 아니지만, 거기서는 언제나 방관자 이상의 행동을 취한 것 같다.
   제1차 세계대전은 <무기여 안녕>을 낳게 하였고, 스페인의 내란은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낳게 하였는데, 제2차 세계대전은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한 채 작자의 죽음이 찾아들었다.

   작자의 친구이며 비평가였던 말캄·카우리의 말에 의하면, 헤밍웨이는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하여 천페이지 이상이나 썼다는 것이다. 그것은 <육·해·공에 관한 것>이라는데, 지금 미망인의 손에 남겨져 있다고 한다.
   사실, 제2차 대전에서도 훼밍웨이는 육·해·공의 세 방면에 참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다에서는, 그의『낚싯배』에 폭약을 싣고, 카리브해 방면에서 독일의 함정 탐색에 공헌한 바가 있었다. 만일 적함과 충돌하는 날이면 다 함께 폭침할 셈이었다고 한다. 하늘에서는 영국 비행기의 특파원으로서 탑승하여 수차 작전에 참가했었다.

    또 육상에서는 파리를 독일군의 수중에서 탈환하는 싸움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敵情에 대하여 끊임없이 귀중한 정보를 제공했다. 종군기자였던 헤밍웨이는, 정규병 아닌 병정 200명으로 조직된 장동차대를 지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의해 두고 싶은 것은, 헤밍웨이가 절대로 호전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전쟁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전쟁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의 경우처럼 남의 나라의 내란에까지 손을 뻗친 것도, 스페인을 제2의 고국으로서 사랑하고, 또 거기서 민주주의가 독재주의 때문에 위기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전쟁에 대하여 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베스트셀러였을 뿐만 아니라, 제2차 대전에서는, 미국군과 소련군의 게리라전의 교과서가 되었고, 뒤에 게리 쿠퍼와 잉그릿드 버그만의 공연으로 영화화 되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쿠퍼와 헤밍웨이와의 우정은 유명하여, 쿠퍼의 죽음이 헤밍웨이가 자살하는 하나느이 실마리가 되었다고도 일러지고 있다. 버그만은, 역시 그의 원작의 영황에 출연한 디토리히나 에바가드너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헤밍웨이의 연인이었으리라고 추측된다.

    사냥과 낚시질

    사냥이 헤밍웨이의 열정의 하나였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열정은 여기 수록한 <키리만자로의 눈>과 <매코머의 짧고 행복한 생애>라는 비교적 긴 단편소설을 낳게 해 주었다. 둘다 아프리카에서 수렵여행이 무대로 되어 있어, 죽음과 사랑의 문제에 날카로운 메스를 가하고 있다.

  낚시질은 헤밍웨이에게 사냥에 못지 않은 열정이었다. 젊은 시절은 미시간州 북부의 호수 지방에서 송어 낚는 것을 즐겼다. 그러다가 나중에 큐바島에 살게 되면서부터 멕시코 灣流에서 수백 파운드에 이르는 큰 고기를 노리게 되었다.
  <노인과 바다>는 이런 가운데 씌어진 중편소설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하여 퓨울리처상을 받았고, 또 노오벨상을 받는 실마리가 되었다.

    短編作品에 대하여

    헤밍웨이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단행본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세 이야기와 열의 시> (1923)
   <우리의 시대에>(소문자 1924)
   <우리의 시대에>(대문자 1925)
   <남자만의 세계>(1927)
   <이기는 게 지는 것>(1934)
   <제5열과 최초의 49편>(1938)

   최후의 <제5열과 최초의 49편>은 헤밍웨이의 단편전집이라 해도 좋은데, 이것과 같은 내용의 것이 뒤에 모던 라이브러리版으로 <어네스트 헤밍웨이 단편집>이라는 표제로 출판 되었고, 그것이 오늘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책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수록한 작품들은, 작자 자신이 모던 라이브라리版의 머리말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매코머의 짧고 행복한 생애>, <키리만자로의 눈>, <세상의 빛>을 비롯하여, 世評이 있는 것들을 가려뽑아 수록하였다.

   그 중에서도 <미시간 湖畔>은 아주 초기의 단편 작품으로, 자유주의적 경향이 강하다. 젊은 남녀의 교합을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회화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므로, 미국네에서는 출판이 어려웠다. 헤밍웨이가 이 작품을 戰後에 처음으로 파리를 찾아갔을 때에 써서, 곧 가트루드 스타인 여사에게 보였던 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매우 잘 됐어요. 그 점은 정말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허지만 걸릴 수 없겠군요. 즉 화가가 그리더라도 벽에 걸리지 못하는 그립 같다는 말에요.>
   그러나 유럽에서는 <세 이야기와 열의 시> 속에 수록되어 활자화 됐지만, 미국에서는 스타인 여사의 예언대로 <우리의 시대>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작자의 체험이 바탕이 된 모양이며, 전쟁에서 돌아온 직후, 미시간州 북부의 혼톤 베이라는 조그마한 시골 도시와 그 부근의 호반이 무대이고, 당대의 여자 리즈는,  리즈 딜와스의 여급이다. 작자는 같은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마죠리 반프라는 여고생과는 연애 관계에 있었던 모양이지만, 이 리즈와는 그러한 정신적 연관은 없었던 모양 같다.

   그리고 <세상의 빛>에 대해서는, 작자 자신과 몇몇 비평가들은 걸작으로 치지만, 일반에게는 별로 이름이 난 작품은 아니다.
  <세상의 빛>이라 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이지만, 여기서는 아무래도 매춘부를 듯하는 것 같다. 실제로는 아지도 못하는 有名鬪士에게 사나이의 理想像을 찾고 있는 가엾은 여인들을 그린, 매우 강열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로서, 작가는 이 작품을 단편집, <이기는 게 지는 것>의 첫머리에 실으려고 했다. 그러나 출판사의 반대로 실현하지 못했다. 작자는 이 작품에서 뭔가 기대하는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