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 邦 人

第 2 部

   CAMUS ALBERT(알베르 까뮈)

4

   피고석에서도 자기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흥미있는 일이었다. 검사와 변호사 사이의 변론이 있는 동안에 이들은 나의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아마도 내 범죄보다도 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엿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의 견해에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던 모양이다. 변호사는 파을 쳐들고 범죄하되, 구실을 붙이고, 검사는 손가락질을 하며 유죄를 고발하여 변론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그런데 나로서는 난처한 일이 하나 있었다. 나는 스스로의 생각에 여념이 없었으나, 때로는 나도 한마디 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내가 말을 하려고 하면 변호사는,
 「가만 있어요. 그래야 일이 잘 됩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사건이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취급되는 셈이었다. 즉 나는 참예도 안시키고 모든 일이 진행되어 갔다. 따라서 나의 의견은 물어 보지도 않고, 나의 운명이 결정되어 가고 있었다. 나는 때때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로막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피고입니까? 피고란 매우 중요합니다. 나에게도 할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할 이야기란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일이 나에게는 오래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컨대 검사의 변론이 곧 나에게는 싱겁게 생각되었다. 나의 관심을 끌거나 흥미를 일으킨 것은 단지 단편적인 말들이나 몸짓, 혹은 한 토막의 변설과 같은 것들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검사의 견해는 내가 미리 범죄를 계획햇다는 것이었다. 그는 적어도 그것을 증명하려고 했으며, 그 자신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것을 내가 증명하겠습니다. 나는 2중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명백한 사실에 비추어서, 둘째로는 이 악독하고 음흉한 심리상태에 비추어서 증명할 수 있는 겁니다.」
  검사는 어머니가 돌아간 후의 사실들을 요약해서 말하였다. 내가 냉정했었다는 것, 어머니의 나이를 몰랐다는 것, 이튿날 여자와 함께 해수욕을 하러 갔다는 것, 페르난델의 영화구경을 하고, 마지막에 마리와 함게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 등을 지적하였다. 그때 그의 말을 이해시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가 <정부>라는 말을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마리>였을 따름이었다.

  그리고 검사는 레이몽의 이야기를 하였다. 이 사건을 보는 그의 견해는 너무 명석하였다. 그의 이야기는 그럴 듯 하였다. 나는 레이몽과 공모하여 그의 정부를 꼬여다가 <성품이 흉악한> 사나이에게 봉변을 당하도록 편지를 썼으며 바닷가에서는 내 가 레이몽의 적에게 대들었다는 것이다. 레이몽이 부상을 당하자 나는 그에게서 권총을 받아 가지고 그것을 혼자서 사용할 생각으로 바다로 되돌아가 계획대로 아라비아인을 쏘아 죽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얼마 후에 <일이 제대로 된 것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네 방의 총알을 태연자약하게, 즉 확실히 분명한 의식을 갖고 쏘았다고 하였다.
 「위에서와 마찬가지로」하고 검사는 말을 꺼내었다.
 「나는 여러분에게 이 사람이 뻔히 알면서도 살인을 하게 된 경위를 말씀드렸습니다. 나는 이 점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살인사건이 아닙니다. 즉 그때의 정상에 따라서 너그럽게 보이 줄 수 있는 반사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이 사람은 인테리입니다. 이 사람의 진술을 여러분도 들으셨지요? 그는 제법 대답할 줄도 일고 말의 뜻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가 하는 말을 모르고 행동하였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나는, 내가 인테리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 내 한 사람의 범인에게는 매우 불리한 조건이 되는 건지, 나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는 그 후로는 검사의 말을 귀밖으로 흘려 버렸지만, 이윽고 다시 그의 말이 들려왔다.
 「그가 후회하는 기미가 조금이라도 부였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예심에서도 이 사람은 자기의 가증스러운 범행을 후회하는 빛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로 돌아서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계속하여 열변을 토하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그 까닭을 잘 알 수 없었다. 그의 이야기가 옳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아닌게 하니라 나는 나의 행동을 그다지 뉘우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노발대발 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에게 정다운 말로 나로서는 아무것도 후회할 수 없었다고 설명해 주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일――오늘 혹은 내일에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의 처지로서 누구에게도 이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즉 나에게는 다정스러운 태도를 취하거나, 선의를 가질 권리가 없었던 것이다. 검사는다시 나의 정신 상태에 관하여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

  그는 나의 양심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배심원들에게 말하였다. 나에게는 도대체 양심이라는 것이 전혀 없고, 인간다운 점이 하나도 없으며, 인가의 마음을 보전해 나가는 도덕적인 원리와는 너무나 인연이 멀다는 것이었다.
「아마도」하고 그는 말을 계속하였다.
 「우리는 그것을 비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가 가질 수 없는 것을, 나무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이 법정에서는 관용이라는 소극적인 도덕은 그보다 더 어렵기는 하지만 더 높은 정의라는 도덕으로 바꿔져야 합니다. 특히 이 사람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마음의 공허가 사회 전체를 삼켜 버릴  수도 있는 심연(深淵)이 될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는 변론에서 말한 어머니에 대한 나의 태도를 다시 되풀이하여 말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범죄를 이야기할 때보다 더욱 길었다. 나는 너무나 길어서 결국 그날 아침의 더위 밖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였다. 얼마 지나서 차석 검사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매우 나즈막한, 그리고 자신만만한 소리로,
 「이 법정에서 내일은 부모를 살해한 가장 가증스러운 법죄를 심판하게 될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 잔인무도한 법죄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 사회의 법률이 엄중한 처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 범행이 일으키는 전율감은 나의 무감각한데서 느끼는 전율감보다 오히려 더하다고 장담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그의 말인즉 정신적으로 어머니를 죽이는 사람은 아버지를 자기손으로 죽이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인간사회에서 말살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쨋든 전자는 후자를 만드는 것이며, 그러한 행위를 예고하고 긍정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여러분, 나는 확신합니다.」
하고 그는 목소리를 돋구어 말을 이었다.
 「이 걸상에 앉아 있는 피고는 내일 판결을 받게 될 살해죄를 거듭 범한 자라고 하여도, 나의 생각이 지나친 것이라고 여러분은 생각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피고는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검사는 땀으로 번쩍이는 얼굴을 닦았다. 그는 끝으로 가지 의무는 괴로운 것이지만 그것을 단호히 수행하겠다고 말하였다. 나는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규범을 무시하고 있으므로 사회에 아무런 이득이 될 수 없으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양심도 없는 사람이므로 인정에 호소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피고에게 사형을 요구합니다. 이렇게 하여도 내 마음은 통쾌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오랜 재직 기간중에 여러 번 사형을 구형한 일이 있지만, 오늘같이 이 괴로운 의무가 신성한 지상명령의 의식과, 흉악한 것 밖에는 아무 것도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의 얼굴에서 느끼는 공포감을 몰아냄으로써 받게 된 명랑한 기분을 일찍이 맛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검사가 자리에 앉고, 꽤 오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더위와 놀라움으로 어리둥절하였다.
  재판장은 잔기침을 하고 나서 나에게 매우 낮은 목소리로 덧붙여 할 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이야기하고 싶었으므로, 자리에서 일어나 생각나는대로 아라비아 사람을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하였다. 재판장은 그건 하나의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지금까지 나에 대한 변론 내용을 잘 알 수 없으므로 변호사의 말을 듣기 전에 내가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동기를 분명히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나는 빠른 어조로 더듬으며――나 자신이 우습게 보인다는 것도 잘 알면서도――그것은 태양 때문이었다고 말하였다. 장내는 일제히 폭소가 터졌다. 변호사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뒤이어서 그는 발언하게 되었지만, 자기의 진술은 오래 걸릴 터이니, 오후로 미루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법정은 이 요청에 동의하였다.

 오후에도 커다란 선풍기가 실내의 무더운 공기를 휘젓고, 배심원들의 갖가지 조그만한 부채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변호사의 변론은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내가 죽인 것은 사실입니다>하고 그가 말하였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며, 나의 말을 할 적마다<나>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헌병에게 몸을 굽혀 그렇게 말하는 까닭을 물었다. 헌변은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더니, 곧 <변호사들은 모두 그렇다>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그것 역시 나를 사건에서 젖혀놓고, 나를 제로<零>로 만들어 버리는 하난의 수법으로, 말하자면 그가 나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벌써 그 법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내 변호사가 우스워 보였다. 그는 빠른 어조로 나의 개해헹위를 변호하고 나서, 그도 또한 나의 양심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검사의 솜씨에 비하면 훨씬 서툴러 보였다.
 「나도 역시 피고의 양심을 들여다 보았습니다마는, 명철하신 검사님의 고견과는 달리, 나는 그 엄연한 존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아니라 펴놓은 책을 읽듯이 환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내가 성실한 사람으로 군무하는 회사에 충실했으며, 모든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남의 불행을 동정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고 하였다. 그의 말인즉 나는 오랫동안 어머니를 잘 모신 모범적인 아들이었으나, 나중에 나의 경제적으로서는 도저히 편안히 모실 수 없으므로 양로원이 대신 어머니에게 안락한 생활을 시켜드릴 수 있을 것을 기대하였다는 것이었다.
 「그 양로원에 대하여 왈가왈부 의논이 분분하다는 것을 나는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 내가 만일 그러한 시설이 사회에 유익하고 소중하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면 국가 자체가 그런 시설을 보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장례식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의 변론의 결점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그의 장광설과 내 양심에 관하여 변론한 그 한없이 긴 시간으로 말미암아 나는 모든 것이 투명체럼 되어 버려 거기에 현기증을 느끼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변호사가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 동안에, 거리로부터 법정 광장을 거쳐서 크림장수의 나팔소리가 나의 귀에 울려왔다.

  나는 이미 나의 것이 아닌 내 생애에서 지극히 빈약하지만 하나의 기끔을 얻었던 추억에 사로잡혔다. 여름철의 향취, 좋아하던 거리, 저녁하늘, 마리의 웃음과 옷파림―― 그 고장에서 내가 한 달갑지 않은 모든 일들에 대한 혐오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올라, 나는 다만 그것이 어서 끝나고, 감방으로 돌아가서 잠이나 잘 수 있기를 고대할 뿐이었다. 변호사가 끝으로, 배심원들은, 일시적 실수로 그 소행을 그르친 성실한 근로인을 사형에 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웨치고, 가장 장확한 형벌로서 이미 영원한 뉘우침을 느끼고 있는 하나의 법죄에 대하여 그 정상을 참작할 것을 요구하는 말도, 내 귀에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법정은 심문을 중지하고 변호사는 기진맥진하여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그의 동료들은 달려와서 그의 손을 잡아 흔들었다.
 「참 훌륭하였네.」
하는 말이 들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은 나에게 증인 삼아,
 「그렇지요?」
하고 말까지 하였다. 나는 동의는 하였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온 찬사는 아니었다. 나는 너무나 피로하였다.

 밖은 해가 기울어, 더위도 차츰 수그러졌다.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음으로 나는 아득한 저녁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것은 나 한 사람에 관한 일이었다. 나는 나는 다시 한번 장내를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첫날과 다름 없었다. 나는 회색 웃옷을 입은 신문기자와, 자동인형 같은 여인의 눈길과 마주쳤다. 그러자 나는 재판정에서 한번도 눈길로 마리를 찾아 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마리를 잊어 버린 것은 아니지만, 할 일이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셀레스트와 레이몽 사이에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이제야 끝이 났군요>하고 말하듯이 나에게 손짓을 살짝 하였다. 그리고 매우 조심스런 표정에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침통하여 그녀의 미소에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법정이 다시 열렸다. 매우 빠른 어조로 배심원들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이 낭독되었다. <살인죄>……<가해행위>……<정상참작>……그러한 낱말들이 들려왔다. 배심원 일동이 퇴장하고, 나는 앞서 기다리던 방으로 끌려갔다. 변호사가 따라와서 수다스럽게 어느 때보다도 더욱 자신이 생겼다고 정답게 일러 주었다. 모근 것이 순조롭게 되어, 몇 해 동안의  금고형(禁錮刑)이나 혹은 지역을 지르면 될 것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만일 판결이 불리할 경우에 이를 파기할 수도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는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대답하였다. 배심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이쪽의 결론을 보류해 두는 진술을 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는 나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판결을 파기하지 못하는 법이라고 설명하였다. 그것은 바로 명백한 것으로 생각되어 그의 견해를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긴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많은 서류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었다.
 「어쨋든 상고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바쁘지 않으리라고 확신합니다.」
하고 변호사는 말하였다.

  우리들은 꽤 오랫동안 기다렸다. 아마 4, 50분쯤 되었을 것이다. 시간이 되자 종이 울렸다. 변호사는,
 「배심원 측의 답신을 재판장이 읽습니다. 당신은 판결을 언도할 때에야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하고 말하면서 나를 두고 가 버렸다.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계단을 뒤어가고 있었지만 가까운 곳인지 먼 곳인지 나로서는 분간할 수 없었다. 이어서 법정에서 무엇인가 낭독하는 나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금 종이 울리고, 피고석의 문이 열렸을 때, 나를 엄습한 장내의 침묵, 그리고 젊은 신문기자의 눈길을 보자 이상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마리가 있는 곳을 보지 못하였다. 그럴 시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재판장이 이상한 목소리로, 나는 불란서 인민의 이름으로 광장에서 단두 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모든 사람들의 얼구에 나타난 감정을 알 수 있을 듯하였다. 그것은 나를 아끼는 기색이었다고 생각된다. 헌병들은 나에게 매우 친절하였다. 그리고 변호사는 내 손목에 그의 손을 얹었다.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재판장의 할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 나는,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내가 끌려나온 것도 바로 그때였다.「다음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