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섬용회 하동총회

 

웅암 이진원

 

  나의 홈 게시판에 이정재 친구의 안부가 댓글로 올라오고, 며칠 뒤에 섬용회 서울까페를 연다는 안내가 왔다. 이국 땅에서 친구들의 소식을 묻거나, 들어보는 아이디어로 좋다고 여겼다. 6월에 섬용회서울카페(http://cafe.daum.net/seoulsy2011)가 문을 열었으니, 나의 홈(http://ijinwon.kr)인덱스에도 링크를 해 두라는 카페지기<너뱅이>의 메일이 왔다.

  잠 자던 와룡이 기지개를 치는 듯했다. 섬용의 진취적인 일들이 서울에서 다시 시작되는 것을 카페에서 보았다. 금년은 장마와 폭우, 냉해와 폭염이 쉰 나물로 범벅이 된 비빕밥처럼 병든 금수강산이 되어 버린 탓이지, 와룡들의 건강도 쇠잔해 지고 와병에 든 친구가 많다는 소문이 들렸다.

   속일 수 없는 노년의 세월이 입술에 묻어난다. 인터넷을 아는 친구는 행사 일정을 잘 알지만, 다른 친구 들은 입소문을 기다려야 한다. 답답함이 원망으로 서글픈 귀를 만든다. 옛날의 안내문이나 정다운 초청장 없는 무정함을 탓한다. 처음 진주여자섬용 9명 전원이 참석 할 것 같더니만, 초청장이 없어 가족의 동의를 얻지 못한 친구도 더러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빗줄기 사이로 비쳐오는 아름다운 섬진강의 야경이 가슴을 부풀게 한다. 오링징이 환영회장의 넓은 주차장에는 보고 싶었던 얼굴들을 실고 온 서울버스와 차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모두들 붙잡은 두 손들이 사물놀이 장단에 덩실덩실 춤을 추며 놓을 줄 모른다. 향토의 국악예술인의 아름다운 가야금병창이 총회 식전행사를 더욱 멋지게 수 놓았다.    우리의 회춘을 조롱하는 듯한 노래 가락은 두 번의 앵콜을 불렀다.  

  뷔페가 시작되고 끼리끼리 어울린다. 서로 보고 싶었던 친구 곁으로 가고 싶으나, 다른 친구들도 마찬 가지라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나는 변함없이 고마운 참존 옆자리를 차지했다. 밝고 아름다운 입체 조명이 모든 섬용의 역린을 숨김없이 들어낸다. 고래들의 거품처럼 내리는 빗줄기가 연회장의 3부 유흥이 끝날 때 까지 산만하지 못하게 만들어 즐거운 시간으로 채웠다.

   지난해 베트남을 다녀올 때만 해도 건강했던 친구들이 이번 모임에 빠진 대신, 뜸 했던 새로운 친구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참가를 하여 기뻤다. 정회경, 서대식, 조기섭, 추정길, 김광수, 정중석, 박수묵, 안성남 등 등. 예상을 넘어 80명이 넘었다. 일일이 여 삼추라더니, 그 사이에 섬룡의 역린이 윤기를 잃고 영롱한 빛을 예전처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호텔방에서 밤을 지새운 섬용들의 토끼눈들은 아침 해장국밥을 더욱 맛있게 했다. 해장술을 찾는 친구는 한 사람도 없었다. 세월이 바래가는 우리의 모습은 순천 낙안(樂安)성내의 고촌(古村)을 탐방하고 망덕리 횟집에서 점심식사를 할 때, 그 형상이 너무나 두더러져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회집에서는 언제나 식탐을 부리던 친구들이 옛날과 같지 않게 절반을 먹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왼지 눈덩이에 적외선을 맞은 것처럼 뜨거워 졌다.

  헤어지기 싫은 듯, 한사람 한사람 이름을 불러 손을 잡고 머적거리면서 천천히 선물 보따리를 나누어 주는 참존 김 회장의 짙은 우정이 아쉬운 작별을 조금이라도 멈추려는 안간힘이 모두에게 전해진 듯 멍청하기만 하다. 운전기사의 조급한 마음이 엔진소리로 바뀌어 나온다.
  서울로 갈 사람과 내려갈 사람이 천천히 나뉜다. 어서 헤어지라는 듯이 비마져 활짝 개여 햇빛이 난다. 하늘도 무사히 내년을 기약 하란다.

  아집이든, 고집이든, 시샘이든 어느것 하나, 지기 싫어하던 친구들의 그 의지가 묻혀지고 미소마져 잃어 버린 의욕이 서로를 서글프게 하는 것 같다. 식탐으로 웃움소리가 배꼽을 등에 붙이던 옛 모습은 이제는 잊혀진 계절이 되었다. 이번 24회의 총회에서 100미터를 30초 안에 완주 할 수 있는 친구가 몇사람이나 될까 생각하는 뚱딴지가 되었다. 남녀 모두 합쳐 1/3이 못될 것 같았다.

  내년에는 섬룡들의 건강 검진을 하는 프로그램이 운용되었으면 좋겠다. 50미터를 20초 안에 완주 할 수 있는 섬용, 100미터를 40초 안에 완주 할 수 있는 섬용이 얼마나 되는지. 이를 위해 건강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을 카페에서 운용한다면, 옛날의 섬용회를 현상유지 않을까. 그리하려면 모두 인터넷을 할 수가 있어야 하는데.<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