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나무

                                                                                                시/차연석

도시에서 내다버린 풀과 나무들
길과 집으로 다듬고 지으면서 버려진 그들
사람이 뜯어서 밟고 짓이겨......

풀잎 끝에서 열리는 문
이슬 찬 찬바람이 작은 몸짓으로 아침을 연다

한밤에 일어나 정갈히 씻은 몸에
다시 순백의  옷으로 갈아입은 아침이
눈부신 햇살을 편다.

구사일생 빌딩숲을 간신히 빠져나온
여기, 숲과 나무들.........

쓸쓸한 가난이 우습게 널려있는
산마루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초라한 인가가 가쁘게 긴 한숨을 쉰다.

씻은 듯 구름은 사라지고
시원스런 꿈길이 숲과 나무들로 춤을 춘다.

도시에서 내다버린 인정이 무럭무럭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