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동주 맛 쥑입디다요!
김 옥 금 (26회) 산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산 구비구비를 돌아 가을이 무르익는 아담한 시골길을 자나면서 가을이 이렇게 익는구나!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참 많은 걸 잊고 살았구나 싶었소이다. 오랜만에 비슷한 또래 부부들끼리의 여행은 그 어떤 형식적적인 포장이나 격식이 필요없는 편안함 같은 거…… 그래서 정말 야한 야그에도 순수하게 깔깔대며 웃을 수 잇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아직은 단푼 철이라고 하기엔 이른 감이 없진 않았지만,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파아란 하늘하며, 흰구름 한조각에도 탄성이 절로 쏟아 지더이다. 드-뎌 탁 트인 동해 푸른바다. 바다내음이 물씬 풍겨오는 바닷가에서 파도가 휩슬고 지나간 자리에 희고 둥근 몽돌들이 '까르륵'소리를 내는 것 까지 살아 있는 소리로 들려오는 걸 보면 아직은 감성이 죽지 않았음이야. 우~후! 늦은 저녁을 마치고 노래주점에 가서 목도 따구… 긑케 설악에서의 야한 밤은 깊었소이다. 다음날 아침 팔부 능선까지 아리까리하게 안개에 휩싸인 대청봉은 올라갔다 하면 신선이 바로 될 것 같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하동둥 카페를 두고 신선씩이나 될 수 없구… 신혼여행 때는 남자는 신나고, 여자는 혼나는 날이라 커더니만, 우찌된 일인지 케이블카 타본 기억외엔 그 어떤 장소도 아무 기억도 없더이다.(단디이 혼이 났던지…) 그유명한 흔들바위, 울산바위, 네발세발 기어서 808계단으로 이루어진 그 가파른 곳을 오르내리며 내내 생각한 건 바위에 박아 논 말뚝은 아무진겨? 아닌겨!? 미~쵸!!! 많이 떨었지. 하산하는 길에 즐비하게 늘어선 동동주 가개들, 아주 야시꾸리한 한 아지매 집에 둥지를 틀었는디 모두들 힘깨나 썼겠다 목도 컬컬하겠다 돌맹이도 빠~샤! 할 판인디 대포로다 우리 냄푠 왈- "여기요, 조껌데기 하나하고 파전하나 도토리묵하나!" - 와답따! 흐~메 남사스러워라! 이많은 대중들 앞에서 무신 야헌 소리를, 뮛이라!? 조껍데기라고라? - 동동주 해싸도 조껍데기 동동주가 있엇다는 걸. ~님들 알고 았었능교? 난 몰랐지라! 흐~미 그 맛 참말로 쥑이드만, 이름까지 그래갖고 설라무네. 글케 설악산으로 여행은 조껍데기 동동주의 맛으로다 끝내주는 뒤풀이를 하고 왔심더. 카페 친구들 보고잡고 같이 나누고 싶었지만 가슴 한가득 담아왔는디 어쩌까? 택배로 부칠까여?! 무르익는 예쁜 가을만큼 우리 벗들 또한 풍성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하루 되시길 빌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