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한방 약초 축제

 

웅암 이진원

 

 여러 날을 KBS에서 안내를 하는 바람에 사물탕과 무염한방김치나 맛볼겸해서 세 사람을 대동하고 축제현장을 가 보았다. 청년들이 같은 조끼를 입고 주차 안내를 하고 있었다.

  소문난 잔치라 주차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운동장 후변의 빈자리에 주차를 하고 첫 눈에 보였던 천막촌으로 내려갔다. 한방 약초와는 거리가 먼 짱아치 종류와 된장 간장 그리고 철지난 곶감 등의 토속 식품만 즐비했다.

   두 동의 천막 촌이 모두 밑반찬으로 채워져 있었다. 일행은 여기 저기 늘려있는 맛보기에 갈증이 심하게 느껴져 다른 구경은 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다른 천막 촌은 현판에 식사를 하는 음시점 구역이었다. 목이 심히 마른데다 많은 음식을 사들고 더 구경할 마음은 없어져 버렸다. 진주에 돌아가면 꼭 맞는 저녁시간이 된다고들 하였다.

   차를 몰고 내려오는 곳에 또 다른 큰 천막 촌이 성황을 이루고 있었는데, 모두가 기성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보였다. 그 곳에 임시로 설치한 큰 주차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가장 구경거리가 많은 곳 같았다. 일행을 태우고 그곳으로 되돌아 와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야바위 약장수들이 선전을 하고 있었고, 공예품 등 기성상품의 이름이 붙어있는 곳이었다.

    봉사자에게 한방약초를 전시하는 곳이 어딘지 물었으나 그들도 잘 알지 못했다. 체육관으로 가보라고만 했다. 체육관 앞으로 왔는데도 아무런 안내가 없이 텅비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볼장은 보았으니까 돈이 없어서도 더 구경할 기분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24반 무예 동아리회원들과 함께 올 게획이었다. 젊은 이들보다 벗들과 함께 구경을 하고 싶었다.

    약속 시간에 대어 찾아온 친구가 두 분의 이웃과 함께 왔기에 카풀이 되었다. 동아리회원들과 축제에 참여할 기회가 있을 줄 알고, 사진기와 아코디언을 준비해 왔었다. 그러나 동아리들은 만나지 못하고, 장사꾼들의 호객에 짜증 나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이 탓인지 모두 구경을 포기하는 바람에 마음이 가벼워 졌다.

   멋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즐거운 공간도 없었다. 선진국의 축제는 내방객들이 함께 즐기는 것이 많아 추억을 만들기도 하는데, 한국의 축제는 참관인을 배려하기 보다 주체측에 보다 이익이 창출되는 방향으로 기획하는 곳이 많다. 베푸는 축제가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일종의 지역집단사업의 형태가 대부분이다.

즐거워야 할 나들이가 스트레스만 얻어가는 고생길이 되었다. 나는 갈증이나 풀고 쉬었다가 가자고 경호강 휴게소로 들렀다. 목이 몹씨 말랐던 한분이 서둘러 시원한 레모네이드 음료수를 가지고 하나식 권한다. 시원하고 감미로운 레몬 향기가 갈증을 금방 풀어 주었다.

   나는 아까운 세월 중 한 순간이라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이 봉사가 아닐까. 봉사란 스스로를 즐겁게 만드는 노력이라 생각해 왔다.
   사람들은 남을 위해 자기의 수고를 바치는 시간을 봉사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봉사하는 사람은 자신의 기쁨을 얻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기쁘게 하지 못하는 형식적 봉사는 노동의 착취가 된다. 나는 차에 실고 온 아코디언으로 옛 노래를 연주하면서 일행들에게 합창을 유도했다. 휴게소를 관리하는 주인도 즐거워하면서 오늘따라 손님이 적어 아쉽다고 했다.
   우리는 짜증스러웠던 축제의 참관이 이 순간부터 즐거운 나들이로 변했다. 한 순간의 즐거움은 비빔밥에 떨어진 한 방울의 참기름 처럼 전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즐거울 때 남도 행복해 진다. 내가 정직한 마음으로 대할 때 남의 마음도 편안하고 믿음이 생긴다.

    나는 인생은 한 순간의 행복을 얻기위해 준비하는 습관을 가질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스스로 만든 기쁜 마음은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고, 새 봄의 건강은 일년의 행복을 만들어 낸다. 일생의 행복은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가질때만 가능할 것 같다. 오늘의 준비가 뜻밖에 좋은 황혼의 벗을 두사람이나 만들게 하였다. 이것이 나만의 행복이라 말하고 싶다.(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