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의 하루
詩/竹把 車 連 錫
하릴없어 서성이던 봄볕에 그을린 꽃잎이 봄바람 꽁무닐 따라 처녀의 치마 속이라도 들여다보려는 것일까 길 따라 굴러서 숨는 하루.
밭두렁 느러진 개나리꽃이 엉큼하게 손짓을 하니 그리움이 꽃처럼 핀다.
고향 뻐얼건 흙길 터벅터벅 밟으며 휘휘 손을 젓고 가다가 수줍어 고개 돌린 갓 핀 동백꽃 도톰한 입술 찰랑대는 가슴을 엿보던 십 리 通學길 봄 햇살 피어서 따스하던 시절.
저문 봄 언덕에 서있는 내가 문득, 봄꽃 수 십 번을 잃고(잊고) 살아왔을 뿐 밥알 몇 개에 발목을 매달고 봄날이 가는가 바람이 부는가도 모르다가, ------------------------------------ 詩作 메모: 봄볕이 선명한 그림자를 달고 하이얀 꽃잎 날더니 노오란 개나리꽃도 바람과 함께 논두렁밭두렁 엉금엉금 기는구나. 내 저문 봄, 이런 봄을 몇 번을 잃고 살았을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