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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툰 책 읽기 시/ 죽파 차연석 빛 바랜 책 먼지와 때가 비늘 같다 처음 보는 책 같다 밑줄 그은 빨간 잉크 빛이 흐려져 있어 어디서 본 듯도 한데, 어디서였더라,… 기억이 까무라쳐 없는 데서 다시 솟구치고 떠난 자리 바람 이는 그 속에 시간은 두 눈이 천장을 산책하고 세월의 추억이 알알이 박혀 쌓인 계절은 갔어도 새록새록 돋는 당신의 말씀, 당신의 노래. 눈의 체온으로, 식어가는 심장에 불을 붙이네. 나를 위하고 너를 위한 새로운 욕망 둥지 속 새알의 습기에서 심장이 생기듯 살다가 생각마다 벗어나다가 먼지를 털고 부스스 눈을 비비며 얼음처럼 빛나는 겨울 하늘을 보며 나를 녹인다. --------------------------------------- 詩作 노트: 추위로 떨다가 문틈에 낀 바람의 울음소리 듣다가, 무료한 시간에 목을 매다가 핏기 없이 매말라 바스락 소리만 나는 손으로 책향기 빛바랜 누런빛의 책들만 쓰담는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