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 내리는 날

詩/竹把 車 連 錫

한낮 공허를 소란 피던 벌떼는 함초롬히

갇혀서 울고만 있겠지

아침을 두드리던 산새는 어디로 갔나

비는 窓으로 흘리며 이름을 적고

몸피 부풀리며 출렁이는 여름 숲,

깨진 돌절구 패인 물에 고개 박아

아버지 나이 된 내가

人跡 같은 빗소리 침침해 걸쇠를 걸다가

조각난 기억이 몽롱하게 귀를 후비는 여름 낮

아버지 비 젖어 두렁 치고 돌아와

요요한 초록의 논물 베고 마루에 드러눕고

어머니 고추밭 젓순 따고 돌아와

호미처럼 굽은 허리 고를 때

여린 살구나무에 빗낱 떨어지는 소리.

마당 저 쪽

깨진 돌절구 패인 홈에

빗물로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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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28 비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