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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디 흰 겨울밤에 앉아 詩/竹把 車 連 錫
무슨 생각에 나는 잠기는 것일까 희디 흰 산골의 밤이 짙은 적막으로 검게 다가오는데 허심히 길 밝힌 가로등 불빛 속으로 밤을 비웃듯 눈발이 기어든다. 이런 밤이면 전화벨이라도 울려주었으면…… , 창밖을 보며 무슨 생각에 잠기다가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 열었던 메일을 다시 읽어본다. 때늦어 소용없는 늦은 回信을 이리저리 생각하는 시간 밤하늘에 조각난 함박눈이 하이얀 날개로 앉는데 산은 흰 차도르를 뒤집어쓴 여인이 되어 얌전히 허공에 걸려 흐르는 시간을 황홀하게 붙들어 맨다. 옷벗은 나무는 적막에 깊히 감싸여 눈을 이고 하얀 통증을 밀어올리며 그 알몸 잔등으로 대숲 바람소리 곁을 비비며 부딪치며 멀리서 구름 속으로 묻혔던 짙은 水墨의 陵線도 하이얀 눈을 이끌고 대낮 혓볕이 쓸다 남은 마당 가득히 마음을 포근히 달래주는 눈물처럼 내 작은 골짜기 웅덩이에 녹아 머물며 불 켜진 방을 들여다본다. ---------------------------------------- 詩作 메모: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이곳도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더라, 서북쪽 눈보라가 내 사는 澳地, 지리산 자락에까지 구름을 밀어, 눈이 자주 내리는 편이다. 그런날 밤이면 검은 적막이 하이얀 산골의 밤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