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내다보는 인재가 되라!

                                                                       이사장 조 태 화

   올해로 내가 우리학교의 교정과 인연을 맺은 지 56년이 됐다.

    나는 1953년 3월 남북이 한국전쟁 휴전을 앞두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한창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 하동중학교에 입학했다.

    하동중학교 졸업 후에는 동창회장으로, 학부형의 자격인 육성회장으로(당시는 육성회가 중학교와 여고가 하나로 되어 있었음) 열심을 다했고, 현재는 이사장이라는 직분으로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 이어 교지『목련』의 원고청탁을 받고 문득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의 두가지 '명품'이 생각이 났다.

   첫째는'기합 소나무'다. 학교 후문 좌측에 있었던 그 소나무는 형상이 너무나 아름답고 멋있었다. 둑 넘어 송림의 나무들과 연륜을 같이할 것으로 생각되니 그때(1955년경) 나이가 200살쯤 되었을 것이다.(우리고장하동의 자랑인 송림은 지금으로부터 254년 전 조선조 영조 21년(1745) 방풍과 방사의 목적으로 당시 부사 전천상이 심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멋진 소나무가 학생들 에게는 저주의 대상이었다.

   당시에 학생들은 이 소나무를'기합 소나무'라고 불렀다. 당시에는 지금의 여고 쪽에 중학교 건물이 있었고 운동장도 그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그렇다보니 조회시간, 체육시간, 교련시간을 비롯해 거의 모든 모든 선생님들이 소나무까지 몇 바퀴를 도는 것을 체벌과 기합으로 활용했다.(당시는 중학생들에게도 학도호국단이라고 이름 붙여 장차 전방 전선에 투입키 위한 제식훈련을 시키는 시절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기합 소나무는 우리로 하여금 몇 바퀴의 뜀박질로 체벌을 대신해준 고마운 나무였다. 하지만, 기합 소나무는 여고가 설립되면서 없어지고 말았다. 그 자리에 여고교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그 당시『섬유(蟾流)』라는 교지다. 이 교지는 학생들이 직접 원지에 글을 쓴 후 등사기로 밀어 책을 만들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원시적인 방법이다. 이제 시대는 바뀌어 인쇄의 혁명을 일으킨 컴퓨터로 모든 편집작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시대는 자꾸만 발전하며 변해간다. 앞으로 50년 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는지 모른다.  난 그 변화를 우리 학교 학생들이 주도 하였으면 한다. 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다. 더 좋은 것은 앞을 내다보는 능력까지 갖추는 것이다. 이 능력이란, 내가 노력해 지식과 전문성을 가질 때 가능한 것이다.  내 지식과 전문성으로 세상을 바꿔가는 것, 정말 멋진 일이아닌가!

   나는 우리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해 앞을 내다보는,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끌어가는 귀한 일꾼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어도 게으르면 성공할 수 없다! 아무리 훌륭한 부모와 선생님이 있어도 갈 길을 가르쳐 줄 뿐 걸어가야 하는 사람은 학생 자신이다.

하동여고 학생들과 같이 외쳐보고 싶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