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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물 따라 가을이 흐른다 시/竹杷 車 連 錫
동쪽에서 피던 봄꽃이 어제 같은데 서쪽으로 해를 머금은 가을꽃 단풍 속을 너럭바위 陰刻음각 된 般若經반야경 한 소절 제 興흥으로 응얼대듯 溪谷계곡 물소리 또렷도 하다 뜰앞에 핀 들꽃이 가녀린 몸으로 가을을 보는데 단풍잎 사이로 世間세간의 알싸한 소문들이 한달음에 퍼뜨려 온다. 내 사는 언덕배기 틈새로도 色色색색이 봄꽃처럼 수만의 손을 들어 흔들고 햇살 녹이는 생명 바알간 高明고명의 가을이 서성인다. 나이는 들어도 철들지 않았던 시절, 바람은 자고, 새소리 물소리에 서툰 音律음률을 깔고 분홍빛 물소리에 함께 발 빠뜨리던 때,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도 가을빛 단풍잎에 매달려 그렁그렁 저녁놀도 모르다가 저물어져 왼갓 날것들이 물어다 놓은 가을 밤 별을 옷섶에 쌓서 붉은 물 뒤집어 쓴 얼굴로 계곡물 소리 흘리고 되돌아 뒤돌아 아쉬워하던 시절. 이 가을, 높은 하늘에 구름 한 점이 불룩한 가죽가방을 어깨에 멘 달의 배달부 같기도 해라. 가방을 열면 붉은 星座성좌가 탁 탁 불꽃 터트리며 쏟아질 것만 같구나. ------------------------------------------- 詩作 메모: 봄꽃보다 가을단풍이 더더욱 아름다우니, 여기를 보고, 그 시절의 가을이 새로워진다.(2009. 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