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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그늘을 쐬다 詩/竹杷 車 連 錫 여름 한낮 뙤약볕이 싫어 느티나무 돌며 흙 묻은 엉덩바지 털던 그늘이 초가을 이는 바람에 눈물 훔치듯 가지는 지상을 슬슬 쓸어 담아 얼룩이 진다. 넓은 잎, 주름진 껍질. 어릴 적 청솔 연기 그을린 부엌 한 구석에 내 어린시절을 칭얼대며 때 묻어 서 있는 느티나무 쌀통 바닥이 닿지 않는 쌀보다 좀이 많은, 쌓아둔 연탄처럼 그 느티나무 궤짝의 안 쪽은 어둡기만 했다. 느티나무는 쌀을 먹지도 않았는데, 정짓문 닫힌 검은 그늘에서 온기로 깜쌓는데, 할머니는 지는 해 머리인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지난 세월을 담배 연기로 흩날리며 계통수보다 복잡한 家系의 食率식솔을 헤아리며 고개를 젓는다. 내 지금 마중 나온 느티나무 그늘 가을볕을 쐬고 느티나무 잎들은 지금도 고개를 젓는다. 바람 부는 대로, 좌우로, 들썩이며, 느티나무 가을 잎 넓은 그늘이 어린시절을 여기서 재운다 --------------------------------------- 詩作 노트: 뙤약볕 가려진 느티나무 그늘에 가을이 앉는다. 그 속에 내가 어린시절의 그림자로 같이 앉는다. (2009. 09. 17 오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