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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새벽 길 글/竹杷 車 連 錫 밤새 구름을 머금고 긴 하품으로 뿜어내는 입김 되어 새벽 연무煙霧가 싸늘해진 여름 아침 길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고 여름 물 먹은 잡초가 내 바짓가랑이 무릎을 감아서 잡는데 사과나무 잎속을 뒤적이며 놀던 바람도 지난밤의 방황彷徨에서 아직은 깨지 않은 새벽 어둠이 발끝에서 지워지고 간 밤 먹었던 이슬 또르르 뿜어서 털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아직은 파아란 열매가 둥글어 웃어주구나. 허리를 펴고 한 없이 포근한 생명이 주렁주렁 찰랑찰랑 내 이마에 부딪어 부풀어 묻는 새벽 길 밭 고됨도 지루함도 무거운 이 나이도 눅눅하고 끈적해도 햇살 익은 가을 열매 기다리며 손잣놈 둥근 머리 닮아 총명한 기쁨, 환하게 웃어 붉은 아침을 여는 새벽길이 된다. -------------------------------------------- 시작 노트: 늘그막에 내 유일한 소일거리. 과수원(사과)을 찾은 이른 새벽길의 싱싱한 생명. 푸른 하루가 둥글어서 자란다.(2009. 8.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