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나절의 외로움 竹杷 車 連 錫 한 시절 언덕길 가파른 인생, 앞만 보고 살아온 나이, 그을려 살아온 人生勳章인생훈장 검버섯 달고 昏懜혼몽의 검은얼굴 도꾸할매, 사십대에 눈 먼 창영할매, 허리 굽어 땅을 기는 배씨할매, 모두가 팔구십 넘은 나이 不敬불경의 속된 말로,--산에 있으나 집에 있으나--그런 나이 이제 더 이상 일도 말도 잃고 얼굴에 꼬여 붙은 파리 떼만 휘젓는다. 할머니 한 분, 노란 파리채를 들고 토닥토닥 짓뭉개고 있다. 눈 먼 창녕할매는 소리로 안다 그 얼굴에도 검은 파리 떼가 잔뜩, TV 속 아프리카 소년이 눈곱 낀 눈가에 붙은 파리도 쫓을 줄 모르던 큰 눈 달린 배고파 껄떡이는 검은 얼굴은 아니다. 이들은 제 뺨을 제가 때릴 힘조차도 잃었다 햇살에 익은 오랜 슬레이트지붕이 삭아서 무너져 내리고 여름 한낮의 기름 빠진 슬레이트 그림자가 마당 가득 무너지는 늦은 오후, 할머니 한 분, 마른 걸레 한 쪽을 까뒤집어 눈가를 닦는다. 걸레로 입가를 닦는다. ------------------------------------------ 詩作 메모: 이 곳은 長壽마을이려나, 팔구십 대의 할머니들이 많다. 할아버지들도 더러는 계신다. 여름 한낮 개인날이면 마을 앞 亭閣에 모여 앉아 한때의 그 時節을 찾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