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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나절에 핀 나팔꽃 詩/竹杷 車 連 錫
우리에 갖힌 늙은 소를 본다. 방울눈이 가련해진다. 언젠가는 牛市場 말뚝에 매일 운명, 살진 등에서 잠자리 한 마리 존다. 내 어릴 적 마을 실개천 고목의 정자나무 그늘 더위 식히던 일소의 늙은 잔등을 타고 까마귀 한 마리 앉아 있어 뙤약볕 들판을 바라보던 소가 아니던가 맨발의 아이들이 마을앞 개울에서 더위를 풀고 속치마 걷은 아낙이 고개 숙여 때묻은 걸레를 터는 모습 보다가 감자꽃 핀 밭 언덕을 터벅터벅 지나 허물어 텅 빈 벽돌집 담장 곁에 쭈그려 앉으니 언제부터일까 기다렸다는 듯이 보랏빛 작은 꽃 한 송이 저무는 해를 본다. 歲月아, 말없이 지는 해를 보고도 이렇게 보랏빛 웃음의 사랑이 담장에 핀다면 寂滅적멸의 시간 내내 무슨 이별이 있어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 ------------------------------------- 詩作 메모: 해묵은 시골마을을 지나다가, 뉘엿뉘엿 지는 해를 보다가, 歲月의 시간 속을 더듬는 내가 되다가, 보랏빛 나팔꽃이 담장을 넘는 모습을 본다.(2009.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