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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오는 아침을 향해
시/죽파 차 연 석
산울타리 두른 方, 여기 가둔 곳 속삭임 같은 나뭇잎 소리가 발자국 소리 들리고 왜 멀리 나가지 못하는 걸까. 커져가는 달빛이 펼쳐진 풀들이 말없는 발걸음에 짓이겨지는데, 싱싱한 풀을 찾아 움직이는 둔중한 부딪침과 어우러 겹치는 그림자들. TV고함소리 커지고 신문 활자가 제 각각 산등성이 그림자가 밀렸다 나가고 왜 밖으로 나아가려는데 푸른 벽 숲으로 가슴은 푸르러 오지만 시멘트 길바닥엔 찢긴 民心 방패로 막고 그나마 좁게 튼 푸른들을 車壁으로 소리도 아 들리니 아, 하면 부닥치는 방망이 소리가 여기 축축히 이슬 머금은 푸른숲에도 스민다. 이불을 끌어당기며 홀낏 지나치듯 들리는 발자국소리들. 어둠의 소리가 훔쳐가는 그러나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살진 壯士를 떠받고 있는 발자국소리 여기도 들린다. 내 감긴 눈꺼풀 안으로 밀리는 먼 소리 푸른 울타리 틈새로 새는데 그래도 별빛을 바라보다가 풀잎 스치는 바람소리 들을 때 잠들었는지 깨었는지도 모르는데 덜 깬 어둠이 살랑대는 풀내음을 불어보낸다. 흔들리는 풀들을 다둑이던 바람결 한 올이 가볍게 눈 비비며 졸던 별을 빛바랜 가로등 굽어보는 대나무 가지에 걸어두고 산너머 걸어올 첫 햇살을 손으로 잡으러 산을 넘는다데 푸른 숲 산속에선 둔중한 움직임이 멈추고 바람 재운 나뭇가지가 이슬 방울을 매달고, 밝아오는 아침을 향해 싱그러운 식탁처럼 나를 펼쳐놓는다. ------------------------------- 詩作메모: 마음이 뒤숭숭 시끄러워도 푸른 햇살이 무럭무럭…(2009. 06. 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