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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산바람 인다 詩/竹杷 車 連 錫
이른 아침 동이 트는가 했더니 해보다 먼저 안개가 산을 걸쳐 타고 뿌옇게 눈을 가리는 저편으로 컨테이너 지붕 위에 묶어서 맨 녹슨 鐵絲철사를 본다 태양이 새벽안개를 녹이는가 溪谷계곡 물소리 잠든 산을 깨운다. 밤새워 이슬 젖은 하이얀 빨래가 허공에 매달려 바람에 매 맞았는가 풀 죽어 흐느적거리는 아직은 이른 어스름 아침 짐승도 무섭다고 굴 안을 살고 있는 골짜기, 앞뒤가 부딪는 공간 사이에 긴 세월이 깎아 세운 바위의 절벽에도 산바람이 뺨을 치고 세월의 햇살이 드나들던 구멍난 돌틈으로 바람이 안개를 불러들인다. 사람 냄새 시끄러운 세상소리 볼기짝에 달고 바람에 쏠린 안개 속을 허우적거리는 내가 된다. 叛亂반란(?)의 귀(耳)가 騷動소동이라도 하듯 방향 잃은 險峻험준한 산속에서 안개 속을 헤매는 바람 속의 가쁜 숨소리 듣는다. ---------------------------------------- 시작 메모: 살기가 가뜩이나 고달픈데, 믿어야 했던 至嚴한 그분들의 음침한 속살이 憎惡스럽다. 자욱한 안개 속에 바람까지 일어, 계절은 봄인데 봄 같지 않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