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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부른 그리움
詩/竹杷 車 連 錫
햇살이 꼬리를 끌고 비탈길을 따라 산을 넘으면 숲은 하나 둘 검은 옷으로 몸을 가리니 나는 멍청한 하루를 접어서 그리워 찾는 얼굴이 보이고 얼굴에 박은 이름들이 밤을 찾는 시간이 된다. 내 가슴에 꽃그림 되어 둥글게 길게 맴도는 수직의 그림자로 우뚝 선 친구 보이지 않아도 古稀고희를 넘긴 壯年장년의 걸음으로 분주한 걸음걸이가 내 둥근 머리통에 綠色녹색의 봄풀과 노란 황금을 가득 채워주던 그 친구는 지금, 태평양 멀리 훌쩍 보이지 않으나 가끔은 한 번씩 나를 불속과 물속을 번갈아서 담글질로 다듬어주던 그 친구는 지금, 태평양 건너 아들딸 손자 안아 품으로… 물 냄새 없어도 낯 선 담금질하는 대장간 뜨락 옆을 서성이다가 주검처럼 흐트러진 저녁나절 그 꼬딕의 쇠붙이 같은 나를 두들기고 있겠지, ………. 그리움을 어둠이 감싼 이곳 내 곁을 잠깐 떠난 그 친구가 산그늘도 뭉개진 어둠속에서 세월에 벗겨진 넓은 이마에 키가 커서 빙그레 웃는 얼굴로 장난끼 쩌린 내 앞에 섰구나 ----------------------------------- 詩作메모: 천성이 친구를 좋아하는 내가 오늘 따라 그리워진다. 어 산속을 쓸쓸히 밤이 드니, 고향친구 남식이가 보고프구나.(2009. 03. 25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