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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내리는 날
詩/竹杷 車 連 錫
한 뼘 앞 驚蟄경칩의 웅덩이엔 개구리 이빨 가는 소리 들리고 부연 회색빛이 자욱한 들판엔 비안개가 하늘에 닿은 오후 봄을 맞는 까치 한 쌍이 새집을 짓다가 눈 내리는 하늘 보고 갸웃이 원망이라도 하듯 먹이를 싸들고 벼랑 끝난 숲으로 숨고 어깨에 내려앉은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무들이 툭툭 눈을 털어내고 있는 오후 시린 하늘을 빗질하며 선홍빛 노을을 지우며 그녀의 맨발처럼, 무릎처럼 하이얀 살결 쓸쓸한 옛자취를 더듬으며 잃어진 추억의 조각들이 말없이 밤새 피는 매화 되어 꽃이 핀다 밤 되어 개짓는 시골마을 등불이 밝아지면 뽀도독 발소리로 눈길 딛고 찾아드는 골목 골목 담장 너머 가마솥에 장작불 타는 소리 나고 어미소의 順産순산을 비는 등불 매달아 놓은 시골 외양간 구유 속에서 구수한 소죽이 끓고 밤 되어 쏟아지는 별이 되어 초저녁 잠든 대숲을 흔들어 깨워 더럽힌 지상의 汚辱오욕을 천지가 정갈한 白衣백의 갈아입힌 神秘신비의 白夜백야가 된다. 또, 있다가 다시 눈을 머금고올 봄바람 스미는지 인동초 질긴 뿌리가 물이 오르면 베개 세워 모로 눕는 사람들 남녘봄 땅을 여는 소리에 귀를 열겠지. ---------------------------------------------- 詩作
메모:
09. 03.02 모레면 驚蟄인데, 때늦은 봄눈이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