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지난 산속의 밤 詩 /竹杷 車 連 錫
설 지난 초저녁달이 손톱자국 꼬리를 달고 겨울하늘에서 떤다 하이얀 전등이 긴 하품처럼 흔들리는 밤 목젖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산길 바람은 바람 빠진 리어카 헛바퀴로 맴돈다 주파수 잃은 낙엽이 쓸어간 자리 후미진 곳 초저녁별이 騷音소음 엉긴 전깃줄을 타고 방으로 스민다. 흐린 불빛이 기둥 거미줄에 슬어 있을 때 꽃힌 가로등이 파닥거리는 나방처럼 마지막 생명을 떨구는 순간으로 쓸쓸하다 산다는 건 어쩌면 먼 곳에서 불빛 하나 끌어오는 것이려나 창과 창은 서로를 잇대며 지상의 별자리 이루며 오순도순 숨만 쉬는 것. 전파 타고 오는 사람 소리 TV사연이 正初정초의 不況불황으로 더욱 춥다. 가끔 멀리서 들려오는 차량들 바퀴 닳는 소리 들리고 사람에 쫓긴 산중의 고라니 소리 귀에 잡히니 밤은 깊어만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