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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찾은 발자국 소리 詩/竹杷 車 連 錫
戊子年 동장군이 남긴 마지막 칼질인가 물길을 끊었다 바람은 몇 겹의 옷을 입히고 산이라도 무너뜨릴 기세로 길을 막는다. 바람 속을 더듬는 발자국 소리 골목에서 데리고 나간 길들이 눈을 쓰고 바람에 짓이겨 땅으로 숨는 오후 옷 벗은 나무들 사이사이 흔들리는 집들 낮은 지붕들이 열렸다가 닫히고 고향 찾은 그리운 발자국이 겨울바람 이는 문틈으로 새어 드는데 부엌일 연기 덮은 어머니 숨소리도 바람에 쫓긴 개짓는 소리도 구멍난 허공으로 빠져 나가고 없다. 얼어붙은 시골길 골목에는 바람에 씻긴 발자국 숨었고 쌓였던 靜寂정적이 살을 긁히니 좁았던 골목길에는 혓바닥이 깨어진 채 흩어져 있다. 그래도 이 추위 바람 그치면 어릴 적 발자국 소리 들리겠지. ---------------------------- 시작 메모: 시골 골목의 겨울 발자국 소리 들린다(2009. 1. 24 다시 찾은 고향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