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집은 여름이어야 집인 걸 詩/竹杷 車 連 錫
가을도 그런대로 여름이면 살만 한 집인 걸 붉은 햇덩이 머리 위에 앉아있어도 열에 데인 사람들 숲을 바람이 불러, 계곡이 손짓하며 붙잡아 허리 풀어 쉬는 곳. 겨울 집 숨가쁜 침묵이 얼어붙었다 나는 산새 한 마리 날개도 얼었는지 깃을 털고 대숲에서 바람을 재운다. 오는 이 가는 이 발걸음 멎고 햇살 가린 구름이 밉기만 한데 쫓기는 짧은 해가 찬바람 등에 업고 산그늘에 찌든 집을 앉지도 않고 가버리는 하루. 금 간 하늘이 무너져 내려 목줄 조인 개울물도 숨소리 멎어 헛기침 대롱 뚫는 소리도 없다. 사라진 계절 여름은 멀었는데, 다가올 계절, 봄을 그린 낙엽들이 엽서 되어 어깨 위로 흩날려 겨울산을 만드니 얼음이 자꾸 두꺼워진다. 그래도 겨울 소식 기다려진다. ------------------------------------- 詩作 메모: 여름이면 족하고, 그런대로 가을도……. 산 높아 집도 높으니 얼음도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