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21세의 섬용이 모정의 향수가 되도록

밉고 고운 정으로 손끝이 저리도록 아껴왔던 

짙은 세월이 우리의 귀밑머리에서 바래지고 있다. 


임종의 눈시울이 섬용의 고마움을 알지 못해도

그래도, 그래도 좀 성한 놈이 침을 닦아주듯

바보처럼 미련한 우정이 이 편지를 쓰게 한다.


살아있다는 우정은 죽음이 가르쳐 주었고

행복하다는 우정은 늙음이 이야기하였다는데

영원하다는 우정은 이야기를 남기는 것이라 했다.

 

우리도 그동안 남겨둔 이야기를 모두 모아서

“蟾龍” 예지라 이름짓고 섬용의 빛과 그림자로

형상을 빚어 길이 전하자는 생각이 많아 졌습니다.

 

이 편지를 받았거나 소식을 알았으면

개인별로라도 마음의 글귀를 정성 드려 써서

멋 부린 사진 뒤에 이름 써 함께 보내주시오.


손이 저려 못쓰는 친구는 말이라도 꼭 전해주고

증명사진 한 장은 모두 보내 주어야 이름이 남겨지고

늦게 보내면 다음 해에 이름과 주소가 등재됩니다.

 

진주에서 독립예산으로“섬용”예지의 출판기금을

조성하고 창간하여

총회 때마다 섬용과 고향의 지성들에

이상향을 바치는 값진 선물이 되게 할 것입니다.


진주 섬용회는 봉사의 신념으로 전국 섬용인의 여망을

명백하고 성실하게 이루어 낼 의지를 갖고 있으며,

이를 북돋아 주는 친구들의 지원이 있다고 믿습니다.


<2004. 제17회 전국 섬용회를 준비하면서 이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