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  프

 

                                                            
                                               웅암 이진원

 


교당에 작고 야무진 앰프가 있다.

삼경을 자랑하는 말도

한울님을 팔아먹는 거짓말도

목이 쉬도록 큰소리로 전 한다


선악을 구별하지 않는 한울님처럼

아이들의 손가락에 찔려

다친 한쪽 눈을 어루만지며

슬픔을 토하듯 모든 말을 해 준다

 

입교식 하던 날

처음 내 마음 보낸 곳

한쪽 눈을 다친 이 앰프에

온전히 수리 하여 사용하자 말했었지


한쪽 귀가 떨어진 채 피를 흘리며

산에서도 교당에서도 변함없이 토해내는 슬픈 목소리

가련한 모습이 일 년 동안 그토록 나를 슬프게 했다


한울님 같은 작은 앰프는 아픈 눈을 만지며

오늘도 집례자의 거짓넋두리도

음정박자도 맞지 않는 엉터리 천덕송도 큰소리로 토해낸다


전쟁에서, 남은 한쪽 팔로

힘겹게 총을 집고 일어서며

진격을 외치는 슬픈 병사의 외침 소리로


짐승도 식물도 물건도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치료를 못함이 인간과 다른 것

사람이 다쳐놓고 고쳐주지 않는 것은

성사님의 무하설을 모름이라.


내 말과 내 일을 시키면서

상처 준 물건과 짐승을 치료치 않고

마탈심으로 일만 착취하는 것이

어찌 한울님을 모신 본성이라 할 것인가!


불쌍한 작은 한울님의 모습이

나를 교당에 앉아있기 힘들게 만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