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  牛 詩


詩 / 卍海  韓 龍 雲       

 

此物元非無處尋(차물원비무처심): 이 물건 원래 찾을 곳 없는 것 아니나
山中但覺白雲深(산중단각백운심): 산속에 다만 흰 구름만 깊었어라
絶壑斷崖攀不得(절학단애반부득): 깊은 골 깎아지른 벼랑 오를 수 없고
風生虎嘯復龍唫(풍생호소부용금): 바람일자 범이 울고 용마저 우짓누나

狐狸萬山凡幾多(호리만산범기다): 여우 살쾡이 가득한 산 몇 번 지났을까
回頭又問是甚麽(회두우문시심마): 고개 돌려 예가 어딘지를 다시 묻는다.
忽看彼艸踏花跡(홀간피초답화적): 홀연 풀을 헤쳐보고 꽃 자취를 밟아가다
別徑何須更他覓(별경하수경타멱): 다른 길을 무에 다시 찾을 필요 있으랴

至今何必更聞聲(지금하필경문성): 지금 하필 그 소리를 다시 들을까
揖白白兮踏靑靑(읍백백혜답청청): 밝고 찬란한 모습에 읍하고 뒤따라
不離一步立看彼(불이일보입간피): 한 걸음도 떼지 않고 서서 보노라니
毛角元非到此成(모각원비도차설): 털과 뿔 본디 이런 것이 아니네

已見更疑不得渠(이견경의부득거): 보았으나 잡을 수 없다 의심이 다시 들어
擾擾毛心亦難除(요요모심역난제): 흔들이는 모심 누리기 어려워라
頓覺其轡已在手(돈각기비이재수): 그 고삐 내손에 있음 단박 깨치니
大似元來不離居(대사원래불이거): 이는 분명 원래부터 떨어진 적 없었던 듯

飼養馴致兩加身(사양순치양가신): 꼴 먹이고 길들이며 보호해줌은
恐彼野性逸入塵(공피야성일입진): 혹여 저 야성이 날뛰어 진속에 들어 갈까봐
片時不待羈與絆(편시불대기여반): 한시라도 코뚜레와 멍에가 없다면
萬事於今必須人(만사어금필수인): 지금 모든 게 사람의 손이 필요 하리

不費鞭影任歸家(불비편영임귀가): 채찍 그림자 쓰지 않고 귀가길 맡겨두니
溪山何妨隔烟霞(계산하방격연하): 산과물 연기노을에 막혔어도 무슨 방해가 되며
斜日吹盡長程艸(사일홀진장정초): 날 저물어 긴 길의 풀을 다 먹어 치우니
春風未見香入牙(춘풍미견향입아): 봄바람불지 않아도 풀 향기 입으로 들어오누나

自任逸蹄水復山(자임일제수부산): 물과 산으로 마음껏 뛰어 다녀
綠水靑山白日間(녹수청산백일간): 종일토록 청산녹수에 노니네
雖然己在桃林野(수연기재도림야): 이 몸 비록 복사꽃 핀 들에 있어도
片夢猶在小窓間(편몽유재소창간): 선 꿈은 외려 작은 창문 새로 들어오누나

非徒色空空亦空(비도색공공역공): 색이 공 만인 것이 아니라 공 또한 공이거늘
已無塞處又無通(이무새처우무통): 막힌 곳이 없었으니 통할 것도 없구나
纖塵不立衣天劍(섬진불입의천검): 티끌세상의 불립문자 천검에 의지하니
肯許千秋有組宗(긍허천추유조종): 어찌 천추토록 조종이 있음을 허용하리

三明六通元非功(삼명육통원비공): 삼명육통은 원래 힘 쓸 것이 아니거늘
何似若盲復如聾(하사약맹복여롱): 어찌 눈멀고 다시 귀 먼 것처럼 하랴
回首毛角未生外(회수모각미생외): 돌아보니 털과 뿔이 밖으로 나지 않았는데
春來依舊百花紅(춘래의구백화홍): 여전히 봄은 찾아와 백화가 만발하구나

入泥入水任去來(입니입수임거래): 진흙 속에도 물속에도 마음대로 오가면서
哭笑無端不盈腮(곡소문단불영시): 끝없이 울고 웃는 모습 얼굴에 들어내지 않네
他日茫茫苦海裏(타일망망고해이): 훗날 망망한 고해 속에서도
更敎蓮花花中開(경교연화화중개): 다시금 연꽃으로 불꽃 속에 피게 하리

번역 동국대 김 상 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