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상식>
가족관계 법은 어떻게 바뀌었나
변호사 이 우 기(자문위원 31세손, 참지공파)
1. 머리말
2007년 4월 27일 새로운 신분등록제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하였고, 2007년 5월 17일 법률 제8435호로 공포되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 법은 가(家) 중심의 호주제를 대신해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의 헌법이념을 구체화 할 수 있는 새로운 가족관계를 마련할 목적으로 개정된 민법(2005년 3월 31일 개정)을 절차적으로 보충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개인별 가족관계등록보 편제, 본적 개념 폐지와 등록기준지 개념 도입, 전산환경에 맞춘 가족관계등록부 도입, 다양한 목적별 증명서 발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호적관계가 크게 바뀌고 가족제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면이 짧은 관계로 '가족관계의 등록에 관한 법률'의 중요한 조문 모두를 해석하기 어려워 위 법률의 주요내용만 발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까지 위 법률의 시행이 얼마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위 법률과 개정민법에 따라 어떠한 문제들이 발생할는 알 수 없으나, 아래의 주요내용을 알고 있으면 가족관계등과 관련하여 생활하는데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주요 내용
가. 호주제 폐지
가족관계등록법은 호주제 폐지 및 이를 전제로 한 입적·복적·일가창립 및 분가 제도를 폐지함으로서 부성주의 원칙을 수정하여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녀의 성과 본은 아버지를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혼인 당사자가 혼인 신고 시 자녀의 성과 본을 모의 성과 본으로 따르기로 하는 협의를 한 경우 그 자녀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습니다(민법 제 781조 제1항). 따라서 혼인신고 할 때 태어날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따르기로 협의한 사실을 함께 신고하면 향후 출생 신고시 어머니의 성과 본으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되는데, 이러한 협의가 없을 때는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 한하여 법원의 성 변경 재판을 받아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도 있습니다.
나. 성(姓)변경 제도 시행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부 또는 모의 청구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81조 제6항).
원칙적으로 자녀의 성과 본은 부의 성과 본을 따르되, 예외적으로 혼인 신고 시에 장차 태어날 자녀의 성과 본에 대하여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서로 협의하면 자녀에 대한 출생신고를 할 경우 어머니의 성과 본으로 가족관계기록부에 기록하게 됩니다.
다만,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하는 협의 없이 혼인신고를 한 후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어머니의 성과 본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혼한 여성의 경우 두 가지 방법으로 자녀의 성을 새 아버지의 성으로 변경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어머니가 법원에 성과 본의 변경심판을 청구하여 법원의 허가를 얻고 허가 재판등본을 첨부하여 자녀의 성 변경 신고를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전 남편의 동의는 필요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새 아버지가 그 자녀를 친 양자로 입양하는 것인데, 이 경우에는 그 자녀가 15세 미난이어야 하고, 친 생부의 동의서를 구비하여 법원의 친양자 입양결정을 받아야 합니다.
다. 친 양자 제도 시행
친 양자 제도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양자를 혼인중의 자로 인정하는 것인데, 만15세 미만자에 대하여 가정법원의 친 양자 재판을 받아 친생자 관계를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친 양자로 입양되면 친 생부모와의 친족관계 및 상속관계는 모두 종료되고 양부모와의 법률상 친자관계를 형성하며, 성과 본도 양부의 성과 본으로 변경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친 양자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친 양자가 될 자녀가 15세미만 이어야 하고 그 친 생부모의 입양동의를 얻어 반드시 가정법원의 친 양자 입양 재판을 거쳐야 합니다. 한편, 일반 입양과 달리 협의상 파양을 할 수 없고 엄격한 제한요건 하에서 재판상 파양만 할 수 있습니다.
라. 본적 개념의 폐지와 등록기준지 개념의 도입.
가(家)의 근거지로 호적의 편제기준인 본적 개념이 폐지되고, 각종 신고를 처리할 관할을 정하는 기준으로서 "등록기준지" 개념을 도입하였는데, 가족이 동일한 등록 기준지를 가질 필요가 없고, 개인이 자유롭게 변경 가능할 수 있습니다. 호적법상의 본적은 호주의 출신지로 통용되는 것으로 가족들 모두 호주의 본적을 따라야 하고 호주만이 변경 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달리 등록기준지는 국내 주소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재판기준지 결정 등을 위한 기능만을 담당하는 것으로 개인별로 결정되고 그 변경 또한 개인이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마. 전산화 환경에 맞춘 가족관계등록부 도입
전산화 환경에 맞춰 전산시스템으로 각종 가족관계의 발생 및 변동사항의 장성 및 관리하게 되었는데, "가족관계등록부"란 서면장부가 아니라 가족관계 등록사항을 개인별로 입력·처리한 전산정보 자료를 말합니다. 따라서 전산시스템에 개인별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본인 외의 관련 정보는 필요시 연결정보로 추출하여 사용함으로써 개인별 편제방식에 따른 중복 정보처리 문제를 해소하고, 그 사무 처리를 단순화하였습니다.
바. 다양한 목적별 증명서 발급
호적법상 호적등본은 발급받는 본인의 인적사항 뿐만 아니라 호주를 중심으로 한 동일 호적 내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인적사항이 나타나 불필요한 개인정보의 노출이 문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산으로 관리되는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증명 목적에 따라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등 5가지의 증명서를 마련하여 본인뿐만 아니라 증명서의 본인 외의 개인정보 공개를 최소화합니다.
사. 증명서 교부 청구권자 및 교부 사유 제한
호적법은 호적 등·초본의 발급 청구권자 및 발급사유를 거의 제한하지 아니하며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였습니다. 그런데, 가족관계등록법은 목적별 증명서로 정보를 제한하여 제공할 뿐만 아니라 발급권자를 본인·배우자·직계혈족·형제자매 및 그 대리인으로 한정함으로써 개인정보의 철저한 보호와 공시기능의 보장을 적절히조화합니다. 특히 친양자입양관계증명은 친 양자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성년자인 본인의 벌급청구도 제한하여 민감한 개인정보를 최대한 보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