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은혜에 감사합니다

                       
監 事 李  淸  宣(34世孫·牧使公派)

   나는 산 푸르고 물 맑은 곳 웅장한 가야산 훈훈한 기운이 감싸 도는 내 고향 해인사 모종소리 은은히 들리니 산천초목도 고요히 잠들어 그곳 인정 돈독하여 어진 성품 물려받아 이씨문중에 태어남을 자랑으로 생각합니다.

   가야산 정기 받아 뻗은 줄기에 가야 죽전이란 조그마한 마을에 정착한 지 약 500년전 합천이씨 목사공파 16세 때 정착하여 지금까지 33세, 34세, 35세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 자손들이 흥성하지는 못하여도 품위와 인정은 고을에서 모범이요, 출입하는 방문객도 많았답니다. 목사공파 흡(洽)자의 12세손 군수 공백림의 12세손, 그 또한 효성이 지극하여 사후에도 삼년 시묘살이를 하여 효자로 이름나고 사회에 모범이라, 비를 세우고 정각을 지어 이름 요수정(樂水亭)이라 명 하였으니 가문의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이름 본받고자 매년 모임을 가졌는데, 지금으로부터 20년전 매사가 여의치 못하여 모임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조께서 정착한 마을 앞에 정자나무를 심어 숲을 이루었는데, 한 나무가 고목이 되어 수명을 다한지라, 그 자리에 다시 나무를 심었더니 너무 잘자라고 생각됩니다. 그곳 그늘에 자리하니 옛날 거닐던 조상님 생각이 간절합니다.

   푸른 숲 옆 계곡 백옥 같이 맑은 물 흐르는 이곳 내가 어릴 때 아장아장 걸음 하니 부모님은 내 손잡고 걸음 걸리며 하시던 말씀 지금도 귀에 쟁쟁하여, 옛날 일 생각하니 꿈속에서도 그립습니다.

   험난하고 힘들었던 옛날 수많은 보릿고개를 지혜롭게 넘겼다고 하지만, 그 많은 고통과 고생인들 얼마나 되었을까요. 말과 글로 마음에 있는 심정 표현 할 수 없으니 가슴이 메어 집니다.  조상님은 헌난한 고생 무릅쓰고 자녀들 배불리 먹이고 공부시켜 사람행실 하도록 갖은 고생 하시다 보니 세월은 흘러 주름살 깊어지고 몸은 늙으셨으니 애통하기 그지없습니다.

   대대로 물려받은 저 앞 들 전답에는 조상님의 손때 묻어 공생 끝에 옥토가 되었으니 어찌 귀중하지 않으리오. 그 정신 물려받지 못하여 나는 조금만 추워도 춥다 하고 조금만 더워도 덥다 하니 참으로 죄송합니다. 옷과 신발 생필품, 이렇게 좋을 줄 옛날에는 꿈엔들 상상 하였을까요. 모든 일 인력으로 해경 하였으니 더욱 애통합니다.

   정자에 앉아 비와 정각을 바라보니 흘러가는 저 물소리가 가신 영혼을 위로하며 속삭인 듯 순풍에 부는 바람 나뭇가지 흔들어 답례하는 듯 창공에 저 그름 조작 어디론지 둥실 둥실 잘도 지나가네.

   조상님 은혜 갚을 길 전혀 없고, 그 죄 너무 크기에 어디에다 용서를 구하리요. 몸둘 바 그지없어 천만분의 일이라도 사죄하는 마음으로 고개 숙여 조상님의 남긴 자취 자자손손 보존하기를 빌어도 본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