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제례장(祭禮章) 

祭祀 當依家禮 必立祠堂 以奉先主 置祭田 具祭器 宗子主之.

제사는 마땅히 주자가례를 따라야 하며, 반드시 사당을 세워서 조상의 신주를 받들어야 하나니 제전(祭田)을 장만하고 제기(祭器)를 갖추어서 종가(宗家)의 맏아들이 주관해야 한다.


主祠堂者 每晨 謁于大門之內 再拜 雖非主人 隨主人同謁無妨 出入必告

사당을 주관하는 자는 매일 새벽에 대문 안에서 두 번 절하며 문안 여쭈어야 한다. 주인이 아니라도 주인을 따라 함께 뵙는 것은 무방하다. 나들이할 때에는 반드시 사당에 고해야 한다.


或有水火盜賊 則先救祠堂 遷神主遺書 次及祭器 然後及家財.

만약 수해, 화재 또는 도적을 당하면, 먼저 사당을 구해서 신주와 유서를 옮기고, 다음으로 제기를 구한 연후에 가재를 옮겨야 한다.


正正朝至冬至朔一日望十五日則參 俗節則薦以時食

정월 초하룻날, 동지,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는 참배하고, 명절에는 시절에 맞는 음식을 올려야 한다.


時祭則散齊四日 致齊三日 忌祭則散齊二日 致齊一日 參禮則齊宿一日 所謂散齊者 不弔喪 不問疾 不茹葷 飮酒不得至亂 凡凶穢之事 皆不得預 若路中猝遇凶穢 則掩目而避 不可視也 所謂致齊者 不聽樂 不出入 專心想念所祭之人 思其居處 思其笑語 思其所樂 思其所嗜之謂也 夫然後當祭之時 如見其形 如聞其聲 誠至而神享也

시제를 지낼 때는 산재 4일, 치재 3일하며, 기제는 산재 2일, 치재 1일하며, 참례는 1일간 재계(齊戒)하는 것이니, 이른바 산재라는 것은 문상하지 않고, 병문안가지 않으며, 매운 냄새나는 채소를 먹지 말고, 술을 마시되 어지러움에 이르지 말며, 온갖 흉하고 더러운 일은 모두 간여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길에서 갑자기 흉하고 더러운 것을 만나면 눈을 가리어 피하고 보지 말아야 한다. 이른바 치재라는 것은 음악을 듣지 말며, 나들이하지 않고, 오로지 마음으로 제사 받을 조상만을 생각하여, 거처하시던 것, 웃고 말하시던 것, 즐거워하시던 것, 즐겨 잡수시던 음식을 회상하는 것을 이름이다. 이렇게 한 뒤에 제사 지낼 때를 맞아서는 그 모습을 뵙듯이, 그 음성을 듣는 것처럼 정성을 다함에 신이 흠향(歆饗)하는 것이다.

[註] 

 散齊(산재, 산제=散齋): 제사지내기 전에 재계(齋戒)하는 것, 밖의 행동에 삼가는 것; 散/흩어버리다, 방출하다, 내치다, 쓸모없음, 없어지다; 齋戒=齊戒

 致齊(치재, 치제=致齋): 집안에서 삼가는 것

 

凡祭 主於盡愛敬之誠而已 貧則稱家之有無 疾則量筋力而行之 財力可及者 自當如儀

모든 제사는 사랑과 공경의 정성을 다하는 것을 주로 할 따름이니, 가난하면 집의 있고 없음을 저울질하고, 병들었으면 건강상태를 헤아려서 제사를 지내되, 재력이 미치는 자는 스스로 마땅히 의례와 같이 한다.


墓祭忌祭 世俗輪行 非禮也 墓祭則雖輪行 皆祭于墓上 猶之可也 忌祭不祭于神主 而乃祭于紙榜 此甚未安 雖不免輪行 須具祭饌 行于家廟 庶乎可矣 喪祭二禮 最是人子致誠處也 已沒之親 不可追養 若非喪盡其禮 祭盡其誠 則終天之痛 無事可寓 無時可洩也 於人子之情 當如何哉 曾子曰 愼終追遠 民德歸厚矣 爲人子者所當深念也

묘제와 기제를 세속에서 자손 간에 돌려가며 지내는데 이것은 예가 아니다. 묘제는 비록 돌려가며 지내더라도 모두 묘소에서 제사를 올리니 오히려 괜찮으나, 기제는 신주에 제사 지내지 않고 지방에 제사를 지내야 하니 매우 미안한 일이다. 비록 돌아가며 지내더라도 모름지기 제물을 갖추어 집의 사당에서 지내는 것이 거의 옳은 일이다. 喪禮와 祭禮 두 예절은 사람의 자식으로 가장 정성을 다해야 할 일이다. 이미 돌아가신 부모는 다시는 봉양할 수 없으니, 만약 상을 당해서 그 예를 다하지 아니하고, 제사를 지냄에 그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면, 어버이를 잃은 아픔을 의탁할만한 일이 없고 쏟을 만한 때가 없을 것이니, 자식의 정이 마땅히 어떠하겠는가? 曾子가 말하기를, ‘장사를 당하여 예절을 극진하게 하고, 제사에 정성을 다하면, 백성이 덕을 베풀어 후하게 돌아온다.’하셨으니 사람의 자식 된 자는 마땅히 깊이 새겨두어야 할 바이다.

[註] 

 愼終追遠(신종추원): 논어의 學而편에 나오는데 ‘신종’은 ‘부모의 임종을 신중히 하다.’라는 말로 장례를 극진히 모신다는 뜻이며, ‘추원’은 ‘먼 조상을 추모한다.’는 말로 제사를 정성스레 올린다는 뜻인데 曾子가 한 말이다.


今俗多不識禮 其行祭之儀 家家不同 甚可笑也 若不一裁之以禮 則終不免紊亂無序 歸於夷虜之風矣 玆鈔祭禮 附錄于後 且爲之圖 須詳審倣行 而若父兄不欲 則當委曲陳達 期於歸正

지금의 풍속은 대부분 예를 알지 못하여, 제사 지내는 의식이 집집마다 같지 않으니 심히 가소롭다. 만약 예법으로써 한번 마름질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문란과 무질서를 면하지 못해, 오랑캐의 풍속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에 祭禮를 베껴 뒤에 부록으로 하고 또 그림으로 그려 놓았으니, 모름지기 자세히 살펴 따라 행하되, 만약 父兄이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으시거든 마땅히 간곡히 말씀 드려 바른 데로 돌아가도록 기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