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어머님 사랑합니다
이 광 수 (34세손 목사공)
"아부지 어데있노?"
"엄마랑 꼼장어집에 있다, 왜 찾노?"
"응, 술먹고 싶은데 용돈이 떨어져 아부지 한테 꼽사리 낄라구."
속된 표현 같지만 우리가족들이 주고받는 일상적인 대화 내용이다. 초량시장 모퉁이에 있는 조그만 꼼장어 집엔 우리가족의 애환이 많이 서려 있다.
30년 단골집인 꼼장어 집은 우리 아들이 가족을 그리워하는 군 생활 편지 속에서도 꼭 등장한다. 연애시절 우리 집사람 손잡고 제일 먼저 달려간 곳 중 하나도 꼼장어 집이다. 우리 기족이 이 가계에 발길을 접지 못하는 이유는 그곳은 우리 가족이 수많은 좋은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간의 사랑은 좋은 추억을 한 장 한 장 쌓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꼭 쫗은 추억만이 아닐 지라도 사랑과 추억도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야 한다.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것이라면 좀 곤란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대접받길 좋아한다.
지위가 높으면 높은 대로, 낮으면 낮은 대로 대덥받길 원한다. 꼭 지위가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베푸는 정이 더 아름다울 것이다. 대접이 지나치면 아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나치지 않는 적당한 대접은 인간 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 것이다. 가족 간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대접받기보다는 아들 대접 제대로 한번 해주는 것도 좋다. 아들은 아버지 뒷꼭지 보고 큰다고 하였던가. 시골 선비 남명 조식 선생은 인생을 爲己之學이라 말씀하셨다. 존경이란 받을려고 해도 받아지는 것도 아니다. 자신을 바르게 닦고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를 가르침에도 貞과 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에 비유 하자면 스파르타는 貞에 비유될 것이고, 아테네는 純에 가까울 것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양대 산맥인 남명 조식선생은 文貞이란 시호를, 토계 이황 선생은 文純이란 시호를 얻었었다. 貞은 곧음을, 순은 부드러움으로 상질될 것이다. 시절이 어지러울땐 貞이 앞설 것이고, 태평세월이면 純이 앞설 것이다.
그저 사람 좋은 우리 큰아들은 貞에 가깝게, 아무 생각없이 살지 않는 다고 나름대로 논리를 펴는 우리 작은 아들에게 純에 가깝게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굳이 스파르타냐, 아테네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가는 여유가 있을 것이며, 곧은 길은 편리함이 있을 것이다. 우리 큰아들 요즘연애한다고 바쁘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행복한 이야기를 얼마전 우리 아들 여자 친구에게서 들었다. "존경하는 아버님, 어머님 우리도 아버님 어머님께서 살아오셔던 것처럼 서로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아버님 어머님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