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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과 후반전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각종 운동 경기에는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어 묘미가 있다. 감독들은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 전반전과 후반전에 쏟을 힘의 균형적 배분과 전략을 세우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어느 쪽을 더 중요시해야 할까. 혹자는 전반전이 중요하가 하고, 혹자는 후반전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일방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리라. 그러나 운동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초반전은 잘 뛰어 이기고도 후반전에 가서 힘이 빠져 마무리를 잘 못함으로써 결국 역전패를 당하고 마는 일이 종종 있음을 볼 때에는, 결과적으로 부반전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도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다. 우선 운동선수들의 인생을 두고 볼 때에는 20대, 30대에서 한창 기능을 발휘하고 팀의 중심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감으로써, 명성을 날리다가도 오래 지속하기 못해 쉽게 은퇴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건강관리를 못하여 수명조차 단명에 가고 마는 선수가 있다. 반면에, 초창기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도 꾸준한 발전으로 자기 체력관리와 협의 안배를 잘 하면서 40대가 넘도록 선수행활을 계속할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감독의 직책이나 해설직 등을 맡으면서 5, 60대까지 젊은이 못지 않게 활동을 함으로써, 체육인으로서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이도 있다. 예술 분야에서도 문학, 음악, 미술가나 영화배우, 탤런트들이 젊을 적에 한때 활짝 피었다가는 곧 시들어지고 마는 이등이 잇는가 하면, 평생토록 그 분야 예술을 꽃피우는 일에 꾸준히 종자하여 황혼 인생을 예술가답게 마무리하는 이도 있다. 공무원, 회사원, 기술자 등 모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예외일 수는 없다. 따라서 장수인구가 증가하는 오늘날에 와서는 후반 인생을 어떻게 보람 있게 살아갈 것인가가 커다란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후반인생을 언제부터로 볼 것인가에 대하여는 서로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연령적 숫자상으로 향대의 평균수명을 80으로 볼 때, 40세부터가 후반인생이라 할 것이며, 또 어떻게 보면, 직장에서 물러나 정년이 되는 60세 부터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엔 '45정'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였으니, 그 시점 이후부터를 후반인생이라고 할 수도 있으리라. 문제는 후반인생을 어떻게 보내야만 멋이고 보람 있는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에 있다. 역사적인 문학가이면서 황혼에도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괴테의 경우를 보면, 그는 풍요로운 황혼을 위하여 건강, 돈, 일, 친구, 꿈 5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세상 온갖 것이 의미가 없고, 돈은 적당하게 있어야 하며, 돈없는 노년은 서러우나, 돈 앞에서는 당당해야 한다고도 했다. 하고싶은 일을 찾아 나서서 해야 하고, 죽을 때까지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사랑과 일임을 강조했다. 노년의 가장 큰 적은 고독과 소외이니 노년을 같이 보낼 좋은 친구를 만들어 두자 하였다. 노인의 꿈은 내세에 대한 소망이니, 꿈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신앙생활과 명상의 시간을 가지라고 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있다. 세계적인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도 젊을 적에는 별 볼 일 없는 존재로 살았지마는, 특유의 비범성이 있어 뒤늦게 인생을 빛낸 사람이다.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며, 장미빛 빰, 앵두 같은 입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정열을 말하는 것이며, 청춘은 인생의 깊은 생에서 나오는 신선한 정신, 유약함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때로는 20살 청년보다 60세 노인에게 청춘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도 97세 노인이 TV아침마당에 출연하여 자신의 특유한 체험과 건강을 밑천으로 어느청년 못지 않게 열강을 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 늙는 것이 나이라, 이상과 의욕을 잃음으로써 늙에 된다는 깨달음을 얻는 듯도 하다. 세상은 우리의 주름살을 늘어나게 하지만, 열정을 지닌 마음을 시들게 하지는 못한다. 고뇌와 공포와 실망 때문에 기력이 땅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마음은 시들어 버린다 할 것이다. 우리가 삶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한, 80이 되어도 젊음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절대로 의욕을 잃지 말고, 늙었다고 좌절감을 갖거나 인생을 포기하는 일없이 살아야 하겠다. 인생 후반기의 노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관리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