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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식 세대의 동상이몽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2007년에 78세를 넘어섰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고령화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 사회에 이상한 풍속도가 하나 나타났다. 부모 자식 세대간의 수명과 관련된 동상이몽 현상이다. 몇 년 전 회식자리의 권배사에서 '9988 234 ;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 3일만 앓고 죽자'가 제의됨으로써,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었다. 그러던 게 2, 3년 만에 며느리들의 반발에 부딪혀 "부모 모시는 자식들 입장도 생각해 주셔야지요."하면서 '7788 124; 77세까지… 하루 이틀만 앓고…'가 적당하다는 수정 제의가 들어왔다. 노령의 입장에서 야박하고 섭섭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냉철히 생각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오늘날 공원 같은 데를 가보면, 노령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봉사단체에서 주는 식사를 대접 받기 위한 노인들의 장사진 광경도 볼 수 있다. 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노인병원엘 가보면 어찌보면 '노인지옥'을 방불케 한다. 장기치료를 요하는 중증환자들이 만원사례를 이루는데, 가장 아타까운 것은 가족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식물인간이 돼 있는 장면을 보는 일이다. 간호사, 간병사가 있으나 어찌 불편을 다 해결할 수 있으랴. 자기 몸놀림도, 대소변 처리도 남의 신세를 져야되니 그 고좉이 오죽하리. 그 기간이 몇 달쯤이야 괜찮지만, 무한정 입원일적에는 봉양하는 자식, 며느리들의 고통이 말할 수 없다. '잔병에 효자 없다'고 기간이 길어지면 자식들이 힘들게 여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할 것이니, '9988 234'에 대해 '7788 124'란 수정 요청이 나오게 된 것은 이해할 만도 하다. '9988'은 부모 세대들의 희망 수명이고, '7788'은 자식 세대들의 희망 수명인데, 현재 둘 사이에서 충동, 갈등을 빚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관과해서는 안될 공통분모로 '건강하게 살다 갔으면…'하는 염원을 놓쳐서는 안 된다. 부모 세대는 물론, 자식 세대들도 부모가 건강하게만 살다 간다면, 오래 사는 것을 원치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부모 자식 세대 간의 이런 충동 갈등을 슬기롭게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다 갔으면…'하는 공통목표가 세워졌으면 그 목표 실현을 위한 공동 노력방법도 찰출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건강관리 노력이 최우선이고, 정부 차원의 사회복지 대책도 함게 베풀어져야 하겠다. 폐일언하고, '9988'과 '7788'이란 부모 자식 세대간의 갈등은 공통분모인 '건강하게 살다간다'는 초첨에 맞추어 양자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동상이몽아닌, 이상동몽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본다. (2007.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