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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증언
6·25 전쟁 56돌을 맞으니 56년 전 그때가 생각난다. 그날 아침 라디오에서 북한군이 8선을 넘어 남침을 해오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밤이 되면 동료끼리 라디오 뉴스를 들으면서 오늘은 어디까지 점령당했는가를 그려보는 것이 일과였다. 아군의 후퇴는 한달 넘도록 계속되었다. 8월에 들어서서도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계속되었다. 한창 위경에 처했을 무렵에는 우리 부산도 곧 점령당할 것이며, 정부가 제주도로 후퇴하거나, 일본으로 망명을 할 것이란 소문이 자자하였다. 북한 공산군의 포위망 속에서도 유엔군 덕분으로 꼬박 2개월 반을 지탱하던 끝에, 9월 16일에야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 성공이란 낭보가 날아왔다. 10월 19일엔 유엔군이 평양까지 진군 하였으니 이제 통일의 날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에 부풀기도 했었다. 그런데 12월에 들어 중공군 100만이 꽹과리를 앞세워 인해 전술로 개입을 해 옴에, 이듬해 1·4후퇴를 해야만 했었다. 그때 만약 맥아더 장군의 의지대로 압록강까지 밀어붙였더라면 우리 통일이 실현되었을 터인데, 미중 전쟁으로의 확전을 두려워 한 투르맨 대통령의 저지 명령으로 우리 희망은 꺾이고 말았으니 남북통일은 아직도 미완의 숙제로 남아 우리의 한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번 '맥아더 장군 동상' 문제로 철거파와 사수파로 나뉘어 시위 파동을 벌였던 것도 그때 남은 불씨가 되살아난 것이다. 6·25 전쟁은 분명히 김일성 공산군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것이 명백하다. 이는 당시 공격을 받았던 국군이 알고 있고, 피난생활로 고통 받은 국민들이 알고 있으며, 참전 유엔군이 알고 있으니 온 세계가 알고 있는 셈이다. 나는 이를 증언한다. 그런데 지난해 갑자기 D대학 K교수의 '맥아더는 우리의 은인이 아니라, 남북통일을 방해한 원수'라 말한 것을 신호탄으로 좌경세력들이 일제히 동상철구를 주장하고 나섰으니, 북한 공산당의 앞잡이임을 자처하고 나온 것이 아닌가. 여기에 반대하여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동상 사수자가 나온 것은 당연하다. 동상 철거 주장자는 6·25를 체험하지 못한 이들이고, 사수를 주장하는 쪽은 6·25체험자들이니 서울 간바본 사람과 가본 사람의 논쟁이 아닌가. 56년이 지난 오늘날엔 남침의 과거는 사라지고 서울 안 가본 사람이 큰소리치는 세상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아 아타깝기 그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