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寸感

   '목욕탕에 가면 저너 너너 같은데…'란 속담이 있다.
   그런데 실제 공동탕에 가보면, 이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나라, 오히려 '사람이면 사람이냐, 사람이라야 사람이지'란 말을 떠올리게 되고, '사람의 됨됨이는 목욕탕에 가 봐야 구별 된다'고 하고 싶다.

   목요탕 안 풍경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모두가 벌거벗은 알몸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그 안에서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해 보면 그것은 마치 그들의 얼굴 모습이 다른 만큼이나 하는 짓도 천태만상이어서 저마다의 인격을 드러내고 있다.

   몸을 씻지도 않은 채 바로 탕으로 들어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물을 펄 적에 남에게 물이 튕기게 하고, 탕 안에서 마구 때를 씻어대는 사람도 있다. 또 머리를 감고 면도를 할 적에 수도꼬지를 마구 틀어놓고 물을 흘려보내는 얌체족도 있다. 물값은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심지어 자기 자식이 목욕탕을 마치 수영장인 양 헤음치고 물장난을 하며 떠들어대도 오히려 귀엽다고 웃고 있는 어른들조차 있으니 이런 관경을 보고서도 어찌 '삼른 누구나 목욕탕에 가면 똑같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오늘도 나는 공중 목욕탕 안에서 그간의 우리나라의 도덕성 상실의 교육현장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 없다. 공중도덕 심을 기르기 위한 인성교육과 생활교육의 필요성이 절감된다. 나만 좋으면 되고, 우선 좋으면 된다는 이기주의적 가정교육의 반성을 촉구하고 싶은 순간이다.

(2006.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