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짱

   '여자는 얼굴로 늙고 남자는 마음으로 늙는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요즘 얼굴이 예쁘장하게 생긴 사람을 '얼짱', 몸이 날씬한 사람을 '몸짱'이라 하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짱'이란 신세대들이 만든 신조어이다. 예쁘고 반반하고 날씸함을 뜻하는 말로 국어사전에는 아직 올려 ��지 않다.

   여성은 남성보다 얼굴 가꾸기에 신경을 더 쓴다. 여자는 왜 얼굴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일까. 옛부터 남자는 사랑을 능동적으로 하고, 여자는 수동적인 편이므로 꽃럼 꿀을 준비해 나비를 청하는 입장이었기에 예쁜 얼굴, 날신한 몸매를 중시하고 '얼짱', '몸짱' 하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낸 것 같다.

   그런데 얼짱, 몸짱에 마음이 동하는 것은 남자만이 아니고, 여자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가수 조용필의 콘서트에 소녀들이 그를 보려고 떼지어 모여들고, '나훈아 가요제'에는 중년 여성들이 그의 야성적인 가슴을 탐내어 사족을 못쓰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한때 우리여화 「겨울연가」의 배용준이 일본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영화 촬영지인 강원도 천천까지 일본 관광객이 몰려 몰려와 센세이션을 일으겼다. 나는 한 문우의 초청으로 그 뒤 촤령지였던 남이섬에 가서 그 현장을 목격한 일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얼짱', '몸짱' 하는 신조어까지 만들면서 얼굴과 몸매를 중시하면서 '마음짱'을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쉽다. 노래 중에도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란 가사가 있고 '부부간이 인물 뜯어먹고 사는게 아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람이 남에게 호감을 주고 마음을 마음을 끌려면 마음짱까지 갖추어서 완전미(完全美)를 구비해야 된다 하지 않겠는가.

   기발한 아이디어로 컴퓨터의 사이버 공간에 가공세계를 만들어 온갖 상상 기술을 부릴 만큼 현명하고 똑똑한 신세들이여, 진짜 인간다운 행복은 얼짱, 몸짱은 물론, 마음짱까지 갖추어야 함을 명심하기를 부탁한다.  (2006. 10『수필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