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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가꾸어야 가지 무성하리
오늘은 음력 시월 초하루, 합천이씨 시조(始祖) 강양군(江陽君) 묘사날이다. 아침 7시 정각에 영광도서 앞에서 출발하였다. 묘사철인지라, 약간의 교통체증이 있다. 단풍이 한창인 경관속을 누비면서 두 시간 반능ㄹ 달려 10시 전에 묘소에 당도하였다. 전국에서 모여든 00여 명 제관들이 참례하였다. 두루마기, 유건 등 제복 차람을 갖춘 제관은 5명에 하나 정도, 나머지는 양복 차람이다. 묘사는 무엇 때문에 지내는 것일까. 나의 선조가 없었더라면, 내가 어떻게 테어날 수 있었겠는가를 생각할 때, 선조는 얼마나 고마우신 존재인가. 이날 선조의 영혼 앞에서 나를 있게 해준신데 대해 먼저 감사드리고, 조상님에게 부끄럼 없는 후손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조상님의 명복을 빌면서 제물을 차려 놓고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하였다. 동참한 일족들도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오늘날 급격한 시대 변천으로 물질만능의 풍조에 밀려 정신문화가 경시됨으로써 도덕성이 허물어지고 있어 우려의 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효사상은 인도 詩聖 타고르도 '유규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대가족제도와 효정신의 실천국인 코리어가 세계를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고 할 만큼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미풍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으니 아타까운 일이다. 세상에 부모 없는 자식이 존재할 수 없다고 할진대, 자식이 부모의 은혜를 잊지 않고 삼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도리이다. 그렇다면 그 부모를 낳아준 조부모 또한 나의 뿌리다. 나무에 뿌리가 있어 줄기와 잎이 돋아나듯이, 사람에게도 선조가 있엇기에 자손된 우리가 태어난 것이니, 우리는 곧 가지요 잎이다. 따라서 조상 섬기고 제사 지내는 것은 후효(追孝)로서, 부모를 섬기는 효 정신에 통하는 것. 그래서 나는 묘사에 참여한 젊은 일족들에게"나무의 뿌리를 가꾸면 줄기가 튼튼해지고 가지와 잎이 무성해지듯, 사람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선조에게 정성들여 제사를 지내면 자손이 번창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이치가 아닌가!" 하고, "앞으로 우리는 자기 부모 모시기와 선조 제사 지내기를 동일시하고 정성을 다해 지내자"고 제안하였다.이것이 일족들에게 얼마나 먹혀 들어갈는지 모르겠다. 이날 나는 시조 묘사에 참례하고 나니 즐겁고 흐뭇하여 보람과 함께 행복감에 젖어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