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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단수필집을 내면서
시대 변천의 바람은 문학에도 파문을 몰고 왔다. 이러한 가운데 나는 수년 전부터 단수필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게 되었다. 글은 모름지기 읽히기 위해 쓴다고 할 진대, 수필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니 독자로부터 외면당하는 수필을 계속 쓸 적에는 그 손해는 결국 작가의 못ㄱ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렇다면 독자가 선호하는 담수필을 섞어 써줌으로써, 수필을 많이 읽게 하고 수필 인구를 증대 시키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 아닌가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독자들이 짧은 것을 선호한다고 이에 아첨하여 단수필을 써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원래 수필의 길이가 원고지 15매 내외를 표준으로 삼아왔지마는, 수필가 가운데는 짧은 수필을 곧잘 써서 독자들에게 공감을 준 이도 있었다. 그러므로 수필은 길게도, 잛게도 쓸수 있는 것이니 좋은 수필의 요건은 길이여하에 있지 않고, 그 내용이 독자에게 얼마나 공감을 주고 표현을 잘 하였느냐에 달려 있다 하겠다. 지난날 내가 써놓은 수필을 다시 살펴보면 그 중에는 주제와는 크게 무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부량을 채우기 위해 집어넣은 것 같은 인상을 주는것도 더러 있다. 이것은 군더더기이니 독자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할 뿐이므로 이런 것들을 제거해 버리면 단수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리하여 나의 여섯 번째 수필집『생존 신고』는 단수필 위주로 엮어 상재해 본다. 책 이름을 '생존 신고'로 한 것은 여러 제목 중 가장 독창적이라 생각되고, 또 생을 하직하는 그날까지 생존 신고를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려는 의지의 표현을 해보고 싶었던 데 있다. 여러분의 아낌없는 조언과 지도 편달이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 책 발간을 위해 적극 협조해 주신 수필문학사 강석호 회장님에게 감사를 드리고 기거이 서평을 써주신 권대근 교수님에게도 뜨거운 사의를 표한다. 2008. 7. 저자 이병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