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메아리

이한균 (33세손 전서공)

 요즈음 경제가 어렵다보니 살기가 힘들다하는 아우성이 요란스러운 가운데 민심마저 어수선하고 사회분위기 또한 살벌하고 악랄하다는 여론에 한숨짓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허탈해하고 실망하며 탄식하면서 주저앉아서는 안되며, 희망을 갖고 굳은 신념으로 살다보면 경제가 회복되고 사회가 안정되면서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보람찬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을 연상해 본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 위하여서는 현세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게을리 하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암으가짐을 갖고 조그마한 것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하게 고쳐나가는 습성을 길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된다.

  연전에 지하철역에서 매표를 하는 젊은 여직원이 표를 두손으로 공손하게 건네주는 모습이 너무나 착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마음씨는 얼마나 착할까하고 느껴져 감탄을 금할 수가 없어서 그 사실을 부산일보의 독자마당란에 투고 하였더니 채택이 되어 부산일보에 게재가 되었는데, 그 역의 역장께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당사자인 여직원을 표창하여야겠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조그마한 일이었지만 너무나 벅찬 감격의 순간이었다.

  그리하여 부산일보 독자마당란에 대하여 상당한 관삼을 갖고 생활하여 오든 중, 지난 여름에는 무좀 때문에 무척 곤욕을 치르게 되엇는데 수손문 끝에 괴정의 모 피부과의원에서 처방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의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고, 진료비 계산을 하니 진료비보다 비싼 비누를 주면서 비누로 깨끗이 씻고 약을 바르라는 것이었다.

 마음이 내키지 않는 처사였지만 약국에서 약을 사 갖고는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비누는 사지 않아도 되는데 라면서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나를 못마땅하게 대하는 태도에 불쾌한 심정을 억제하지 못하였다. 사실은 상세하게 적어서 부산일보사에 보내었더니 며칠후 확인전화 연락이 왔는데 본인이 출타 중인지라, 아내는 그런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하여 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 것을 지상에 보도하면, 상대방의 심정이 어떠하겠느냐는 아내의 포용력에 위축이 되어 할 말을 잊었으나 나름대로의 불만을 억제할 수 없었는데도 도리가 없었다.

  그 후부터 나는 부산일보의 독자마당란을 멀리하게 되었는데, 얼마 후  집아이가 피부병으로 그 의원을 찾아갔더니 여전히 비누구입을 종용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집 아이는 비누는 구입하지 않고 진료비 계산만 하엿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지난날 아내가 지상고발을 만류하지 않았더라면 그 의원에서의 비누 판매행위는 고쳐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조그마한 것이라도 고쳐 나가려면 지상고발이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매표원이 두손으로 표를 건네주는 지하철역에서와 같은 아름다운 모습들이 많이 우리사회를 메아리쳐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하면서 깊은 시름에 잠긴다.(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