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고마움
이삼제 (34세손 전서공)
오늘날 자연과 환경은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요증 잇따른 자연 재해를 보면서 새삼 인간은 자연보호,자연은 인간보호라는 표어가 마음 깊이 다가옵니다. 나는 사계절을 두고 시간만 허락하면, 언제든지 천혜의 자연을 도보로서 만날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평상시 자연화경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마음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에 내가 거부하고 있는 용호동 일대의 자연과 문화 경관들을 역사적 배경과 함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나는 20년여년 전부터 부산 남구 용호동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최근에 완공되어 부산의 명불이 된 광안대교와 그 건너편에서 바다와 마주하는 푸른 숲을 자랑하는 60만평 규모의 二妓臺공원,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와 백운포, 신선대 등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내가 자주가는 곳은 이기대 약수터와 오륙도앞 선착장입니다. 내가 평상시 발로 걷고 눈으로 느끼며 애정을 갖게 된 이기대와 오륙도 주변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시내버스 20, 22, 24, 27, 131, 131-1번을 타고 이기대 입구에서 하차하여, 동쪽으로 용호 복지관과 체육센터를 지나 만나게 되는 고개 하나를 넘으면, 남해 바다로 불쑥 내민 용호반도의 동쪽에 이르게 됩니다. 온통 기암괴석의 바위와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이곳 암반 일대를 이기대라 부릅니다.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60여만 평의 울창한 숲과 공룡 발자국, 일주도로와 꽃길, 해발225m의 장군봉이 바다 속으로 감겨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절벽이 아니라, 바다 낚시터로 이름이 높습니다. 과거 군사작전지역이라 민간인의 출입을 금하다가 1993년에 시만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전설속의 이기대라는 지명에 대해 알아보면, 임진왜란 당시에 좌수사 없는 수영성이 힘없이 무저지고 숭전에 도취한 왜군들은 숭전축하잔치를 풍광이 빼어난 이곳 이기대에서 벌였다고 합니다. 소식을 들은 수영성 기녀 두병이 자청하여 이 자리에 참석해 왜장에게 술을 잔뜩 권하여 대취하게 만들고는 왜장을 안고 바다에 뛰어들어 함께 죽고 맙니다. 이네 훗날 두 기녀를 산등성에 묻고 그녀들을 묻은 곳이라 하여 이기대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이름은 전하지 않지만 의로운 기상만큼이나 빼어났을 두 기녀의 얼을 품고 있는 듯 이곳 이기대의 경치는 너무나 이름답습니다.
동해의 일출과 일몰 때 물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조기잡이 배들의 풍광이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노라면, 파도소리, 각종 새소리, 벚꽃, 동백, 개나리 등 수많은 꽃들이 손짓하는 등산로가 마음과 몸을 맑게 감싸는 듯 합니다. 또한 여러 곳의 정자와 체육시설, 곳곳의 약수터는 많은 시민들의 휴식과 건강증진의 도장이 되고 있습니다.
이기대의 남쪽 끝에 도착하면 부산항 관문이 나오며,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 민족의 애환과 환희가 서려 있는 오륙도는 용호반도의 끝자락 남남동 방향으로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여섯 개 바위섬입니다. 점점이 떠있는 이 섬들은 육지에서 가까이 있는 것부터 방패섬(1.55㎡), 솔섬(5.223㎡),수리섬(3.362㎡), 송곳섬(1.745㎡),굴섬(6.105㎡), 대섬(2.343㎡)으로 불립니다. 그중 방패섬과 솔섬은 섬의 허리아래 부분이 거의 붙어 있어 썰물 때에는 하나의 섬으로 보여 우삭도라 불리고 밀물 때는 두섬으로 나위어 벙패섬과 솔섬으로 불립니다.
그러니까 조수의 간만에 따라 두 개의 섬이었다가 한 개의 섬으로 보이기 때문에 섬 모두가 대여섯 개의 섬으로 보이다고 해서 오륙도란 이름이 유래한 것입니다. 송곳섬은 크기는 작으나 뽀족하게 생긴 섬이고, 굴섬은 이들 중 가장 크고 높은 섬으로 섬속에 커다란 동굴이 있습니다.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등대섬은 섬위가 평평하여 밭섬이라고도 하였으나 1927년 등대를 세운후, 등대섬으로 이름이 바뀌고 등대지기가 살고 있습니다. 등대섬을 제외한 나머지 섬은 모두 무인도입니다.
조선 후기 청운의 꿈을 안고 일본으로 유학이나 직장길에 오르던 이나라의 젊은이들이 부산항을 떠날 때, 마지막으로 만나는 딸이 오륙도이며 해방과 더불어 귀국 동포들이 처음 만나는 고국땅이 오륙도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오륙도는 옛적부터 대한민국의 관문이며 국제항구 부산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용호동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관광선에서 오륙도 주위의 이름다움을 관광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깊은 역사성과 청정한 자연을 간직한 이기대 공원은 천혜의 보고입니다. 나는 오랜 세월 이곳에 살면서 자연이 우리에게 베푸는 지혜와 고마움을 새삼 되세기고는 합니다.
바다와 숲으로 싸여 있는 자연환경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인생의 학교인지 자연과 함께 크고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안다면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일가님들 역시 자연 환경을 아끼고 보존한다면 후손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지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