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陽文苑]

아내를 바라보며 외 1 편

李永建 (35세손 목사공)

(1) 아내를 바라보며

                        새록새록 거친 숨소리가 방안에 가득한다
                        코를 고는 소리도 드렁 드렁 들린다
                        고된 삶은 몸부림으로 지친 탓일까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부부가 되었나

                        거친 삶의 세월을 보낸 탓일까
                        그 곱던 얼굴에 잔주름이 가득하고
                        가끔 거울 앞에서 흰머리를 뽑는 보면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못난 남편 만나 고생 고생 하였고
                        마음 편한 여유조차도 없었을 내 아내
                        자식들 잘 키우려고 부대끼며 살아야 했고
                        쪼들린 살림살이에 남모르는 고통도 참아야 했겠지

                        부부라는 깊은 인연과 정 때문에
                        내가 싫어도 가지 못했을 거고
                        흐르는 눈물로 가슴앓이도 많았을 것이고
                        때론 우리의 만남을 원망도 했겠지

                        한 많은 인생살이를 세월속에 묻어가면서
                        여기까지 살아온 그 모습이 한 없이 안쓰럽고
                        지친 몸 이끌고 잠자리에 들면
                        금방 새록 새록 드렁드렁 코를 골고 자는 모습을
                        보고 또 보아도 밉지 않으니 이게 부부이겠지

                        내 나이 육십에 이제야 철이 드는가 보다
                        오늘 따라 내 마음 저리고 아픈 것은 왜일까
                        남들은 나를 보고 다들 좋은 사람이라 하지만
                        아내에게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하고 여태가지 왔구나

(2) 인 연

                        밤이 되면 먼 세상 속의 그대를 본다
                        별들을 내 가슴에 안은 밤
                        나는 하얀 달빛이 되었다.

                        초록으로 물든 세상
                        프른 꿈을 가슴에 심었고
                        좋은 이연 만나 우리 세상
                        꽃 피워 깊은 정을 나누었다.

                        달디단 봄비속에 파란 마음이
                        파란 하늘나라 한조각 구름으로
                        살아가고 싶었다.

                        햇살에 취해 내 가슴 내밀며
                        두 팔 별려 그대 아느면
                        밤 하늘이 반짝이는 별들을 움치고

                        다정 나누며 싱그러운 오월에
                        한가닥 눈빛 속에 장미꽃 향기로 영혼에 물들어
                        밤 하늘에 속삭이는 별이 도리라.

詩人李永建은
형재 부산적십자 헌혈봉사회 고문, 헌혈 176회를 하였으며, 한국자원봉사 관리사협회부회장과 자원봉사 등으로 대통령표창을 수상하였다.
월간 문예사조 1999년 8월호에 신인상 수상으로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 『봉선화』를 출간하였고, 한솔문학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