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人性敎育을

李景鳳 (33세손 첨사공)

남의 자식 허물하지 말라는 警告로 우리 俗談에 "자식 가진 사람 큰 소리칠 것 못된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市井의 속담치고도 고금을 통해 가장 흔하게 사용하면서 공감대를 넓혀온 어른들의 이야기다.

자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부모들의 마음은 한결같다는 증거일 것이다. 설혹 자기 자식에게 어떤 과오가 있었다고 해도 남들로부터 허물을 듣는 일은 결코 기분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토록 소중한 자식들을 놓고 어른들은 곧잘 "요즘 아이들…"하는 탄식을 금치 못하고 있다. 말 안듣고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 자기만을 위해 달라는 이기적인 아이들, 또 이른이나 선배들의 애기를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

이렇게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들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즘 ㅇ른들 세대가 겪었던 것 처럼 먹을 것을 굶주려 가면서 공부를 시키던 그런 세대의 부모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자식을 키우기 위해 부모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응집되기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들은 크게는 나라의 장래를 맡아야 할 그런 젊은 이들이고 또 작게는 가통이나 가업을 이어갈 가정의 기둥들이다. 그들보부터 기대가 어긋날 때마다 어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결같이 "요즘 아이들은 다 그렇지 뭐-"다. 으레 그러려니 하고 체념으로 그 실망을 합리화시키기도 하고 서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이른들이 말하는 "요즘 아이들"이라는 말에는 "왜 그 모영이냐"는 비하와 책망의 뜻도 담겨 있다.

그런가운데 10대들의 범죄와 탈선은 단순 법죄의 차원을 넘어 강도, 살인 등 갈수록 흉포화 되고 있다. 또 범죄의 동기도 단순하고 충동적으로 저질러지는 데다 별다른 죄의식마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건 10대들은 항상 문제가 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어른들은 언제나 요즘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그 아이들의 세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病苦는 여기에 있다. 자식이 밖에서 무슨 행동을 하고 다니는지, 그걸 부모가 어떻게 아느냐는 식이고, "요즘 아이들이 어디 부모 말을 듣느냐"는 애기라면 문제는 아이들의 한계를 넘어 요즘 어른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대도시 생활의 구조가 아무리 복잡하다고 하더라도 부모와 자녀들 간의 관계가 그토록 소원해진다면 근원적인 책임은 그 부모들에게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발달적인 특징과 더불어 유해한 환경이 10대들로 하여금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을 조장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정은 한 인간의 인격 발달이 최초로 경험되고 형성되는 人性의 요람으로서 개인의 사고와 행동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문제 가정은 문제 청소년으로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애정을 구심점으로 한 현대가족에 있어서는 만약 애정기능에 장애가 생기게 되면, 가족은 쉽게 붕괴되어 가족 성원의 일탈과 비행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된다. 부모가 있어도 양친간의 관계가 갈등이라든가,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피상적이고 한정적이어서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배척하고 애정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소위 속이 텅 빈 조개껍데기의 가족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족은 자녀들에게 불안감과 혼돈감을 조성하게되어 가족과 부모에 대한 애정적인 유대는 필연적으로 악화되어 결과적으로 가족 밖의 동료에게서 정서적 동일화를 추구함으로써 비행에 관여할 가능성이 증대된다.

그러므로 자녀들이 비행소년이 되는가의 여부는 가족 응집력과 가족내에 있어서의 가족관계의 질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특히 자녀들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힘보다 더 강력한 것은 없다고 한다. 기를 죽이지 않으려고 어른들의 호통에 미동도 하지 않는 아이들을 길러 놓은 책임은 역시 부모가 져야 할 일이다. 무례한 버릇을 아이들의 기상이나 기백으로 긴다면 이것이야 말로 자녀들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의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요즘 아이들이라고 해서 어느날 아침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新種 인간은 결코 아니다. 절대로 부모의 올바른 교육 없이 올바른 자녀들이 길러질 수 없다는 것은 지론이다.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 부모만큼 간절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자식이 혹시나 잘못된 길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다. 자녀 교육에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영하는 말이다. 경제적 물질적 환경만을 만들어 주고 좋은 교육환경으로 착각을 하는 어른들도 있다. 그러나 물질적 풍요나 빈곤에 의한 문제보다는 가정의 기능적 겸손의 한 형태인 부부간의 불화가 자녀들의 바람직한 정서생활에 큰 장애를 일으키면서 자녀들의 비정상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그리고 적절하지 못한 자녀 훈육방법이문제를 촉진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청소년 비행의 원인 제거를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간의 애정적인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가정에서도 자녀 자체가 중요하며, 학교성적이나 부모의 기대는 2차적인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학교에서도 성적 부진아를 동일한 학생으로 대접해야 하고, 학교-간판보다는 인간능력 자체가 중히 평가되어야 한다. 또 사회에서는 정치나 경제가 사람을 위한 정치, 사람을 위한 경제가 되어야지, 권력을 위하고 돈을 위한다는 그릇된 체제는 고쳐야 한다. 그리하여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내일의 삶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에 불타고 있을 때 사회는 생기를 찾는다.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면 젊은이들은 비뚫어지고 퇴폐에 물들기도 하고 비관도 하고, 자포자기도 하고, 또한 사회에 대한 증오와 반항심을 갖는다는 사실을 기성세대는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부회장)